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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나에게 날짜를 세어준다어느 날 내 심장 속으로 콱 들어와 방 한 칸,집 한 채나는 방 안에 누워 있고, 방은 내 심장 속에서뛰고 있다 방은 아직 살아 움직이고 있다옥탑의 문 앞까지 계단이 시간을 끌어올리고 있다계단이 가쁜 숨을 몰아 검은 발자국들내 목구멍까지 끌어올리는 날, 아침심장마비로 침대 위에 누워 있을 방,날짜도 세다 말고 멈춰버릴 방,월세도 못 내고 굳어버릴 방,썩어 소리 없이 지워질 방,위의 시에 따르면, 시인의 심장은 ‘집 한 채’와 같으며, 그 ‘집-심장’ 속엔 ‘방 한 칸’이 “콱 들어와” 있다. 마음속의 방이
시
등록일 2023.03.15
게재일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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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사이로 바다가 보이네소라고둥의 집을 짓고 사는 이여바다는 앞마당에 와서아무 말 없이둘러만 보고다시 돌아가네어부의 집은 고깃배처럼미끄러지네좀더 기우네어부는 자신이 사는 집도 바다와 관계한다. 바다가 그의 집 앞마당까지 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어부는 고독한 사람이다. 바다가 “둘러만 보고/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면 말이다. 바다와 그는 섞이지 않는다. 저 어부는 시인을 의미하기도 할 테다. 바다라는 세상에서 시를 낚는 사람. 그렇다면 시인의 집은 고깃배다. 그에게 다가오지만, 그와 섞이진 않는 세상 위로 미끄러지면서 기우
시
등록일 2023.03.14
게재일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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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안식일의 나자는 할머니 코에 손가락을 대보기도 한다얻어 온 햄스터의 이름을 지으며 울기도 한다강아지를 처음 데려온 날강아지의 죽음을 계산해보기도 한다나는 매일 안식을 취한다감당할 수 있을 만큼 분할된 고통 속이다안식일은 노동을 쉬면서 신께 기도를 드리는 날이다. 반면, 유혜진 시인에게 자신의 ‘모든 안식일’은 죽음을 생각하는 날이다. 그날 시인은 할머니의 살아계심을 “코에 손가락을 대보”며 확인하거나 햄스터의 이름을 지으면서 그 짧은 운명에 눈물을 흘린다. 또는 강아지가 죽을 날을 계산하기도 한다. 시인에게 안식이란, 저렇듯
시
등록일 2023.03.13
게재일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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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산재보험 보수총액신고서를 받았는데 고용보험 보수총액 작성 칸에는 1월∼6월, 7월∼12월로 칸이 나뉘어 있는데 작성방법이 어떻게 되나요. 2022년 7월 1일자로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요율이 1.6%에서 1.8%로 인상됐습니다. 따라서, 보수총액도 7월1일 이전과 이후 지급된 금액으로 나눠 신고하셔야 기간별 보험료율에 맞게 보험료가 정산될 수 있습니다. 연도 말에 지급되는 성과급, 상여금 등이 근로제공 전체기간에 귀속되는 경우에는 기간별로 배분해 신고하시면 됩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사용하는 사업장입니다.
상담
등록일 2023.03.12
게재일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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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숲에 들어와낙엽 되어 앉아 있을 때맑은 눈 맞추며앉아 있던 박새포르릉떠나버린 나뭇가지만져보니따뜻하다나뭇가지에서 외로이 떨어져 낙엽이 된 시인. 하지만 외로운 이에게도 눈을 맞추는 존재자가 있다. ‘맑은 눈’을 가진 하늘 위 저 박새가 그것이다. 이 박새와 마주하기 위해서는 홀로 숲에 들어와야 하리라. 물론 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박새는 얼마 뒤 시인 앞을 떠나버릴 터이나, 나뭇가지에 체온은 남겨두는 것. 시인은 자신이 떠나온 나뭇가지를 만지며 그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하여, 우리의 삶은 외롭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시
등록일 2023.03.12
게재일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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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4말 5초’로 예상됐던 대중교통 내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가 이달 중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1단계 시행 이후 1개월 정도 방역상황을 살펴보고 그간 제기된 민원사항 등을
건강
등록일 2023.03.09
게재일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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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온몸이 가렵고 울긋불긋해지는 두드러기는 감염이나 약물, 음식 등에 의해 생기고 대부분 하루 이내에 증상이 사라진다.그러나 거의 매일 나타나며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만성 두드러기도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한다.□ 두드러기가 뭔가요두드러기는 갑자기 발생해 가려운 증상과 경계가 명확한 홍반성 팽진이 생기고 혈관부종을 동반할 수 있으며 대부분 하루 이내에 증상이 좋아지는 점이 특징이다. 전체 인구의 15∼20%가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며, 특히 아토피 환자에서 발생률이 높다. 팽진의 발생이 6주를 넘기지
건강
등록일 2023.03.09
게재일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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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어오는 城門밖의 거리도야지를 몰고 가는 사람이 있다엿방 앞에 엿궤가 없다양철통을 찔렁거리며 달구지는 거리 끝에서 江原道로 간다는 길로 든다술집 문창에 그느슥한 그림자는 머리를 얹혔다이 시는 4개의 연을 통해 4개의 장면이 잘 정제된 표현으로 묘사한다. 각 연은 어두운 색조로 채색된 듯한 느낌을 주며, 묘사 대상들은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들이다. 성 바깥이라는 제목부터가 어떤 소외감을 느끼게 해준다. 1연의 “어두어오는 城門밖”이라든가 2연의 “엿궤가 없다”라는 시구는 사라짐, 상실감과 관련된다. 3연의 이주자의 달구지와 4연
시
등록일 2023.03.09
게재일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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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누가 와야 한다산은 무너져 가고/ 강은 막혀 썩고 있다/ 누가 와서/ 산을 제자리에 놔두고/ 강물도 걸러내고 터주어야 한다물에는 물고기 살게 하고/ 하늘에 새들 날으게 하고/ 들판에 짐승 뛰놀게 하고/ 草木과 나비와 뭇 벌레/ 모두 어우러져 열매 맺게 하고우리들 머리털이 빠지기 전에/ 우리들 손톱 발톱 빠지기 전에/ 뼈가 무르고 살이 썩기 전에/ 정다운 것들/ 수천 년 함께 살아온 것/ 다 떠나기 전에누가 와야 한다소설가 박경리의 시집 ‘우리들의 시간’(2000)에 실린 시다. 기후 위기 등으로 생태 문제의 심각성이 강조되는
시
등록일 2023.03.08
게재일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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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이 흙탕물 그대로 있기를 바란다(…)흙은 물을 만나 더러운 흙이 되는 게 아니다물은 흙을 만나 흐린 물이 되는 게 아니다흙탕물이 튀어서 내 마음이 더러워진 적은 없다한때는 분노와 증오의 붉은 흙탕물이 되어내가 썩어간다고 생각했으나이제는 흙탕물이 흙탕물 그대로 있는 게 아름답다모내기를 끝낸 저 무논을 보라물은 흙탕물이 될 때 비로소 흙에서 어머니를 만난다흙은 흙탕물이 될 때 비로소 물에서 모를 키운다 (부분)흙 속에 잘 묻히기 위해서는 흙과 섞이는 것을 더러워하거나 “내가 썩어간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흙탕물에서 모는 자라
시
등록일 2023.03.07
게재일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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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걷는 산책로 옆에 새가 엎드려 있다설마 알을 품는 건 아니겠지, 죽은 새일까들춰보니 구더기와 풍뎅이들이 우글거린다그가 안간힘으로 품어낸 아수라,속으로부터 썩어들어가며먹여 살린 우주,스스로 무덤이 된안으로부터의 부활 (부분)“스스로 무덤이” 돼 벌레들이 살 수 있는 우주를 마련해줄 때, 죽음은 “속으로부터 썩어들어가며” “안으로부터의 부활”을 이루어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우주는 죽음과 부활을 통해 갱신된다. 모든 죽음이 부활하는 것은 아니다. 부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른 존재자들을 위해 죽은 자신을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
시
등록일 2023.03.06
게재일 20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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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산재보험에 가입된 사업장으로 보수총액신고 제출 안내문을 받습니다. 2022년도 연도 중에 상용근로자가 모두 퇴사(퇴직 정산)하고, 현재는 근로자가 한 명도 없는데 2022년도(귀속) 보수총액 신고를 해야 하나요. 매년 3월 15일까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 사업장의 사업주는 전년도 납부한 월별보험료를 정산하는 동시에 금년도 납부할 보험료 산정을 위해 상용, 일용, 그 밖의 근로자를 모두 포함해 반드시 보수총액을 신고해야 합니다.상용근로자가 모두 퇴사하고 퇴직정산을 실시해 상용근로자 보수총액신고 대상이 없더라도,
상담
등록일 2023.03.05
게재일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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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대, 나의 짐승이여,이 이빨과 발톱을 어찌하면 좋을까요찢긴 살과 혈관 속에 남아 있는이 핏기를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것일까요그럼에도 불구하고,아직 무언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어떤 어둠에 기대어 가능한 일일까요어떤 어둠의 빛에 눈멀어야 가능한 일일까요세상에, 가능주의자라니, 대체 얼마나 가당찮은 꿈인가요 (부분)시인은 위의 시에서 제시된 ‘가능주의자’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미래가 꽉 막혀 있는 우리 시대에는 저항의 시가 더욱 필요하기에. 여기서 저항은 정권에 대한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 삶의
시
등록일 2023.03.05
게재일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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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같은 화염의 순간도시간의 내부에서 움직이는 번민혁명도 파국도시간이 앓는 그림자다비애 같은 어쩌면허공에 방전되는 번개 같은그러나 창밖에 겨울비가마지막 이파리를 부르고가는 사람과남는 사람 사이에서과거는 먹구름미래는 눈보라그리고 오늘은, 웃음과 울음이 뒤섞인불가해한 숲!시간에서 불이 타오를 잠재성을 읽는 것, 그것은 “허공에 방전되는 번개”를 붙잡는 일이리라. 나아가 그 번개의 방전이 “마지막 이파리를 부르”는 겨울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 그것은 불꽃에서 시간의 그림자를 투시하는 것이다. 번개가 방전되고 있는 허공
시
등록일 2023.03.02
게재일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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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대가대병원)이 최근 4주기 의료기관 인증평가에서 ‘인증’을 획득했다.의료기관 인증제도는 환자 안전과 질 향상을 위한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유도해 의료소비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이다.대가대병원의 4주기 의료기관 인증평가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실시 됐으며 △기본가치체계 △성과관리체계 △환자진
건강
등록일 2023.03.02
게재일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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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오히려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보이는 것은 보이는 만큼보여주면서 멀어져 가지만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는 만큼 보여주지 않으면서 가까이 다가온다보이지 않는 바람이 늘 내 귀밑머리에 앉아 있다보이지 않는 사상이 늘 내 가슴속을 차지하고 있다시인은 역설적으로 “보이는 것”은 “멀어져 가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고 말한다. 시는 어떤 대상의 보이지 않는 면을 보기 위해 마음을 다할 때 형성된다. 시 쓰기란 보이지 않는 것, 잠재해 있는 것이 우리 삶과 세계를 지탱하고 형성하
시
등록일 2023.03.01
게재일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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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잡곡밥, 청국장, 도토리묵, 마늘, 고추 장아찌를 곁들인 저녁을 먹었다설거지를 하고 엄마와 함께 소양, 해지는 들녘을 걸었다가팔랐던 내 마음도 어느새 평평해졌다엄마가 살아왔던 이야기들이 벼이삭처럼 자라는 해지는 들녘이었다차랑차랑 벼이삭을 흔들며 단내 나는 바람이 불었다고단하고 쭈글쭈글했던 엄마 삶이 조금씩 펴지고 있었다엄마 손은 고즈넉했으나그 손을 오래도록 잡고 있으면문자로 요약될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졌다난 이 따뜻함에 기대어서로 품고 스며드는 시간 속으로 가고 싶었다평평한 들녘에 어머니와 함께 평평하게 손을 잡고 걷는다.
시
등록일 2023.02.27
게재일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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