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고 특정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과 빛나는 꿈을 이야기하는 새해가 밝았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엔 이 모든 꿈과 희망이 현실로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누군가 말했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여성 특유의 포용력과 이해심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검은 토끼’와 함께 온 새로운 1년이 시작됐다. 여성의 삶을 소재로 여성들이 주연한 영화 2편을 소개한다. 막막한 어두움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여성들의 모습에서 꿈과 희망을 발견하길 기대하면서. 여직원들의 연대가
그 옛날 현자(賢者)들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그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책망할 건 없다. 솔직히 말하면 인터넷과 휴대폰이 장악한 지금 시대에 ‘책’에서 ‘길’을 찾는 이들이 주위에 얼마나 있겠나. 지극히 적은 숫자일 게 뻔하다. 그러나, 다시 돌아보면 책은 인간에게 위로와 위안을 선물해왔다.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그것까지 부정하긴 어렵다.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곧 닫히고, 이어 새로운 희망으로 맞이할 2023년이 열리는 시기다. 시끌벅적한 연말 모
계절은 저마다 제 이름값을 한다. 뚝 떨어진 기온 탓에 두꺼운 외투 차림으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겨울. 올해의 마지막 달인 12월도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몸만이 아닌 마음까지 추워지는 이 계절.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인 인간에겐 육체와 정신을 데워줄 위로가 필요하다. 그 위로의 주요한 재료가 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사랑’과 ‘희망’이 아닐지.고래로부터 시인은 언어의 조탁을 통해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왔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세밑. 차가운 세상과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시집 3권과 만나보는
불어오는 바람이 부쩍 차가워진 12월 중순. 매운 날씨 탓에 야외활동을 하기 어려운 시기다. 너나없이 따뜻한 거실이나 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이럴 땐 영화 한 편 감상하는 것도 잠시잠깐 추위를 잊을 수 있는 유용한 여가 보내기 방편이 아닐까.세상엔 감독과 배우의 숫자만큼 다양하고 많은 영화가 있다. 그중 어떤 걸 선택해 볼지는 개인의 취향에 달렸다.혼자 있을 때면 생각이 많아지고 무언가를 골똘히 고민해보는 계절인 겨울. 내친김에 인간과 세상이 어떤 양상으로 존재하고, 변화해나갈 것인지 한 번쯤 떠올려보고 싶은 이들에게 어
2022년 12월 첫날이었다.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마지막 달. 11월 말까지 봄처럼 따스했던 날이 그날은 맵고 찼다. 북쪽에서 불어온 찬바람 탓에 체감온도가 영하 5도는 됐을 듯.포항 남구 대송면 조박지 인근을 걸어보기 위해 정오쯤 북구청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에 올랐다. 부쩍 쌀쌀해진 날씨이니 빈속으로 산책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차에서 내리니 연일전통시장이 지척. 따끈한 순두부찌개가 겨울 점심으로 제격이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딸려 나온 밑반찬이 깔끔했다. 게다가 음식을 가져다준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의
동빈큰다리를 건너니 불어오는 바람에 소나무 향기가 실렸다. 코끝을 기분 좋게 간질이는 좋은 냄새다. 초겨울 도심의 회색 거리가 환해졌다.5분이나 걸었을까? ‘울울창창(鬱鬱蒼蒼)’이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을 풍경이 모습을 드러냈다.쭉쭉 뻗은 키 큰 소나무와 계절을 잊고 피어난 새하얀 장미, 거기에 산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조각상들까지.이름 하여 ‘포항 송도 솔밭 도시숲’이다. 도시와 숲이라는 이질적 두 단어가 여기선 불협화음이 아닌 최상의 하모니를 이룬다.송도 솔밭 도시숲은 어떻게 생겨나고 조성된 공간일까?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
신문 연재소설이 전작소설의 창작보다 어려운 건 ‘독자와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닐지.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스타일과 집필 패턴을 조절하며 쓰는 게 가능한 전작소설(여러 회로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 발표하는 작품)과 달리 연재소설은 ‘매일, 혹은 매주 같은 시간에 신문 구독자들이 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마지막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창작될 수밖에 없다.그러기에 이전 신문 연재소설은 많은 에피소드를 낳았다. 1974년 시작돼 10년을 ‘한국일보’에 게재된 황석영 작가의
“먹는 것 조절하고 많이 걷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자신과 아들 둘 모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시인 A씨의 말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당뇨로 고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걸 알 수 있다.당뇨는 소변에 당분이 많이 섞여 나오는 병으로 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단백질인 인슐린이 부족해 생기는 것이다. 갈증과 잦은 소변으로 고생하는 당뇨병 환자들. 정도가 심한 경우엔 인슐린 주사까지 맞아야 한다.인체에서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그 양이 적은 경우인 ‘제2형 당뇨’는 고지방·고단백 음식이 일상화된 식단 변화와 운동 부족이 병의
‘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물리적인 움직임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산책, 도보, 걷기 등의 단어 속엔 ‘철학적 함의(含意)’가 담겨 있다.승려들은 일정 기간 동안 좁은 방이나 토굴에 스스로를 가두고 거기서 인간과 세계의 본질을 찾기 위해 정진한다. 우리가 동안거(冬安居)와 하안거(夏安居)라고 부르는 수양의 방식이다.그러나, 동안거나 하안거는 종교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당한 경지에 오른 이들이 취하는 수양의 방법. 일상에 쫓기는 보통 사람들에겐 그럴 여유와 시간이 없다.승려들이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으로 어떤 지향점에 이르고자
11월의 하늘은 티끌 한 점 없이 잘 닦인 유리잔처럼 투명했다. 푸른 보석처럼 빛까지 났다. 선물 같은 날씨 속에서 ‘산책의 공간’을 찾아가는 여정은 유쾌했다.포항 시내에서 209번 버스를 타고 30분 남짓. 도구해수욕장이 지척인 동해면 행정복지센터 앞에 기자를 내려놓은 차는 다음 정거장을 향해 떠났다.행정복지센터 바로 옆엔 동해초등학교가 자리해 있었다. 야트막한 담장 뒤로 키 큰 소나무들이 근사하게 늘어섰다. 파스텔로 색칠한 그림처럼 예쁜 학교다.일제강점기인 1928년 동해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다니 역사가 100년에 가까운 초등학교
비단 여름 한철만이 아니다. 포항의 주요 해수욕장 가운데 하나인 영일대해수욕장에선 계절과 무관하게 젊은이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7~8월엔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며 휴가를 보내는 청년들이 많고, 겨울엔 한적한 해변 풍경을 즐기며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 20~30대가 흔한 장소가 바로 영일대해수욕장.그렇다면 가을이 무르익은 요즘은 어떨까? 지난 주말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영일대 해변을 산책했다. 드물게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해수욕장인 그곳엔 크고 작은 카페와 주점을 포함해 젊은이들이 즐길만한 ‘핫 스폿(Hot spot)’이 적지
TV와 라디오에 출연한 의사와 자칭 ‘건강 전도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걷기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이는 재론의 여지없이 검증된 사실이다. 특별한 준비물이나 비용 없이도 가능한 ‘걷기’는 건강을 염려하는 이들이 반가운 선물처럼 선택할 수 있는 고효율의 운동이 분명하다. 아무런 노력이 없어도 기본적인 체력과 신체 건강이 유지되는 20~30대를 지나 중년에 이른 남녀들은 예전 같지 않은 몸 상태에 이른바 ‘건강 염려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이때 필요한 게 걷기, 그중에서도 산책이 아닐까?산책(散策)이란 ‘휴식을 취하며 건강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 소슬하게 불어오는 바람, 저 먼 산에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색색깔의 나뭇잎….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집에만 있기에는 뭔가 아쉬운 가을날이 성큼성큼 지나가고 있다. 누구라도 가방을 꾸려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계절.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새로운 공간으로 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로 집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2022년 10월 오늘의 현실. 이 안타까움을 달래줄 적당한 방법이 없을까? 단풍 든 숲이나, 석양 아름다운 바닷가로 갈 수 없는 독자들을
커피가 ‘한국인의 기호품’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21세기 초반만 해도 인스턴트커피에 설탕과 프림을 섞은 믹스커피가 주류였지만, 대세가 원두커피로 기운 후 향과 맛에 민감해진 이른바 ‘커피 애호가’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전국이 그러하니 포항이라고 다를 바 없다. 관광객들에게 ‘푸른 물결 동해를 품은 포항의 핫 스폿’으로 불리는 영일대해수욕장엔 현재 수십 개의 커피숍이 성업 중이다.한꺼번에 100명이 넘는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커피전문점부터 10여 평 남짓의 조그만 커피 가게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고, 거기서 만들어내
가을 여행지로 각광받는 유명한 산은 물론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 이름 없는 조그만 산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간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푸르게 높아진 하늘 아래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데이트 하는 젊은이들의 환한 얼굴이 정겹다. 중년들은 그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본다.가을은 누가 뭐래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계절이 아닐까? 그래서다. 오래전 선현들은 이때를 독서하는 시간으로 쓰라고 조언했다.‘활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아무래도 책 읽기보다는 영화 보기에 익숙한 듯하다. 인간이란 시대의
지난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의 명령을 받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공습하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두의 기대와는 다르게 긴 시간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 두 나라의 전쟁은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 등의 가격을 치솟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인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 경제 문제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양국의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은 그것을 결정하는 소수의 통치권자가 아닌, 전쟁이 만들어낼 이익과는 무관한 다수 국민의 희생을 불러
“열일곱, 열여덟 어린 나이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장사상륙작전 참전 학도병들의 애국심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21일 오전 10시 30분 영덕 남정면 장사해수욕장에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이 열렸다.이 행사는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크게 기여해 전황 역전의 기폭제가 된 장사상륙작전 참전자 772명을 기리기 위해 준비됐다.젊은 열정과 애국심을 무기로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이들 중 600여 명은 채 스물이 되지 않았던 소년들.이들은 불과 보름의 짧은 훈련기간을 거쳐 북한군 주력부대와 맞붙었
가본 사람은 물론이고, 심지어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안다. 프랑스 파리는 ‘낭만’이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도시다.거길 찾는 여행자들은 환하게 불 밝힌 에펠탑 아래서 이른바 ‘인생사진’을 찍고, 센 강 위를 유유히 떠가는 유람선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샹송을 듣는다.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파리. 기자 역시 6년 전쯤 일주일간 파리에 머물 때 어디선가 좋은 향기가 풍겨오는 노천카페에 앉아 순수했던 소년의 마음으로 돌아가곤 했다.파리는 또한 영화와 문학의 도시다. 그래서다. 예술을 아끼고 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명절에 식구들 만나기도 어려웠던 지난해와 지지난해.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된 올해 한가위엔 2년 넘는 시간 동안 소원했던 친척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그간의 소식들을 전하며 정담을 나눴다.명절을 앞두고 포항 등 경북 일대를 덮친 태풍이 많은 수의 사상자를 내고, 재산 피해도 컸다는 건 안타까운 소식이다.온전히 추석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이재민들에겐 앞으로도 위로와 온정의 손길이 필요할 듯하다.인간의 삶에서 수난과 고통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어떤 고난도 함께 헤쳐 나가고자 하는 연민과 나눔의
젊은 시절.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낯선 아시아의 거리를 헤매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지명이 있다. 아니, 비단 배낭여행자가 아니더라도 적지 않은 한국인에게 분명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카오산 로드(Khaosan road).태국 방콕은 인근 국가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을 묶어 1~2개월 혹은, 더 긴 기간 동안 돌아보고 싶은 청년들에게 거점 같은 도시다.패키지여행이 아닌 개별적인 자유여행을 계획한 이들이라면 보통 한국에서 방콕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 가장 먼저 카오산 로드로 간다.거기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