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8·15 광복절특사를 실시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경제인 사면 문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특사 대상자로 특정 재벌 총수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기 침체로 국민들의 생활이 어렵고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사면이 필요하다면서 광복절특사 사면 범위와 대상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언론에서는 앞다퉈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경제계 인사를 비롯해 정치권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이번 특사는 메르스 여파로 인해 침체된 경제의 활성화와 국민대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의 갈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 등 이반된 민심을 돌리기 위한 민심얻기 용이
요즘 방송을 보면 한 사람을 자주다 못해 일상적으로 보게 된다. 예능, 광고 등 방송에서 이 사람이 빠지면 이야기가 안될 정도다. 이런 사람을 흔히 대세남이라고 하는데, 그 주인공은 집 밥의 백종원씨이다. 수더분한 외모와 친근감 있는 말투 등으로 집 밥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백 선생. 그의 요리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가 보여준 공유(共有) 정신이 그를 대세남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가 보여주는 간단하고 쉬우면서도 맛있는 요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오아시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집 밥 바람을 타고 요리사, 셰프들이 방송계의 대세가 되고 있다. 방송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아마 이연복, 최현석, 쌤킴 등의 이름은 한번 즈음은 들어봤을 것이다. 연예인
며칠 전 하버드 가제트(Harvard Gazette)를 보다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가 최근에 발표한 논문에 대한 소개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승진이 당사자에게 항상 좋게 생각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승진은 대부분의 경우 그 사람의 능력과 성취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전략이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 스티브 잡스가 두 번째로 애플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을 때, 디자이너들은 예상치 못한 우대를 받게 된 반면에 엔지니어들은 그 전보다는 못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승진을 한 사람들은 자신의 승진이 덜 운이 좋은 동료들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는 것과 같은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혹은 쉽게 승진한 만큼 쉽게 밀려난다는 불편한 사실과 부닥치게 된다. 어제 뉴욕
포항이 포스코 일변의 의존 경제를 탈피하기 위해서 시급히 준비해야 할 분야는 바로 바로 관광 및 제조업종 다변화 개발이다. 내년 6월이면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지금은 경주를 거쳐 울산을 오가려면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그런데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30분이면 왕래가 가능하게 된다. 특히 화물차 물동량 이동은 더 가까워진다. 현재 포항-건천 20호선 국도를 오르내리며 힘겹게 다니는 화물차들은 유류비 절감과 소요시간도 1시간 이상이 절약된다. 이로써 이익을 볼 블루밸리에 제조업은 울산의 자동차, 조선 관련 업체가 많이 유치되면 좋겠다. 하지만 포항의 중점 추진분야인 로봇, 수소연료전지, 기초소재분야 등을 관 주도에서 민 주도로 전환해 강소기업 연관업체가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같은 숲에 사는 여우가 친구인 두루미를 생일상에 초대한다. 여우네 집을 찾아온 두루미는 식탁 앞에서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긴 주둥이를 가진 두루미는 납작한 접시에 담긴 수프를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루미 역시 자신의 생일에 여우를 초대한다. 여우 역시 쩔쩔 매는 형편에 이른다. 두루미가 호리병에다가 수프를 담아서 내놓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솝이야기 중 `여우와 두루미` 의 줄거리다. 정치권에 이따금씩 등장하던 국회의원 정수 조정 문제를 놓고 여야 정치권이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비례대표의 수를 늘리느냐 줄이느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느냐 마느냐가 핵심논란이다. 지난 4월 새정연 문재인 대표가 `400명`안(案)을 꺼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데 이어, 7월 들어 혁신위원회
무척 무더운 날이다. 폭염경보, 폭염특보, 폭염주의보라는 문구가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 `참 덥네`라며 넘길 수 있는 것도 경보, 주의보라는 말에 더 움추러드는 기분이다. 더위를 피한다고 몸부림치다가 아이들과 계곡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역시 더위는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미 계곡은 더위에 지친 많은 분들이 모여 계셨다. 부대끼다 보면 없던 일도 생기나보다. 폭염은 갈등과 충돌도 불러일으킨다. 어쩌면 우리가 어릴 때부터 윤리를 배우는 이유는 남을 배려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우리는 혼자살 수 없는 동물이고 공동체는 이미 우리 인간 삶의 조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공동체라는 말에 갈등과 충돌은 필연적이기에 윤리 또한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가 간단하지 않은 것이 왜 나만
“당장 우리가 실무적인 차원에서 검토해야할 내용도 파악되었고, 공동보조를 취해야 할 중장기 전략도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환동해 도시 간 노정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상호협력 방안을 도출해 나가기 위한 실무회의를 매년 1회 4국 도시에서 돌아가며 개최할 것을 건의합니다” 지난달 30일부터 8월1일까지 포항시에서 열린 한·중·러·일 국제 워킹그룹 회의를 주재한 필자의 마지막 인사말이다. 이 회의는 제한된 시간을 고려해 미리 큰 틀을 정해 놓았다. 첫째, 각 도시별 물류 인프라 소개 및 정책 방향과 건의사항, 둘째, 항로개설과 물동량 연계방안, 셋째, 통관문제, 넷째, 물류·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페리 운항에 관련된 사항이 그것이다. 우리가 실무적 차원에서 논의한 내용으로는 인프라를 공유하며 항로를 개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3월까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계신용) 규모는 사상 최고치인 1천100조원에 육박했다. 1가구당 부채규모도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5천만~6천만원 가량 된다. 이처럼 더 이상 빚(채무)에 대한 문제는 우리의 삶과 동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채무(신용대출, 카드론 등)를 선택할 때 지식수준을 나타내는 금융이해도는 어떨까? 올해 초 조사되었던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이해도는 아시아·태평양 16개국 중 베트남 미얀마보다도 못한 13위를 차지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주소다. 빚 문제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이에 대한 관리능력이나 이해도는 부족하다고 하겠다. 이런 때 일수록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신용
해방 70주년을 맞이하여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와 함께 만주의 항일 운동의 전적지를 찾는 기행을 떠났다. 이번 탐방의 목적은 두만강 주변의 청산리 등 항일 전적지를 찾아보는데 있었다. 우리 일행은 먼저 북한 신의주가 눈앞에 보이는 중국의 단둥부터 찾았다. 단둥은 화려한 고층 빌딩 숲이 늘어나고 밤에는 네온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압록강 건너 신의주는 변하지 않고 3년 전의 모습 그대로이다. 단둥의 고층 호텔에서 불빛 한 점 보이지 않는 컴컴한 신의주를 바라보는 필자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휘황찬란한 단둥의 고층 빌딩의 불빛을 바라보는 신의주 동포들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북한 신의주 쪽의 서치라이트 불빛만이 밤새도록 압록강 하구를 번갈아 비추고 있었다. 겅 건너 신의주는 침묵만 흐르는 유령
한 걸음 빨랐나 보다. 정선을 출발할 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빗속을 헤쳐 나와야 했다. 긴 터널을 지나자 길바닥이 보송하니 소나기구름이 미처 소백산 자락을 넘지 못하나 보다 짐작했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를 반쯤 건널 때 내달려온 굵은 빗줄기를 만났다. 너무 무심했던 것일까. 영주는 여러 번 다녀갔지만 무섬마을은 처음이다. 낙동강 지류가 산에 막혀 떠 있는 섬, 수도리의 우리말 이름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고택들의 오래된 지붕이 가지런한 마을, 외나무다리가 350년 시간을 간직한 채 휘돌아나가는 물 위에 떠있다. 책보 메고 건너던 아이가 새신랑이 되어 장가를 가면서도, 세상 떠나는 날은 상여를 타고도 건넜다는 다리. 통나무를 반으로 갈라서 받쳐놓은 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사람은 어쩌면 더 쉽게 사랑하게도
어느 날 신라 천년고찰 오어사에 있던 동종(銅鐘)이 사라졌다. 포항시 오천 항사리에 있는 오어사는 신라 진평왕 7년(585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지어지고 원래 이름이 항사사(恒沙寺)로 불렸다고 한다. 신라의 고승 원효와 혜공이 수도를 하다가 법력으로 개천의 고기를 잡아먹고 생환토록 하는 시합을 했는데,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살아 힘차게 헤엄을 치자 이 고기가 서로 자신이 살린 고기라해 내(吾) 고기(魚)`, 오어사로 불렀다고 전한다. 이후 고려시대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든 동종이 오어사에 설치됐는데 이 종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런데 1995년 11월 오어지 상류 준설작업을 하던 굴착기 기사가 이 동종을 발견했다. 문화재청에서는 이 종이 고려시대 동종임을 확인하고 1998
최근 한적한 한 시골 마을로 전원주택을 짓고 이사하였다. 건축 완공 후 인터넷 설치를 하였는데 설치비용문제로 어려운 일을 만나 설치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광케이블 인터넷을 무사히 설치하였다. 이제 이곳 산촌 마을에서도 블로그를 운영하며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통신망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는 현재 모든 영역에서 급속히 네트워킹 되어 가고 있다. 불과 몇 십 년 전 까지만 해도 개인의 탁월함이 사회생활의 성공 요소로 꼽혔지만 지금은 대인관계가 특히 강조되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5.5명만 거치면 세상 모든 사람과 연결된다고 한다. 그만큼 세상이 좁아진 것이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함께 살아야 한다. 굳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적인 말을
엉겅퀴는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뽑은 못을 묻은 곳에서 생겨서 기독교의 성화(聖花)가 되었다. 가시가 마녀를 쫓고, 가축의 병과 벼락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결혼을 이루어 주기도 한다. 10세기 중엽 스코틀랜드에서는 적의 척후병이 엉겅퀴를 맨발로 밟아 비명을 질렀기 때문에 기습이 발각되어 전쟁에서 이기게 되었다. 이후 스코틀랜드 국화가 되었으며, 엉겅퀴 훈장은 두 번째 등급이다. 세계에 약 250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 약 16종이 자란다. 바늘엉겅퀴, 큰엉겅퀴, 캐나다엉겅퀴, 도깨비엉겅퀴, 고려엉겅퀴, 지느러미엉겅퀴, 가시엉겅퀴, 젖엉겅퀴 등 다양하다. 엉겅퀴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전설은 몽골의 침략으로 조정을 강화도로 옮기고 최후까지 항전할 때 몽골 병사에게 겁탈을 당한 여인이 자결한 자
하늘은 곧 비를 뿌릴 듯 잔뜩 찌푸리고 있다. 표충사 주차장은 한산하다. 뜻밖의 호젓함을 즐기며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 새 홍제교 너머에서 일주문이 반겨준다.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일주문은 편액도 없이 빈 몸으로 서 있다. 애써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일주문이 좋다. 시원스럽게 뻗은 길과 신록이 토해내는 풍요로움 속에서 벗과 함께 걸을 수 있으니 무엇을 더 바라랴. 우리는 천천히 세속적인 잡담을 내려놓고, 유교와 불교 문화가 같은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호국불교의 본산지를 향해 걸어 들어간다. 사기에 의하면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 원효대사가 삼국 통일을 기원하고자 산문을 열고 죽림정사라 하였다. 이후 흥덕왕 4년(829년) 인도의 고승 황면선사가 석가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자전거가 `쌩`하고 지나갑니다. 강변을 따라 난 자전거 길에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신나게 질주합니다. 주로 혼자지만 더러는 뒷자리에 예쁜 아가씨를 태우고 놀며 쉬며 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무슨 이야기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림 같은 풍경에 이끌려 세월을 되돌려봅니다. 시골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타는 자전거를 나는 타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나 되었지만 겁이 많아 배울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5리가 넘는 길을 걸어 다니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옆집 봉수 자전거 뒷자리에 타게 되었습니다. 걸어 다니는 내가 안쓰러워 봉수어머니가 생각해 내신 거였지요. “봉수야, 승아는 체구가 작아서 태워 다녀도 되겠다. 인정머리 없이 혼자 먼저 달아나지 말고 뒷자리
어떤 사안(事案)이나 대상을 판단할 때 당신이 의지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성인가 감성인가. 그도 아니면 제3의 요인이 존재하는가. 짜장과 짬뽕 사이에서 당신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맛과 향이 전혀 다른 음식을 앞에 두고 곤혹(困惑)스럽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짬짜면`이라는 기발한 음식이 만들어진 배경은 여기 있다. 곤욕(困辱)스러운 선택을 일거에 날려버린 창조적인 비방(秘方) `짬짜면`. 얼마 전 흥미로운 통계가 발표됐다. `인구의 90% 이상이 국토의 2.44%인 도시지역 내 주거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체인구 5천132만 명 가운데 91.66%인 4천705만 명이 특정지역에 몰려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특정지역에 사람이 대거(大擧) 몰리면 어떤 일이 생겨날까. 층
지난 두 달 가량 바이러스 공포로부터 우리나라를 거의 마비시켰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이제 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공포와 위협의 대상이 되었던 이번 메르스 사태는 변이에 의한 신종바이러스의 확산이 생물학적으로 얼마나 큰 문제가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여겨진다. 그리고 안일한 초기 대처와 허술한 정책 수립은 질타와 질책이라는 사회의 반응을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각 분야 전문분야에 대한 원론적 불신으로 확대되어 체제의 전복으로까지 이어질 수는 위협을 안겨 주었다. 마지막 격리자가 이제 27일 자정을 기해 격리에서 해제가 되며, 20일째 신규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메르스에 감염된 후 현재 입원 치료 중인 환자는 모
밤에 잠 못 드는 것은 체질이 바뀌어선가 디스크 때문인가 또 다른 외부적 요인 때문인가. 요즘 며칠 밤마다 영화를 본다. 영화도 지금 영화가 아니요, 옛날 옛적 한참 시간이 흘러간 영화다. 아주 어렸을 때, 1970년 언저리 즈음에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본 아역배우 김정훈이 나오는 영화는 무엇이었던가. 공주극장 `비 내리는` 화면 속에서 본 교통사고 당한 아이를 보며 서럽게도 울었는데, 도대체 무슨 영화였던가. `미워도 다시 한번`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찾아서 끈기있게 본다. 유부남 신영균의 아이를 갖게 된 문희와 아버지 없는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 수 없는 김정훈의 이야기는 내 폐부를 찌른다. 한밤에 나는 신파 영화를 신파로만 볼 수 없는 눈물을 흘린다.
마이카 시대가 자리를 잡아가던 1990년 중반 무렵, 여성운전자들도 늘어났다. 이때 여성운전자들의 서툰 운전을 “집에서 밥이나 하지, 여자가 운전은 무슨~”이라며 비아냥거린 적이 있었다. 이 말에는 밥은 여자가 한다는 고정관념과 함께 밥은 집에서 먹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요즘은 집에서 밥을 거의 먹지 않는다. 또 여자만 밥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급식`을 점심으로, 저녁은 `편의점식`김밥으로 때운다.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또 동네 골목까지 파고든 식당은 외식을 일상식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외식의 번창이 `집밥`을 불러냈다. 새로운 어휘가 생기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새 물질이 생겼거나, 아니면 그러한 현상이 일어난 이후이다. `집밥의 결핍`으로 `집밥`이 대세다. 텔레비전에서는 요
마지막! 마지막이란 말은 항상 감상에 빠지게 한다. 어제 연구실의 마지막 입학생을 결정하고 코끝이 시큰해지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26년전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포스텍에 부임하여 설립한 연구실이 이제 마지막 입학생을 입학시켰다. 대학 규정상 은퇴가 2년 이하로 남으면 더 이상 대학원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구실을 거쳐간 졸업생과 재학생이 87명이니까 마지막 입학생은 88번째 입학생이 되는 셈이다. 졸업생들을 바라보는 교수들의 심정은 똑같을 것 같다. 그들이 어디에 있든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취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교수가 되어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제자들도 있고 연구소의 연구원, 그리고 여러 분야의 기업에서 활약하는 제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