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열여덟 어린 나이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장사상륙작전 참전 학도병들의 애국심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21일 오전 10시 30분 영덕 남정면 장사해수욕장에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이 열렸다.이 행사는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크게 기여해 전황 역전의 기폭제가 된 장사상륙작전 참전자 772명을 기리기 위해 준비됐다.젊은 열정과 애국심을 무기로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이들 중 600여 명은 채 스물이 되지 않았던 소년들.이들은 불과 보름의 짧은 훈련기간을 거쳐 북한군 주력부대와 맞붙었
가본 사람은 물론이고, 심지어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안다. 프랑스 파리는 ‘낭만’이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도시다.거길 찾는 여행자들은 환하게 불 밝힌 에펠탑 아래서 이른바 ‘인생사진’을 찍고, 센 강 위를 유유히 떠가는 유람선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샹송을 듣는다.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파리. 기자 역시 6년 전쯤 일주일간 파리에 머물 때 어디선가 좋은 향기가 풍겨오는 노천카페에 앉아 순수했던 소년의 마음으로 돌아가곤 했다.파리는 또한 영화와 문학의 도시다. 그래서다. 예술을 아끼고 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명절에 식구들 만나기도 어려웠던 지난해와 지지난해.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된 올해 한가위엔 2년 넘는 시간 동안 소원했던 친척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그간의 소식들을 전하며 정담을 나눴다.명절을 앞두고 포항 등 경북 일대를 덮친 태풍이 많은 수의 사상자를 내고, 재산 피해도 컸다는 건 안타까운 소식이다.온전히 추석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이재민들에겐 앞으로도 위로와 온정의 손길이 필요할 듯하다.인간의 삶에서 수난과 고통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어떤 고난도 함께 헤쳐 나가고자 하는 연민과 나눔의
젊은 시절.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낯선 아시아의 거리를 헤매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지명이 있다. 아니, 비단 배낭여행자가 아니더라도 적지 않은 한국인에게 분명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카오산 로드(Khaosan road).태국 방콕은 인근 국가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을 묶어 1~2개월 혹은, 더 긴 기간 동안 돌아보고 싶은 청년들에게 거점 같은 도시다.패키지여행이 아닌 개별적인 자유여행을 계획한 이들이라면 보통 한국에서 방콕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 가장 먼저 카오산 로드로 간다.거기서 좀
포항 포은중학교(교장 이준효)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으로 지난 4월 6일부터 8월 31일까지 10명의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과 함께 교내 중앙현관에서 문화소외예방 ‘누구나 작가’ 작품전시회를 진행했다.이 전시회는 다문화정책학교로 선정돼 여러 나라 학생들이 함께 개성 있는 주제와 소재의 내용들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표현한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잡았다.지난해에 이어
이른바 ‘코로나19 사태’가 2년을 넘겨 3년째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고 있다.이제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바이러스가 ‘죽음을 부르는 치명적인 전염병 유발체’가 아닌 ‘감기처럼 누구나 언제든 감염될 수 있는 병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불처럼 번지던 2020년 초반에는 국가들마다 국경의 빗장을 닫아걸고 외국인의 출입을 막았다. 예외인 나라가 드물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당수의 국가가 나라 밖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추세.사실 어떤 극악한 바이러스도 ‘내가 사는
아스팔트가 녹아내리고, 달궈진 낮의 열기가 식지 않아 밤새 잠을 이루기 힘들었던 열대야의 성하(盛夏)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덥다. 재론이 여지없이 아직은 여름.하나 둘씩 순서대로 폐장하는 해수욕장을 찾기는 그렇고, 멀리 있는 계곡으로 가기도 어려운 처지라면 에어컨 시원한 극장에서 2시간 남짓 더위를 피해보는 게 어떨까?다행히 현재 영화관엔 여름 성수기 관객을 겨냥해 개봉된 작품들이 적지 않다. 한국 영화가 주류를 이루지만, 주목할 만한 외화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적절한 주제의식과 어느 정도 재미를 갖춘 것이라
변화와 도전은 윤경희 청송군수가 지향하는 군정의 주요 방향이다. 이를 바탕으로 ‘군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청송’을 만드는 것이 윤 군수의 궁극적 지향점.민선 7기를 거치며 청송군은 사회와 경제를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발전을 이뤄냈다. 민생과 직결된 여러 사업들은 지금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앞서 언급한 변화와 도전의 의지로 발전의 길을 걷고 있는 청송군의 현재 모습을 아래에서 상세하게 살펴봤다. 전선없는 거리·간판 개선 사업 추진으로‘산소카페 청송군’에 ‘쾌적한 도시’ 플러스인기 치솟는 청송사랑화폐 올해 600억소상공인 특례보증·맞
세 나라 소설가들이 바라본 베트남 전쟁문학평론가 이경재 ‘한국 베트남 미국의 베트남전 소설 비교’문학평론가 이경재는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 ‘소설과 그 소설의 무대인 공간의 연관성’을 탐구해온 국문학자다.몇 해 전엔 본지에 ‘경북문학기행’을 6개월 간 연재하며 문학사에 빛나는 이름을 남긴 대구·경북 소설가와 시인들을 세밀하게 소개하기도 했다.숭실대 국문과 교수이기도 한 이경재가 가장 최근에 출간한 책은 ‘한국 베트남 미국의 베트남전 소설 비교’. 이 책은 제목 그대로 3개 나라 소설가들의 작품 연구를 통해 ‘베트남 전쟁’이라는 인류
7월 말을 지나 8월 초순이다. 무더위는 한국 어느 곳에서도 피하기 어렵다. 이 기간은 한국 사람의 절반이 여름휴가를 떠나는 시기이기도 하다.산과 계곡으로의 피서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휴가객들은 ‘피서’라고 하면 가장 먼저 푸른 파도 넘실대는 바다부터 떠올린다. 한국인들은 특히 여름날의 바다를 좋아한다.‘코로나19 사태’가 한국을 뒤덮기 전 경상북도와 강원도, 부산의 해수욕장엔 해마다 수십 만 명의 인파가 북적였다. 바로 지금 이 시기 즉 7월 말, 8월 초가 그랬다.다시금 재확산 추세를 보이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감지한 사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 어느 누구도 폭염과 폭우가 지루하게 반복되는 여름날의 더위를 피할 수 없다.그 옛날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봉건국가의 최고 권력자인 왕도 움직임을 자제하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약해진 기력을 보충할 보양음식을 먹었을 뿐 별다른 피서법이 없었다. 왜냐? 1902년 전엔 에어컨이라는 게 없었으니까. 존재하지 않는 걸 왕과 고관대작의 방에 설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많은 이들이 에어컨의 혜택(?)을 누리는 21세기가 됐지만, 더위가 가져오는 불쾌지수의 상승을 온전히 막을 수는 없다. 24시간 내내 에어컨
여행 없는 여름이 너무 길다. 대다수 한국인들에게 한여름에 훌쩍 떠나는 며칠간의 휴가는 삶의 에너지로 역할 한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러나, 2020년 벽두. 누가 청하지 않았음에도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19 바이러스’ 탓에 제대로 된 여름휴가를 즐기지 못한 것이 벌써 3년째 접어들었다.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된 올해는 ‘그래도 좀 나으려니...’ 기대했건만, 그 기대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2022년 여름이 야속하다. 한반도 중부에서는 연일 폭우가, 남부엔 견디기 힘든 폭염이 긴 기간 지속되는 와중에도 어김없이 여름
지난 9일이었다. ‘특정한 사람’과 ‘소수의 동호인들’만이 즐기던 춤으로 인식됐던 남아메리카 춤 탱고(Tango)가 시원스런 바다를 배경으로 대중화돼 주목을 끌었다.한여름 밤을 뜨거운 열기로 수놓은 ‘영덕 고래불 해변 탱고 페스티벌’은 멀고 먼 나라의 이국적인 문화로 생각되던 탱고를 영덕군민은 물론, 경북도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만들어준 행사로 호평 받았다.이 페스티벌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려 뜨거운 열정과 서늘한 감각을 동시에 간직한 춤 탱고를 알리는 행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기실 탱고는 한국엔 덜 알려졌지만, 아르헨티나
몇 해 전. 불교미술사학자인 동국대학교 한정호(52)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한 교수는 아래와 같은 말로 신라를 포함한 고대 유적과 유물의 복원에 관한 조심스러움을 언급했었다.“(유적과 유물의 조사·발굴·복원은) 올해 발굴하는 것보다 내년에 발굴하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10년 후면 더 많은 정보를 빼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유적 발굴을 하다가 쥐똥이 나오면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의 성분 분석만으로도 당시 사람들이 뭘 먹었고, 어떤 기생충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매장된 사람의 유전자 분석을
길고 긴 인류의 역사. 그 속에서 유적은 물론, 번성을 누렸던 거대한 도시 전체가 자연재해나 전쟁에 의해 파괴되거나 통째 사라져버리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전 세계 관광객들이 ‘잊을 수 없는 고대 유적지’로 지목하는 폼페이. 이탈리아 캄파니아 나폴리 인근에 위치한 이 도시는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낯선 이름이 아니다.지금은 사라진 고대 로마의 도시들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고 불러도 좋을 폼페이. 귀족들의 휴양지로 이름 높았던 이 도시는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 여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하루 만에 완전히 폐
676년. 백제와 고구려를 병합하고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는 7~8세기 문화예술은 물론, 정치와 경제, 종교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다.그 시기 신라의 지배층은 국가가 관리하는 거대한 사찰을 연이어 건립하고, 영적인 힘이 깃든 산으로 인식되던 경주 남산에 수많은 불상을 세웠으며, 산 속 커다란 바위에 부처의 형상을 조각한다.신라는 석가모니의 이상(理想)이 현실에서 실현되는 불국정토(佛國淨土)를 꿈꾸던 나라였으니, 불교와 관련한 대형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진행됐던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지금은 쓰러져 그 전체 모습을 숨기
경주국립공원 새갓골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남산에 오를 준비를 했다. 관광객이나 여행자가 드문 평일 오전이었다.까마득히 먼 옛날 8세기에 만들어져 수백 년 전에 쓰러졌고, 아직 넘어진 그 형상 그대로 엎드려 땅을 보고 있는 ‘열암곡 마애불’을 조용한 가운데 세밀하게 관찰하고 싶어서였다.주차장에서 만난 경주국립공원 안내원은 “가볍게 산책하듯 올라가면 됩니다.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걸요”라며 더위가 시작된 초여름 산에 오를 기자의 긴장감을 풀어줬다.그러나, 매일 남산을 오르내린다는 안내원과 보통 사람의 산행 속도는 달랐다. 체감
몇 해 전. 오랜 시간 동양철학을 공부한 학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일생 세상과 인간의 깊숙한 내면을 관찰해온 70대의 그는 “사람의 구두와 걸음걸이를 보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성격이 급한 사람은 구두의 앞부분이 먼저 닳고, 뻣뻣하고 거만한 이들은 구두 뒤축을 자주 갈 필요가 없다고 그랬다.“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도 뛰듯이 바쁘게 걸어가는 남녀를 보면서는 시간과 돈에 쫓기는 현대인들의 마음 상태를 감지한다”는 말도 들었다.곰곰 생각해보면 설득력과 합리성을 갖춘 해석이다. 눈 밝은 이들에겐
의병들은 홍해 전투 이틀 후에 다시 청하군 읍내를 공격해 순검 김학윤의 의복 및 관급품을 빼앗고 연이어 흥해 분파소를 공격해 적 2명을 죽이고 무기를 압수하였고, 분파소 및 관계 건물 3동을 소각했다.12월 5일에는 영덕군 주방(周防)에서 일본군 영덕분견대를 야간에 습격해 격파하였으나, 12월 6일 새벽에 일군경의 기습으로 의병 제2초장 남경숙이 전사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이날 의병들은 마산(馬山·이전평 동방 약 4리)으로 퇴각했다. 이튿날 남경숙의 전사에 격분한 정환직이 부하 83명을 데리고 영덕을 역습했다. 이때 무기 28정을
1907년 10월 2일 영천군 자양면 검단동의 본가가 불타버린 것을 확인한 후 포항 기계 안국사로 돌아온 정용기는 야간회의를 열고 북상에 대한 부장(副將)들의 의견을 다시 모았다.이날 회의에서 정용기는 병사들에게 ‘10일간 휴가를 보낸다’라는 결정을 내렸다. 병사들 대부분이 기계·죽장·청송·청하·영일·흥해 등지에 본가를 둔 사람들이었기에 집안도 둘러보고 가족도 만나볼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강릉 북상을 위해 그동안 입고 있던 얇은 의복을 동복으로 바꾸어 입고 오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영장(營將)들에도 각기 부하를 끌고 각지로 가서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