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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운다느티나무 잔가지에 앉아나무는 울음에 맞춰 몸 흔든다울음이 가지를 누르면 하늘이 올라간다울음을 먹고 자라는 이파리까치의 울음은나무가 살아가는 힘이다자신의 곁-‘잔가지’-에 앉은 까치의 울음으로부터 살아가는 힘을 얻는 느티나무. 이는 ‘클리셰’라고도 하겠지만 세계의 존재자들이 삶을 살아가는 양상임을 부정할 수 없다. 존재자들은 사물의 울음들을 먹으며 자라나며 그 “울음에 맞춰 몸 흔”들며 살아나가는 것, 이 몸 흔들기가 시인의 입장에서는 시 쓰기가 될 것인데, 그것은 “울음이 가지를 누르”자 올라가는 하늘을 향하여 비상하고자
시
등록일 2022.10.12
게재일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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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틀어막고 우는 울음도 있지만그냥 그래도고여 있는 울음이 있다놀러온 인간들이 다 꺼내 마시고웃고 떠들다 만취할 때까지쏟아지지 않고그저 자리만 옮기는 울음내 안에서 네 안으로그것은 옮겨간다역의 대합실에서잠든 밤 기차로 옮겨가는 여행자처럼끝내 고요한 울음이 있다늘 수평하고초지일관이므로누구도 그에 대해 뭐라 하지 못하고지나갈 땐 그 앞에서 예를 갖춘다울음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 시는, 흔한 감상에 빠지지 않고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슬픔의 어떤 면을 드러내면서 독자에게 묘한 감동을 준다. 시인이 주목하는 ‘울음’은 “쏟아지지 않고”
시
등록일 2022.10.11
게재일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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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도 없이 어떤 기적도 생각할 수 없이나는 어두운 제단 앞으로 나아갔다그때 난 춥고 가난하였다 연신 파랗게 언 손을 비비느라경건하게 손을 모으고 있을 수도 없었다그런데 얼마나 손을 비비고 있었을까그때 정말 기적처럼 감싸쥔촛불이 켜졌다주위에서 누가 그걸 보았다면, 여전히 내 손은 비어 있고 어둡게 보였겠지만젊은 날, 그때 내가 제단에바칠 수 있던 건오직 그 헐벗음뿐, 어느새 내 팔도훌륭한 양초로 변해 있었다나는 무릎을 끓고 어두운 제단 앞으로 나아갔다어깨에 뜨겁게 흘러내리는 무거운 촛대를 얹고시의 화자는 “손을 모으고 있을 수도 없
시
등록일 2022.10.10
게재일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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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이든 남녘이든그래 맞다일만 하다 떠나가는 곳이니라얼마나 많이 기다렸는지너를 보게 될까 하여오래도록 기다렸다세상은 일만 하다 떠나가는 곳얘야 날아다니는 혼이 되어이곳에서나 다시 보자다시 만나자야, 38선 없애버리고 오너라. (부분)‘38선’을 없애는 주체는 역사와 체제에 희생당한, 일만하며 살다가 죽는 이들이어야 한다고 시인은 북에 계셨던 어머니의 입을 빌어 말한다. 분단은 가족과 이별해야 했던 민초들에게 가장 아픈 것이었으며, 분단 이후 남북은 그들에게 일만 시키는 세상이었다. 시인은 이젠 저승에 계신 어머니와 혼이 되어서라도
시
등록일 2022.10.06
게재일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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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한 손으로 젖을 움켜쥐고넓은 들에서 하늘로 무너지는강을 보고 있다강에는 강물이 흐르고물 속에서 날개가 젖지 않은새 한 마리가강을 건너가고 있다(부분)위의 시에는 강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과 그 아이를 바라보는 시적 화자의 시선이 교차된다. 아이의 시선에 의해 비추어진 대상은 뒤의 연에서 묘사되고 있으며, 시적 화자의 눈에 포착된 강을 바라보는 아이는 앞 연에서 묘사되고 있다. 이런 묘사의 교차 속에 놓여 있는 “하늘로 무너지는/강”이나 “물 속에서 날개가 젖지 않은”이란 모순적 표현은 착란의 느낌을 준다. 시인은 하나의 그림
시
등록일 2022.10.05
게재일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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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에 내려가려면,날개가 있어야 하리(중략)심연을 잃고물 밖에 떨어진 잎사귀그게 나다.도망은 끝난 지 오래다물을 움켜쥘 어떤 발톱도가지고 있지 못하기에심연 속에가득한 날개가모래와 자갈을 헤치며물 속을 뒤엎을 때,흐린 잎맥의 기억으로폭풍을 예감할 뿐 (부분)시인은 비록 “심연을 잃”었지만, 심연과의 끈을 “흐린 잎맥의 기억”으로 놓치지 않으면서 심연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증언한다. 심연은 우리의 일상적 시간성의 선을 끊어버리며 저 깊이 검게 자리를 차지한 공간이다(그러나 외연을 짐작할 수 없어 공간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러한
시
등록일 2022.10.04
게재일 20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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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다녀갔다베란다 빨래줄에 매달려 있는양말과 철 지난 옷들이 증거다(중략)흙갈이를 하지 않아 돌멩이보다 단단하게 굳은검은 흙덩이가벌써 여러 해 전에 죽은 고목나무와 함께 말라가고 있다아내는 눈물이 많은 여자다말라 가는 빨래의 소매에서아직도 떨어지고 있는 물방울빈 항아리의 주둥이를 적시고 있다세상이 한증막 같다는죽은 아내의 목소리가햇볕에 달구어진 붉은 항아리에서거미와 함께 올라온다(부분)시적 화자는 빨래에서 죽은 아내를 생각할 만큼 그리움에 사무쳐 있다. 그는 그리움에 지쳐, 고목나무처럼 이미 죽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물
시
등록일 2022.10.03
게재일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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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 와서 눈 덮인 벌판을 바라본다간이역도 없는 마을에웬일로 텅 빈 기차는 어둑하게벌판을 달려가고그때마다 길은 다시 끊기고,나는 지나간 밤 여인숙 방에서 치던낯선 여자와의 그 서툴던 화투판을생각한다나에게 집이 있었던가,돌아보면 희미한 풍경으로남아 있는 먼 데 마을몇 채의 집들눈벌판이 끝나는 곳에서는 또 갯벌이,염하(鹽河)마저 얼고 있을 것이다“텅 빈 기차”라는 이미지는 텅 빈 마을과 공명하면서 삶의 허허로움을 애잔하게 느끼게 한다. 삶은 이 외진 곳에서 무엇인가를 채우지 못한 채 텅 빈 기차처럼 지나가고 있다. 이 허허로움에 맞닥
시
등록일 2022.09.29
게재일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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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에서는 누구나 섬이 된다.섭섬, 문섬, 범섬이 새섬 같은 섬이사람의 배후여서세연교 난간에 한 컷의 생을 걸어놓은 사랑은섬으로 건너가는 일몰이 된다.서귀포에서는 누구라도 길을 묻는다.바다를 향해 흘러내리는길 위에 서서 여기가 폭포냐고,서 있는 곳을 묻는다.당신이 서 있는 거기서부터 서귀포는언제나 서쪽이다. (부분)“언제나 서쪽”에 있는 서귀포는 죽음과 연결된 장소일 것이다. 그곳에서 “생을 걸어놓은 사랑”이 “섬으로 건너가는 일몰”이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서귀포에서의 사랑은 일몰, 즉 죽음을 통과하면서 타인-다른 섬-에게로
시
등록일 2022.09.28
게재일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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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에 앉은여자의 두 손에서는끊임없이열 마리씩스무 마리씩신선한 물고기가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쏟아진다.나는 바다로 가서가장 신나게 시퍼런파도의 칼날 하나를집어 들었다.시인은 ‘여자’의 하얗고 가녀린 손가락의 놀림과 이에 따라 연주되어 나오는 선율의 어우러짐을 햇빛을 받으며 튀어 오르는 물고기의 “빛의 꼬리”라고 표현한다. 그 파닥거리는 ‘꼬리’는 연주하고 있는 음악과 함께 고동치며 흐르고 있을 여자의 싱싱하고 약동하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외면적·내면적인 이미지를 발산하는 음악은 ‘나’를 눈부신 푸른 바다로 이끈다. 건반
시
등록일 2022.09.27
게재일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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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기서만 만날까누가 우리를 풀었나나는 탐지견경수로 안의 실험용 쥐살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날려 보낸 새(중략)위험한데 비명을 지르지 않아서여기가 아니라고 울부짖지 않아서우리가 터지지 않아따라오던 아이들이 다 죽은 날우리의 인내는 협상이 되고상호 거래를 위해 은밀히조직된 대원들이 선두에 섰다남다르다는 건 무슨 말일까 (부분)시인에 따르면 이 시대의 전위가 할 일은 “살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날려 보낸 새”처럼 위험을 선취하여 경고음을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전위는 “여기가 아니라고 울부짖”으면서 폭탄처럼 터져야 했지만, 우리 시대엔
시
등록일 2022.09.26
게재일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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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칼이다. 나의 말로 인해 당신은 패대기쳐진 심장이다.(중략) “정확”하게 비뚤고, 서툴게 “정직”한 나는 당신을 내장처럼 벗겨 버린다.폭죽처럼 터지고, 권투 글러브처럼 터지고, 고름처럼 터지는, 관계.그것이 나와 당신의 관계다.소통은 소통하지 않기 위해 소통한다.관계는 관계하지 않기 위해 관계한다.없는 당신의 세계에서 나는 시인이다.(* 위의 글은 시가 아니라 ‘칼로’라는 산문의 일부이다.하지만 시라고 해도 손색없는 문장이라고 생각되어 옮겨왔다.)위의 글에서 ‘당신’은 독자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지만 시인의 또 다른 자아라고도
시
등록일 2022.09.25
게재일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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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내려와서아파트촌 벤치에 앉아한 조각 남아 있는 육포 안주로맥주 한 병을 마시고지하철을 타러 가는데아 행복하다!나도 모르겠다불행중 다행일지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밑도끝도 없이 와서그 순간은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하면서그 순간은시간의 궁핍을 치유하는 것이다. (부분)맥주 한 병을 마시고 지하철을 타러 갈 때 ‘기습적으로’ 밀려드는 행복감. 우리는 이러한 삶의 환희를 알게모르게 자주 경험한다. 그런데 시인에 따르면, 바로 그 순간이 “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한다. “시간의 궁핍”-시간에 사로잡힌 삶-을 치유하는
시
등록일 2022.09.22
게재일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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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달려온 시간들이들녘에 깔려 밤을 재촉한다길게 울며 언덕을 내려가는염소들은 이제 밤을 볼 것이다구름들은 추억을 볼 것이다더욱 급하게 시간들은 들을뒤덮고 염소와 나무들은어둠속에 있다 우리는모두 어둠속에 있다걸어온 길의 발자국을 기억하는데도우리는 숨가쁘다 대지는 신음으로가득하다 언제 우리는 밤과 함께독이 될 수 있으리오 (부분)위의 시에서 어둠은 어떤 긴박함을 느끼게 하는데, 그 긴박성은 어둠에 내포된 종말의 이미지에서 온다. 어둠이 깔리는 시간, 이제 구름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몸을 감출 것이고, “우리는 모두 어둠속에
시
등록일 2022.09.21
게재일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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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까치는 무리짓지 않는다혼자서 행동한다꽃이 있는 공간을 날지 않는다한 마리 새가잎 진 느티나무 아득한 우듬지외로운 높이에 이를 때까지투명한 가을 하늘 전부를가랑잎 뒹구는 스산한 계곡 캄캄한 깊이를노을에 물든 날개를 흔들며단독자처럼 혼자서 건너지 않으면 안된다 (부분)“높이의 의지”는 혼자서, “가을 하늘 전부를”, 그리고 “계곡 캄캄한 깊이”를 건넘으로써 이룰 수 있다는 시인의 포부가 거대하다. 시인은 대상을 내면화하면서, 상상력이 가진 변용의 힘을 통해 대상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다. 그것은 바로 “캄캄한 깊이”에 들어가
시
등록일 2022.09.20
게재일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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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에 빠진 게이머처럼 사내는 오로지물수제비 떼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사는 동안 그에게도 수평에 배 대었다 떼며 비상하는 돌의그 아슬아슬한 찰나처럼 짜릿한 긴장에 전율할 때가 있었다하지만 물수제비 뗀 돌들 이내 물 속으로 가라앉듯삶은 지나는 순간 지워지고 만다 흔적이란 그런 것이다노을이 떠메고 간 자리 졸졸졸 어둠이 고여물수제비 보이지 않고 풍덩, 돌 빠지는 소리 산을 울린다. (부분)위의 시의 사내는 왜 중독된 듯 물수제비를 뜨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일까? 물에 빠질 듯 수면 위를 타고 날아갈 때 돌이 느꼈을 긴장에 따른 전
시
등록일 2022.09.19
게재일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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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향해 뻗은 가느다란 가지마다빈틈없이 잎을 달고 있는 모습 보시게가느다란 가지만이 잎을 다는 생의 경이를 보시게우람한 역사의 줄기를 살찌우고우수수 낙엽이 되어 종적 없이 사라질초록 이파리같이 빛나는 이야기들 보시게느티나무가 자라 옹이투성이 거목이 될 때까지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자라다 부러진까치집 삭정이 같은 이야기들 보시게.(부분)“우람한 역사의 줄기를 살찌우”는 것은 결국 “종적 없이 사라질” 초록 이파리 같은 이야기들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역사는 그러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자라다 부러진”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역사
시
등록일 2022.09.18
게재일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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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우는 영혼이 우리에게는없습니다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자궁 속에서 죽은 태아같이 웅크리고만 있습니다숨결이 간결해지려면 맑은 어둠을더 많이 들이켜야 합니다울음을 조심해야 하는 밤울음의 구근을 쥐들에게 던져주는 밤은밀하게 흡혈하기 위하여우리는 서로의 흰 목덜미를드러내놓습니다누구의 피가 가장 달까요? (부분)시인에 따르면 “죽은 태아같이 웅크린” ‘우리’에겐 우는 영혼이 없다. 그러므로 “울음을 조심해야” 한다. 우는 영혼이 없는 우리들에겐 운다는 일은 감당하기 힘든 일일 테니까. 대신 우리는 흡혈하듯 “맑은 어둠을 더 많이 들이켜
시
등록일 2022.09.15
게재일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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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과거에 찍힌슬픈 낙인,붓이 어루만지자 백한 가지 고뇌가 흘러나온다캔버스에 다 담을 수 없는음지와 음지대칭점에서 만나면 찬란한 빛을만들어내는지압생트 없이도 황시黃視를 자주 본다예전엔 색이란 색 다 섞어보고꽃에도 구름에도 붓을 찍어 보았으나찾을 수 없었던 색,색의 한계를 넘어선 빛이 붓끝에일렁거린다 (부분)고흐는 지금 매춘부였던 클라시나(고흐가 시엔이라고 부른 여인)를 그리고 있는 듯하다. 그는 클라시나의 몸에 찍혀 있는 고뇌들에서 태양광과 같은 황금빛이 번져나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하여 고흐의 붓끝에는 “색의 한계를 넘어
시
등록일 2022.09.14
게재일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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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할 물건이 많다.집 앞은 이미 버려진 물건들로 가득하다.죽은 사람의 물건을 버리고 나면 보낼 수 있다.죽지 않았으면 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나를 내다버리고 오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할 것만 같다.한밤중 누군가 버리고 갔다.한밤중 누군가 다시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다.창밖 가로등 아래밤새 부스럭거리는 소리“죽은 사람의 물건을 버리고” 있는 시인. 그도 역시 누군가에게 버림받았던 자이다. 하여, 시인도 저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이여서, 누군가에게는 죽은 사람과 같다. 하지만 시인은 ‘누군가’보다 일을 하나 더 하는데, 쓰레기 더
시
등록일 2022.09.13
게재일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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