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1896-1949)의 단편소설 ‘경희’(1918)의 주인공 경희는 러시아 최초의 여성 혁명가 베라 자수리치(1851-1919)를 떠올리게 한다. 귀족 집안 출신의 지식인이자 사회운동가 베라는 페테르부르크 경시총감 트레포프 저격 사건으로 수감된다. 만년의 투르게네프(1818-1883)는 그녀를 염두에 두고 산문시 ‘문지방(Porog)’(1878)을 쓴다.문지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베라는 선택의 기로(岐路)에 선다. 이쪽은 교양, 세련, 안락, 계몽, 행복, 가문 같은 우아함이, 저쪽은 무지몽매, 야만, 가난, 질곡, 투쟁, 배
칼럼
등록일 2022.01.04
게재일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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