섣불리 만든 조례로 수억 원의 혈세가 사라질 지경에 처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10월 27일 울릉주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도서지역 여객선 유류 보조금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매년 동절기 마다 반복되는 포항-울릉간 결항에 따라 대체 여객선의 운항에 필요한 연료비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경북도는 지난 5일 (주)씨스포빌(강원 삼척)의 씨스타7호(4천599t급)를 포항-울릉간 항로를 대체 운항한다고 발표했다. 운항 관련 절차가 정상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씨스포빌의 씨스타7호가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한달동안 포항-울릉간 항로를 운항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포항-울릉 항로의 우리누리 1호의 취항을 배제한 채 이 조례가 제정되면서 혈세 낭비를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누리1호가
인기 TV 드라마를 보고 유행처럼 기사나 칼럼의 소재로 삼는 걸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최근 제대로 한방 먹었다. 지난 주말, 마치 폐인처럼 집에 틀어박혀 꼭 해야 할 일을 하느라 건너뛴 몇편을 빼고는 종편 드라마 하나를 뗐다. `이제서야 이걸 보다니`라는 마치 후회 같은 생각과 함께 엉뚱하게도 또 다른 `미생`이 된 느낌 마저 들었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갑과 을의 관계, 비정규직의 설움, 승자 독식과 다름 없는 상명하복에다 줄서기식 조직 문화.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게 더 큰 울림은 드라마를 다 본 뒤에 왔다. 공감이었다. 대졸 후 경험했던 청년실업의 끝에 서울 충무로에서 내딛은 사회 첫발은 아팠다. 골목골목에 다닥다닥 붙은 인쇄소는 가히 을의 막장이었다. 인류 3대 발명의 업종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아니면 모두의 바람인 듯 2015년은 `희망찬`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우리에게로 왔다. 새해 첫날 모든 언론들은 헤드라인으로 `희망찬 2015년 청양 띠 해`라고 썼다. 필자 기억으로는 2014년에도, 2013년에도 아니 그 앞 년도에도 항상 시작은 `희망찬`이었다. 어쩌면 `희망찬`이라는 말은 2015년 전부터 생겼을지도 모른다. 인류의 언어인 희망(希望)! 국어사전에서는 희망을 `앞일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바라봄`, `앞으로 잘 될 수 있는 가능성`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내일이 좋기를 바란다는 것은 오늘이 안 좋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사실 2014년은 사회, 경제, 정치, 교육 등 어느 하나 좋은 것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희망을 부르짖는지도 모른다.
요즈음 포항시가 `창조도시 포항`의 기치를 들고 다양한 정책방향과 프로그램들을 제시하고 있다. 포항시는 `창조도시가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도시이며, 시민들의 창조력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도시공간과 환경을 구축하여 창조적인 인재가 모여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매력적인 도시를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것은 경제, 산업, 문화, 교육, 주거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 줄 새로운 방법이며 실천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국내외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닐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우리의 소득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집중분야로서 포항시에서 4대 프로젝트를 수립해 놓았다. 이는 강소기업육성, 물류산업육성, 해양관광산업육성, 시민행복추진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의심해본 일 없는 그 물리적 진실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있다. 강어귀가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이사한 몇 년 전부터 짬이 나면 강물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남달리 풍부한 서정적 심성 때문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가늠하기 어려운 물결 방향 때문이었다. 상식으로야 바다가 보이는 쪽이 낮은 쪽이니 그곳으로 강물이 흐른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물길은 하루에도 심심찮게 그 방향을 바꾸곤 했다. 아침나절 분명 뭍에서 바다로 흐르던 물줄기가 오후가 되면 바다에서 뭍을 향해 바뀌어져 있곤 했다. 신기하면서도 의문스러웠다. 급기야 `모든 강은 바다로 모인다`는 불변의 진리를 이론으로만 성립하는 헛말이라고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강 하구에서는 물이 역류해 내륙
“반기문의 영웅전을 좀 더 극적으로 만드는 센세이셔널리즘은 무엇일까? 그것은 2016년 10월, 유엔 사무총장의 공로를 인정한 노벨 평화위원회가 반기문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는 것이다. 그러면 여세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강력하게 이어진다.” KBS 아나운서이자 저술가인 이성민 박사는 저서 `반기문 대망론`에서 재미있는 가정(假定)을 내놓는다. 그는 반기문 대망론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를 `한반도 통일문제가 남북의 국정현안은 물론 세계적인 핫이슈가 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반기문에 대한 국민들의 선망이 식지 않고 있다. 새해 들어 발표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24.4%~38.7%를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잠룡들은 각각 10%를 넘기지 못해 우열(
아들녀석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웃는다. 같이 웃자며 넌지시 고개를 돌려보니 사이드 브레이크 해제를 하지 않고 주행하는 차 동영상 장면이다. 운전면허 교습 중이라 자동차 주행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다 만난 장면 같았다. 운전 경력은 오래됐지만 시쳇말로 `김여사 운전법`에서 별 나아질 게 없는 나로서는 그 장면이 충격이었다. 장면 자체보다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안 것이 충격이라고 말하는 게 맞겠다. 자동차 구조를 모르는 나로서는 `주행할 때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려야 한다.`는 그 사실만 깊게 입력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해제하지 않으면 애초에 차가 움직이지 않는 줄 알았다. 김여사 운전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도 한두 번쯤은 브레이크가 올라간 상태
5일 오전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경주시와 경주상공회의소 주최 `2015 신년인사회`가 지역 인사들끼리 새해 인사를 나누고 한 해의 희망을 얘기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특정인의 정책 홍보장으로 변신해 뒷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공식 행사는 최양식 경주시장과 권영길 시의회 의장의 대시민 신년 인사말까지는 행사의 성격에 맞게 짧고 명료한 내용으로 600여명의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충분했다. 하지만 다음 순서로 정수성 국회의원이 무대에 오르면서 분위기는 졸지에 무슨 새누리당 당원 교육장처럼 숙연하게 바뀌었다. 정 의원이 자신의 의정 활동상과 그 치적을 설명하는데 장장 20여분을 할애한 때문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노력으로 경주가 2년 연
일본의 소설가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라쇼몽(羅生門)`이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 속 라쇼몽은 일본 헤이안 시대(794~1185)의 수도였던 교토의 남쪽 정문으로, 수년간의 기근, 화재, 그리고 지진 등으로 황폐해졌다. 그 밑에는 며칠 전 해고된 젊은 하인이 비를 맞으며 앉아있었다. 그는 “굶어죽을 것인가” 아니면 “도둑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지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라쇼몽 다락에 버려진 여자 시체의 머리카락을 뽑고 있는 노파를 목격하고, 죽은 여자는 살아있을 때 이런 일을 당해도 될 만큼 충분히 나쁜 사람이었으니까 머리카락을 뽑아도 괜찮다는 노파의 말을 듣자, 그도 노파의 옷을 벗겨 달아나 버린다. `라쇼몽`은 매우 짧은 소설이지만, 소설 속 상황은 지금 우리 사회의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가정에서 각종 난방·전열기구 등의 잦은 사용으로 인한 취급부주의로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홀몸노인,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발생한 화재는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한해 11월까지 발생한 전체 화재 3만8천144건(사망 294명·부상 1천621명) 가운데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전체 25%에 해당하는 9천699건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화재발생 원인은 주로 부주의(51%), 전기적요인(22%) 순으로 나타났다. 인명피해 또한 사망 56.8%(167명), 부상 40.8%(662명)로 전체대비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와 같은 통계를 보더라도 주택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되는
월성은 2천년 역사를 지킨 경주인의 자존심이 서린 곳이다. 월성을 중심으로 경주엔 국가 지정 문화재만 205건으로 우리나라 전체문화재의 70%가 존재하는 곳이며 도심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 유적 도시이다. 경주의 땅은 원삼국시대 이전 유적부터 층층이 잠자는 곳이다. 더욱이 월성은 세계 역사에서 찾을 수 없는 천년 왕궁이 있었던 자리다. 토성 속에서 어떤 문화재가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으나 실크로드를 오간 신라인들이 남긴 호사스럽고 예술미가 극에 이른 생활유물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성덕대왕신종에 돋을새김으로 남긴 일승(一乘)원음의 정신세계를 뒷받침하는 유적들이 나올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될 지역이다. 지금은 옮겨갔지만 월성 가운데쯤 숭신전이 있을 땐 숲과 골기와 집
2014년 갑오년의 대한민국은 `고쳐 긴장하게 함`이라는 뜻의 경장(更張)이 화두였다. 그 화두는 `사회적·정치적 적폐를 일소하려는 강한 의지-비정상의 정상화`로 표출됐다. 한편 통일에 대한 희구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선언` 등으로 표현됐고,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열망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로 주창됐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나진-하산프로젝트 석탄시범운송사업`으로 첫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면 2014년 갑오년의 포항은 어땠을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필자가 관계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지난 1년을 정리한 후, `포항형 창조도시 건설`을 위해 2015년 을미년과 그 이후에도 추진돼야 할 일들을 언급하기로 한다. 2014년 2월 24일에는 포항·하산 간 우호
새해가 밝자 경색된 남북 관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분단 세월 70년을 청산해야 한다는 신년 메시지에 이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 연설이 관심을 끈다. 북한 김정은은 일정한 회담 여건과 환경이 조성된다면 남북의 고위급 회담은 물론 최고위급회담까지 못할 것이 없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고위급이든 분야별 회담이든 새해에는 남북 간의 대화가 재개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회담만이 능사가 아니라 남북 회담이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데 있다. 북한의 회담 제의를 지켜봐야겠지만 남북 당국이 대화와 접촉을 서두르는 배경은 다음과 같다. 박 대통령은 지난 연 초 선언한 `통일 대박`을 위해서라도 이제 대북 접촉을 본격적으로 시도해야할 시점이다. 집권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서 두 권의 책과 손수 뜬 손목 워머를 받았다. 고마우면서도 부끄러웠다. 언제나 한발 늦은 마음 씀, 한 박자 늦은 배려심을 자책했다. 보답으로 집에 오자마자 책을 일독했다. 두 권 다 자기계발서인데, 먼 곳에서 열린 저자 강연회에 참석해서 내 이름으로 사인까지 받아왔다. 자기계발서 종류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친구의 정성에 감복해 절로 귀히 여겨 읽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한 가지 쯤의 매력, 그것이 자기계발서들의 특징인데 이번 책들의 요지도 그랬다. `꿈을 이루려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변해야 한다.` 꿈꾸는 자는 많아도 꿈을 이루는 자는 드물다. 꿈을 향한 실천적 행동, 그것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이런 책들은 꾸준히 독자들에게 어필된다. 당장 실행에 옮기지 못하더라도
잔설이 남아 있는 숲을 헤치고 염불 소리가 먼저 마중을 나온다. 외롭지 않은 새벽 산길이다. 새벽잠이 많아 비장한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다. 선뜻 동행해 준 지인의 고마움도 한몫을 했다. 초롱초롱한 가로등 불빛을 밟으며 우리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풀어내며 돌계단을 오른다. 숨이 차다. 난간을 잡고 걸음을 멈추자 뜨거운 입김이 찬 공기를 만나 하얗게 변한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영원불변토록 존재할 이 우주 속에서 미약하기만 한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새벽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가? 무엇이든 하나의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는 갓바위를 찾아서. 수시로 변하는 생각과 상을 좇아 허걱대며 살아왔다. 그럴수록 뒤안길은 허전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면 통과의례처럼 참다운 모습에 눈을 뜨며 살겠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우편국 소인이 찍힌 소포를 받았다. 안전포장에 흠 하나 없이 배달된 이 선물은 로키산맥의 일부 콜로라도의 풍경이 담긴 사진달력이다. 지난 27년 동안 우리는 이것을 집안의 중심이 되는 자리에 걸어두고, 그 광활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살아왔다. 가족사 속에 자리할 우아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막연히 먼 곳을 그리며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눈앞에서 신기루처럼 보였다가 사라지거나, 세월 농익은 어느 날 손에 잡히기도 한 실상이기도 하였다. 꿈을 꾼다는 것은 화창한 봄날 가로수를 따라 걸을 때 마른 가지를 헤치고 돋아나오는 잎들의 속삭임을 듣는 마음이다. 신록의 희망이다. 중학교 음악 시간에 한 노래를 배우면서 달빛 출렁거리는 콜로라도의 풍경을 꿈꾼 적이 있었다. 세월인가, 그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꿋꿋이 견뎌내는 인동(忍冬)은 오른쪽으로 감는 덩굴 식물이다. `겨우살이덩굴`, `인동`, `인동초`, 금은등`, `금은화` 등으로 불린다. 중국에서는 금은화를 `만병의 약`이라고 하며, 인삼보다 효과가 우수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일본에서도 건강을 지키는 `약(藥)의 영웅`으로 취급하여, 신사(神社)에서 행하는 약의 제(祭)에 인동덩굴의 잎과 인동술을 올린다. 흰 꽃이 노랗게 변하는 건 벌과 나비에게“나는 수정을 끝냈으니 옆의 꽃을 찾아주세요”라는 신호라고 한다. 이웃 꽃을 생각하는 인동의 아름다움을 알고 나니 더욱 곱고 향기롭다. 나는 남을 위해 얼마나 배려하며 살았는가? 나를 돌아보며 인동에게 배우게 된다. 옛날 어느 부부가 예쁜 쌍둥이 두 딸을 낳았다. 두 딸이 너무
2015년 을미년 새해를 맞았다. 띠로 풀이하면 올해는 청양띠해로서 진실, 성실, 화합을 의미한다. 십이간지에서 양은 성격이 착하고 유순하며 무리를 지어 살면서 화목하고 평화롭게 사는 동물로서 사회성이 뛰어나고 공동체에 잘 적응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동물이다. 여기에 빠르고 진취적인 `청색`의 기운이 덧씌워졌으니 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 삼각산 승가사(三角山 僧伽寺)에 올랐다. 북악산과 남산 등 서울시내를 내려다 보기 딱 좋은 곳에 들어선 절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승가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曹溪寺)의 말사로 756년(신라 경덕왕 15)에 수태(秀台)가 창건, 당나라 고종 때 장안 천복사(薦福寺)에서 대중을 교화하면서 생불로 알려진`승가
희붐한 새해가 밝아 온다. 다행히 쾌청한 날씨다. 해마다 그랬듯이 마루로 나가 동녘하늘을 바라본다. 첫 마음이듯 한 해의 첫 해를 그렇게 맞이한다. 아주 옅은 빛의 아침노을이 깔리고도 한참 지나서야 2015년의 새 빛은 그 붉은 머리끝을 드러냈다. 우리집 마루에서의 일출 시각은 일곱 시 사십 분경이었다. 해 뜨기까지의 기다림과 설렘의 시간은 길었다. 하지만 막상 뜨기 시작한 해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하늘 위로 솟구치고 있었다. 분명 새 빛이건만 변함없는 그 빛 자체의 모습에서 오히려 신선함을 느끼는 그런 감정이었다. 달아나듯 떠오르는 빛을 향해 상투적이긴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소망을 빌었다. 새해엔 모두에게 좋은 일이 더 많이 가닿기를. 스마트폰 알림판에도 온통 붉은 해가 솟았다. 저마다의 덕담으
천체물리학에 기초한 영화 `인터스텔라`와 저예산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가 화제다. 전자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후자는 다양성영화 부문에서 `비긴 어게인`을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왜 유독 한국에서만 `인터스텔라`가 흥행몰이에 성공했을까. 다른 한편으로 어째서 연세 지긋한 노인들의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상대성이론, 블랙홀, 웜홀, 5차원 공간 같은 물리학 용어가 난무하는 영화에 관객들이 몰린 까닭은 여러 가지로 해석 가능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한국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충성도와 과학적 소견이 높아 흥행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나는 그것을 `지구를 떠나고 싶은 한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