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신라 제48대 임금인 경문대왕은 귀가 나귀의 귀처럼 길었다. 왕은 왕관속에 귀를 숨겨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게 했으나 왕관을 만드는 복두장만은 예외였다. 평생 비밀을 지키던 복두장은 죽음이 임박하자 도림사의 대나무숲에 가서 목청껏 외쳤다.“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그 후 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에서 그 소리가 들려오곤 했는 데, 경문대왕은 그 소리가 싫어서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산수유를 심었다고 한다. 이 설화에서 커다란 임금님의 ‘귀’는 왕의 허물을 뜻한다. 아무리 지엄한 왕의 허물이라도
서울시장 선거열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여야가 서울시장 선거에 올인하는 것은 대통령 선거 승부와 직결돼있기 때문이다.이제 최대 화두는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이룰 수 있을까’다. 현재 국면은 국민의힘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후보단일화에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당 외부 인사의 합류가 가능하도록 경선룰까지 바꿨다. 당내 일각의 반발을 무릅쓰고 보궐선거 후보 본경선을 전국민경선 100%로 치를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바라는 그림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하는 형식으로 후보경선을 치러 야권 단일후보를 내자는 것이다
“대통령, 어디 있나요?”라고 묻는 사람이 많아졌다. 청와대를 오래 출입한 탓에 필자에게도 ‘타박성’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달리 대답할 말이 없다. 그저 “청와대서 근무중”이라 답할 수 밖에….돌이켜 보건대 문재인 정부들어 여러 정책들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집값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던 공약과는 달리 수도권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세입자 편들려고 만든 임대차3법도 역효과를 내는 바람에 서민들이 전세대란의 고초를 겪고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공시지가 현실화가 추진돼 종부세와 재산세가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을 때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왼쪽에 있는 사람보다 오른쪽 부분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사물을 보는 시야의 범위가 위치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자신만 볼 수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왼쪽에 있는 사람에게 아무리 얘기해도 직접 볼 수 없어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치는 왼쪽에 있는 사람만 볼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이처럼 물리적 시야의 한계에 의해 생기는 오해는 어떻게 하면 될까.해답은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즉, 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마침내 수적 우세를 앞세워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173명과 민주당에서 탈당하거나 제명된 의원 3명, 그리고 군소정당 의원을 총동원해 국회 재적의원의 5분의 3인 180명을 넘는 의원이 동원돼 야권의 비토권을 없애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공수처 설치 자체에 대해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들간에도 찬반의견이 갈리는 상황이지만 민주주의가 다수결원칙이니 다수당을 차지한 여당의 뜻대로 공수처법이 통과될 것은 이미 예견된 바다. 그러나 여야가 서로 다른 의견이면 조근조근 의논해 합의할 방법을
추미애-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정치권을 뒤흔들며 클라이맥스로 달려가고 있다. 이 사태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윤석열 검찰총장은 직무에서 배제한 명령의 효력을 임시로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직후 직무에 복귀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전지검에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3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했다. 여권이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해 왔던 원전 수사와 관련, 구속영장 청구라는 초강수를 두며 강제 수사에 나선 셈이다. 원전 자료를 대량 삭제한 해당 공무원들이 구속되면 백운규 전 산자부 장
춘추시대 손무가 쓴 손자병법에는 36계가 있다. 이중 반간계는 33번째 계책으로, 적의 첩자를 역이용해 적을 속이는 기만전술 가운데 으뜸으로 친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주유가 펼친 반간계다. 조조는 오나라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주유의 친구이자 자신의 참모인 장간을 주유에게 보냈다. 주유는 장간과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해 자는 척하며 채모와 장윤이 보낸 것처럼 꾸민 편지를 흘렸다. 여기에다 황개를 고육계로 활용해 조조로 하여금 채모와 장윤을 오나라의 첩자로 오판하게 했다. 결국 반간계에 넘어간 조조는 수전에 강한 장수
“코로나19가 빨리 잡혀야 할텐데….”하루에도 몇번씩 중얼거리는 혼잣말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300명으로 넘어가고, 수도권과 강원도는 1.5단계로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됐다. 이대로라면 또 다시 2단계로 강화될 듯 싶다.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실시되면 식당이나 커피숍, 스크린골프장, 노래방, 당구장 등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니 그들의 고통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고통을 받아온 영세소상공인들의 한숨과 고통이 더 깊어지면 그들이 무슨 희망으로 버티어낼까.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우
윤석열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11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아직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은 윤 총장의 차기 지지율이 24.7%를 기록,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22.2%)와 이재명 경기지사(18.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인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지난달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내면서 지지율이 급등했다.여야 정치권은 그야말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형국에 빠져들었다. 우선 여권은 윤석열
진나라 시황제를 섬기던 조고란 환관이 시황제가 죽자 유조를 위조해 태자 부소를 죽이고, 나이 어리고 어리석은 호해를 황제로 옹립했다. 조고는 호해를 온갖 환락 속에 빠뜨려 정신을 못 차리게 한 다음 교묘한 술책으로 승상 이사를 비롯한 원로 중신들을 처치하고 자기가 승상이 되어 조정을 한 손에 틀어쥐었다. 어느날 조고는 중신들 가운데 자기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자를 가리기 위해 술책을 썼다. 사슴 한 마리를 어전에 끌어다 놓고 호해한테 말했다. “폐하, 저것은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폐하를 위해 구했습니다.” “승상은 농담도 심하시오
현대에서 정치의 이상향은 어떤 것일까.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우물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 있으랴.” 태평성대의 대명사 격인 ‘요순시대’의 격양가에는 좋은 나라, 좋은 지도자란 서민들이 나랏일 신경 안 쓰고 자기 일만 하게 하는 존재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 인류역사상 정치가 있는 듯 없는 듯 여겨졌던 날이 며칠이나 있었을까. 인류 역사는 권력투쟁의 역사로 이어져왔기 때문이다.이 나라 민주주의 역사도 피와 땀으로 얼룩져있다. 일제로부터 광복이후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겪었고, 자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얼마전 ‘한국 진보통치자들이 발산한 내면의 권위주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와 여권 인사들을 평가하면서 “남에 대한 비판은 잘하면서 남의 비판은 못 참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425년 세종대왕의 어록에서 “나는 고결하지도, 통치에 능숙하지도 않소. 하늘의 뜻에 어긋날 때도 있을 것이오. 그러니 내 결점을 열심히 찾아보고, 내가 그 질책에 답하게 하시오”라는 구절을 인용해 문재인 정부에 뼈아픈 조언을 던졌다. 진보진영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정부보다 평등하고 개방적이며,
북한에 피살된 공무원의 유족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위로편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얼마전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수부 공무원의 아들인 이 모 군이 문 대통령에게 쓴 편지의 답장 형식이었다. 문 대통령은 A4 용지 한 장 분량의 편지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면서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면서 ‘월북’으로 판단한 해경 수사로 고인의 명예가 훼손된 만큼 관련 수사를 조속히 종결해 달라고 촉구했다.야당도 개탄스럽다는 반응이
공정성 논란이 뜨거운 여의도 정치판에 ‘이해충돌방지법’이란 이름의 폭탄이 터졌다. 이해충돌방지법은 당초 지난 2015년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핵심내용이었지만 당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통째로 삭제된 바 있다. 이 법안은 그 이후 19·20대 국회에서 잇따라 제출됐지만 무산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미묘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건으로 공정성 논란에 시달리던 여당이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관련 의혹 등을 계기로 이해충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 군휴가 특혜의혹 공방전으로 도배되고 있다.야권의 공격이 거세지자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지난 해 조국 장관 사수에 나섰던 당시와 비슷하게 온갖 수사(修辭)를 동원해 추 장관 비호에 나서는 모양새다.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서씨는)‘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논평했다가 야권의 반발을 샀다.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반칙과 특권에 왜 난데없는 안중근 의사
더불어민주당의 잇따른 헛발질이 여권에 대한 여론의 반감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지도 않다. 이런 측면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록 지금은 정부여당을 구석에 몰아넣고 공세를 퍼붓는 양상이지만 절대 자만할 일이 아니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적지않다.우선 여당 대표 출신의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특혜성 휴가 논란이 통역병 지원과정에서의 청탁논란 등 군복무전반에 있어서의 불공정·특혜논란으로 번지고 있어 여권에 상당한 타격이 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서민들이 빚을 내 집을 사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자 “집값 인상 기대 때문”이라고 답했다가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헤프닝의 전말은 이렇다. 포항북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노 실장에게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냐’고 물었다. 노 실장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노 실장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수도권의 공공택지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37만호로 사전 청약 6만호, 본청약 18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한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의 청원글이 화제다. 대통령과 측근 참모들을 통렬하게 질타하는 이 글에 대한 반응 역시 찬반양론으로 나뉘었다. 원고지로 약 70매에 달하는 ‘시무7조’ 청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청원인은 코로나19로 적지 않은 사람이 죽고, 이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서민들의 삶이 더욱 힘겨워진 현실을 적나라하게 적시한 뒤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며 시무 7조를
코로나19가 종교지도자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일련의 종교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에게 코로나19는 절대자가 인류에 내리는 일종의 종교적 고난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엄청난 전파속도와 치사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대하는 종교지도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대범한(?) 행보를 보여 세인을 놀라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얘기다.이만희 총회장의 경우 당초 코로나에 감염된 신도들의 명단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오히려 검사를 받지말라고 독려했다가 방역지침 위반과 방해 의혹으로 구속돼 재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더블스코어 차이를 보이던 미래통합당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다가 마침내 역전되고 말았다.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8월10일~12일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집계 결과 통합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1.9%p 상승한 36.5%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1.7%p 내린 33.4%였으며,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3.1%p로 나타났다. 통합당 지지도는 역대 최고치로, 통합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추월한 건 창당 이래 처음이다. 특히 4·15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한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