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인성과 예절 등을 배우는 게 밥상머리 교육이다.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가 반말을 하거나 어긋난 행동을 할 때면 “버르장머리 없다”“밥상머리 교육이 안됐다”는 식으로 나무라는 것이 보통의 언사였다.지금은 가정이 해체되다시피하고 한두 자녀를 귀하게 키우다보니 밥상머리 교육이란 말을 쓰는 경우가 드물다. 밥상머리 교육은 가족과 더불어 식사하면서 예절, 절제, 나눔, 배려 등을 배우는 한국식 도덕교육이다.하버드대의 한 연구팀은 만3세 아이가 책을 통해 배우는 단어는 1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던 대구감옥(1910년 설립, 1923년 대구형무소로 개칭)은 1971년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로 이전, 대구교도소로 이름을 바꿨다. 부지면적은 전국 교정시설 중 가장 넓은 편. 한때 국내에서 서울구치소 다음으로 큰 행형시설이었다. 화원교도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대구교도소에는 전국 몇 곳 밖에 없는 사형시설이 있다. 1997년 12월 30일 교수형 이후 사형집행이 중단됐다.대구교도소를 거쳐 간 수감자로는 유영철(53)이 있다. 유영철은 부녀자 등 21명을 연쇄 살인, 사형 선고를 받고 미집행 상태로 대구교도소에
만추(晩秋)의 시간인 지금쯤에는 노랗거나 붉은색으로 물든 단풍이어야 할 낙엽이 푸른색으로 떨어져 인도를 가득 메운 사진들이 온라인 상에 올라와 화제다.일부 네티즌들은 “기후변화가 언젠가는 곱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없게 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글까지 함께 올렸다.단풍은 나무가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잎에 있는 영양소와 수분을 나무가 빨아들이고 잎과 결별할 때 땅에 떨어진 것이 바로 낙엽이다.그런데 이상 기온으로 나무가 엽록소를 다 파괴하지 못해 잎이 푸른색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 가을은 이런
과거에는 입동(立冬)을 기준으로 김장담그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요즘은 12월 초까지도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많다.겨울에 담아 이듬해 봄까지 먹는 김장김치는 담그는 과정에 손이 많이 가 매우 번거롭다. 배추와 무, 고춧가루, 젓갈 등 어느 하나도 들어가지 않으면 제맛을 낼 수가 없다. 과거 우리 조상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집집마다 돌아가며 김장을 담그는 품앗이 행사도 벌였다.보통은 봄까지 김장을 먹으나 지역에 따라 여름철까지 먹는 경우도 있다. 배추와 무를 거의 양념 없이 소금에만 절여 음지의 땅
“고향이 고향인 줄도 모르면서/긴 장대 휘둘러 까치밥 따는/서울 조카아이들이여/그 까치밥 따지 말라/남도의 빈 겨울 하늘만 남으면/우리 마음 얼마나 허전할까/살아온 이 세상 어느 물굽이/소용돌이치고 휩쓸려 배 주릴 때도/공중을 오가는 날짐승에게 길을 내어 주는/그것은 따뜻한 등불이었으니…./” 송수권의 ‘까치밥’이라는 시의 일부다.인정이 살아 있는 고향 동네에 겨울 철 굶주린 새들을 위해 남겨놓은 홍시를 따는 아이들의 동심과 매정함을 빗대 사라져가는 우리들의 풍습을 아쉬워하며 쓴 글이다.초겨울 한파가 닥쳤다. 가로수는 이파리를 모두
횡재세는 정상범위를 넘어선 기업의 초과이윤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여러 국가가 이 제도를 도입, 높은 세금을 부과해 전비(戰費)로 사용했다. 전쟁을 명분으로 국가가 세금을 거두어 들였기 때문에 별다른 논쟁은 없었다.이후 횡재세에 대한 논의가 없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럽국가 중심으로 다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우크라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석유가스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국내서도 횡재세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달아올랐다. 야당이 고금리로 생긴 금융기관의 초과이익을
초나라 사람 오자서(伍子胥)는 아버지 오사와 형 오상을 억울하게 잃었다. 복수를 다짐한 오자서는 홀로 초나라를 탈출했다. 심적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던지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오나라로 달아난 그는 훗날 ‘오왕 합려’로 불리는 공자 광(光)을 만난다.오자서는 갖은 책략을 동원해 광을 보위에 올렸고 오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그는 기원전 506년, 오나라 대군을 이끌고 초나라를 공격했다. 3개월여 만에 수도를 함락시켰다. 하지만 오자서의 원수인 평왕은 이미 죽은 뒤였다.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파헤쳤고 시신을 꺼내 구
물가가 올라가면 인플레이션, 물가가 내려가면 디플레이션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물가가 올라가면 경제가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보고 긍정적 신호로 여긴다.하지만 물가가 급등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서민경제가 괴로워지기 때문에 정부가 물가관리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물가 상승과 서민 고통은 비례한다. 특히 정부가 밝히는 물가지수보다 서민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많이 오르면 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국제통화기금이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로 내다봤다. 지난 10월 제시한 3.4%보다 0.2%포인트 올
울릉도에서 마지막으로 화산이 폭발한 시기를 학계는 대략 5천년 전으로 보고 있다. 섬 곳곳에서 발견된 고인돌과 무문토기 등으로 미뤄보아 외딴섬이지만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도 꽤 오래전 일로 짐작을 한다.역사 기록으로는 신라시대 때 처음 등장한다. 우산국으로 불렸고 지증왕 13년에는 하슬라주 군주 이사부가 이곳 정벌에 나섰다는 기록도 있다. 1900년 10월 대한제국 칙령 41호로 군으로 승격됐고 1914년 강원도 관할에서 경북으로 편입됐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포항시의 생활권이다.2022년 기준 울릉도의 인구는 8천90
이육사는 일제치하 저항정신의 상징 인물이다. 그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서 한국인의 가슴 속 깊이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는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남기지 않은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민족정신이 투철했고 지조를 지켰다. 1927년 장진홍 의사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탄 투척 사건에 연루돼 대구형무소에 투옥돼 3년간 옥살이를 했다. 당시 수인번호 264가 그의 필명이자 이름이 됐다.도쿄, 베이징 등 유학시기 몇 년을 제외하고는 그는 줄곧 대구에서 살았다. 1932년까지 대구에서 중외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하며 활동했다. 육
스포츠 용어로 잘 쓰이는 트래쉬 토크(Trash Talk)는 상대 선수에 대해 모욕적인 방식으로 대화하는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트래쉬 토크를 우리 말로 직역하자면 ‘쓰레기 토론’ 정도다.운동 선수들이 상대방을 자극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나 SNS 등에 모욕적이고 비난성 짙은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경기를 앞두고 심리전에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행위다. 또 시합을 앞두고 상대와 심한 비방성 발언을 주고받음으로써 경기의 흥행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숨어 있는 것이다.상술의 하나로 노이즈 마케팅이 있다. 상품의 품질과는 상관없
경북 봉화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5천179ha의 넓이에 4천 종의 자생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이자 전 세계 수목원 중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수목원엔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자생식물과 고산식물을 수집·연구하는 등 백두대간 생태계 보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호랑이숲’과 ‘알파인하우스’ 등 39개의 전시원이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종자 영구보존 시설은 세계 단 두곳 뿐이다. 볼거리 많고 의미 있는 수목원은 한번쯤은 가봐야 할 명소가 됐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개최하는 ‘2023
불경기 심화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직장인들 사이에 짠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짠테크는 소비자가 단순히 안 써서 아끼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하여 재물을 모으는 새로운 형태의 재테크 방식의 하나다. 돈에 있어 인색하다는 뜻의 짜다와 금융거래로 이득을 낚아채는 재테크가 합쳐진 신조어다.수년 전 유행했던 욜로(YOLO)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욜로는 ‘인생은 한번 뿐이다(You Only Live Once)’는 뜻으로 미래 또는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 않겠다는 자기 중심적 소비패턴이다.최근 한 트렌드 조사기관이
맨발하면 에티오피아 출신의 아베베 비킬라 선수가 떠오른다. 1960년 로마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그는 마라톤 전구간을 맨발로 달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선수다. 그의 맨발 투혼은 마라톤 사상 전무후무한 일로 지금도 그 모습을 많은 사람이 기억한다.최근 맨발로 땅의 기운을 느끼며 걷는 맨발걷기 운동이 선풍적 인기다. 신발을 벗는 데서 오는 자유로움과 자연을 접하며 걷는 편안함 때문인지 맨발걷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춰 지자체의 맨발 황톳길 조성도 곳곳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건강에 대한 국민적
외국인 유학생이 없으면 국내 대학이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북 지역 초·중·고교생 수는 최근 10년간 33만명에서 25만명으로 줄었다. 경북 대부분 시·군이 인구 감소 지역이다. 지방 소멸 위기다.학령인구가 줄면서 지방대학엔 외국 유학생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지난해 말 현재 외국인 유학생은 19만7천명. 교육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생활비는 대부분 지역에서 소비한다. 지역의 부족한 일자리도 채워준다. 지역 경제에 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의해 누구나 특권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어떤 목적이나 사정에 따라 법률상 그 예외를 인정하는 것을 두고 우리는 특권이라 부른다.우리나라 국회의원에게는 법률상 두 가지 특권이 있다. 현행범이 아닌 이상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 체포되지 않는 불체포특권과 의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특권이 그것이다.국회의원 의정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적 장치지만 특권 남용사례가 많아지면서 특권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최근 국민여
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지역이전이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연기됐다. 과열 경쟁과 사회적 공감대 미형성이 이유다. 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지역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국토부는 올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 상반기 내 기본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2차 이전 대상은 300곳 이상이다. 전국의 광역 및 기초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제적 파급력이 크고 직원 수가 많은 우량 공공기관이 대상이다.돌발 변수가 생겼다. 혁신도시가 아닌 지역에서 “우리도 유치하겠다”고 뛰어들었다. 유치 과열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속도조절에 나
경상도의 과메기와 전라도의 홍어는 냄새 나는 생선을 그대로 먹는다는 점에서 곧잘 비교된다. 과메기가 경상도의 겨울철 별미라면 홍어는 전라도의 겨울철 별미다. 강한 암모니아 냄새가 풍기는 홍어에 비해 그래도 과메기는 그보다 냄새가 훨씬 덜하다.청어, 꽁치, 고등어 등 어류는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보관방법이 늘 고민거리였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염장, 건조, 훈제 등의 방법이다. 소금에 절인 안동 간고등어가 대표적 예다.포항을 중심으로 경상도에서 주로 먹는 과메기는 바닷가 덕장에 청어나 꽁치를 매달아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였다 반복해
지난해 여름. 스페인의 한 해변에 멧돼지가 물속에서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 이곳에 있던 많은 관광객이 혼비백산 도망친 소동이 벌어졌다.우리나라도 멧돼지가 주거지 도심까지 나타나 소동을 피우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지난 29일에는 포항에서 서울로 가던 KTX 열차가 경주시 갑산리 터널에서 멧돼지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는 긴급 정지하고 승객 200여 명은 다른 열차로 옮겨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몇 년 전 울산의 한 아파트단지에는 멧돼지가 아파트 현관문을 부수고 달아나는 일이 벌어졌다. 멧돼지 등장시간이 오전 9시 30분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도로 전체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과 보행자만 다닐 수 있도록 조성한 교통 시설이다. 자가용 통행이 24시간 차단된다. 일부 조업차량과 긴급자동차, 준대중교통만 제한적으로 진입이 허용된다. 주로 상업시설의 밀도가 높고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도심 지역에서 설치한다. 도로 폭은 왕복 2차로, 제한속도는 30km/h, 버스베이 등의 시설이 갖춰진다. 통행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된다.대구시는 2009년 12월 국내 처음으로 중앙대로 반월당네거리~대구역네거리 구간을 대중교통전용도로로 지정, 시행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획기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