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여름 휴가철이 절정에 이른다. 스위스도 예외가 아니라서 8월 전후로 불꽃과 축포놀이 등 휴가철의 클라이맥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1일은 스위스 건국일로 19세기 말 우리, 슈비츠, 운터발덴 등의 3개 칸톤(주) 사람들이 이맘 때 외세의 침입시 서로 도와주기로 약속한 협약에서 비롯된다. 그 협약이 동맹의 시작과 동시에 건국의 기원으로 여긴다. 현재 26개의 칸톤으로 구성된 스위스는 조그만 나라지만 그래도 연방 공화국인 것이다. 스위스는 8월1일부터 정치, 문화계 등 각 지방에서 유명한 인물의 연설이나 합창, 경기, 국가 부르기 등의 행사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보덴호수에서 벌어지는 대형 축포놀이는 유명하다. 이 호수는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3개국이 서
1970년 12월7일 오후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폴란드 바르샤바. 이날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이던 빌리 브란트 서독 수상은 무명용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항거하다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는 바르샤바게토 희생자 추념비도 함께 있었다. 한 나라의 국가 원수나 정부수반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면 으레 하기 마련인 의전행사였기에 아무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멀리서 지켜보던 기자들의 시야에서 갑자기 브란트의 머리가 갑자기 사라졌다. 희생자 추념비 앞에서 풀썩 주저앉더니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마주 잡은 채 머리를 숙인 것이다. 당시 보좌관들과 기자 등 참석자들은 피로가 누적되어 쓰러진 것이 아닌가 싶어 무척 놀랐다. 브란트는 무릎을 꿇은 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한가위에 들을 법한 이 노래는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울려 퍼졌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하자 독일축구팬들이 `타게 비 디제(Tage wie diese·이처럼 오늘 같은 날)`라는 노래를 부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준결승전에서 융단폭격 같은 독일의 공격에 브라질이 무너지자 브라질축구팬들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같은 눈물이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희비의 눈물이었다. 실망한 브라질 일부지역에서는 난동과 소요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월드컵축구가 단순한 지구촌의 스포츠축제로만 여길 수 없음을 증명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국가대표선수들의 유니폼만 보더라도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이 최근 안동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국내외에서 130여명의 석학들이 참여했고 포럼기간 중 연인원 1만여명이 이곳을 찾아 유교문화의 재조명을 통해 지구촌의 문명 간 융합과 소통을 했다.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일명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처럼 훗날 세계적인 포럼을 꿈꾸고 있다는 점과 유교문화의 가치가 바로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필자가 여러 번 언급했듯이 스위스의 다보스포럼도 처음부터 지금처럼 세계의 정상급 인사와 정치, 경제계를 주름잡는 쟁쟁한 인사들이 참여하지는 않았다. 다보스포럼은 독일 태생으로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에서 공부했던 클라우스 슈바브 박사가 하버드대학 교수시절에 심포지엄 형
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경제정책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금융의 양적완화다. 쉽게 얘기하면 국채를 매입하고 재정지출을 늘리는 등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 저성장구조에서 탈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베켓효과(Becket Effect)라는 것이 있다. 13세기 들어서야 유럽에서는 화폐경제가 발달하게 된다. 왕들은 제멋대로 화폐를 과도하게 만들어서 나라의 부채를 줄이고 봉건 영주들의 힘을 약화시켜 나갔다. 영주들은 대부분 화폐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과도하게 화폐를 만들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함으로써 영주들의 실질자산 가치를 떨어뜨린 현상을 고전적 의미의 베켓효과라고 부른다. 독일에는 깨어난 시민의식의 상징인 현대판 베켓효과라는 것도 있
스위스에 머물 때의 일이다. 당시 필자의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으로 투루가우 칸톤주에 속한 란트슐라흐트 초등학교 다니고 있었다. 스위스 초등학교에는 학기 도중 아이들의 발달 과정과 상담, 소통 등을 겸한 수업 참관의 날이 있어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특히 그날은 담임 교사로부터 꼭 상담할 사항이 있으니 가급적 시간을 내어달라는 쪽지를 받은 터여서 궁금증이 더할 수밖에 없었다. 반 아이들은 모두 14명. 그 가운데 외국인 학생은 한국인과 이탈리아인이 각각 1명이었다. 담임 교사는 갓 발령을 받은 젊은 미혼여성이었다. 상담에 앞서 수업 참관이 있었다. 과목은 우리나라 식으로 설명하면 `사회` 과목인데 학생들에게 담임선생님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비교적 쉽게 소개하고 있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프랑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달구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경기에는 의례히 예선전이지만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게임도 있고 역사 혹은 감정적으로 뒤얽힌 숙명적인 라이벌게임도 있어 흥미를 돋우기 마련이다. 지난 17일 결승전을 연상케 하는 빅 매치답게 독일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독일 메르켈 총리가 직접 현지를 찾아와 관람했다. 매스컴도 메르켈 총리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독일의 골이 포르투갈 골문을 가를 때마다 환호하는 메르켈 총리의 모습이 TV화면을 통해 세계로 생중계 됐다. 앞서 일본과 코트디브아르 예선전에서 코트디브아르가 골을 넣을 때 내심 우리들은 환호했을 것이다. 둥근 축구공을 통해 잘못된 역사나 감정을 생산적으로 해결해 가며 지구촌이 하나로 뭉쳐야 하지만 현실은
지난주 정치에서 서로 다른 정파가 연합해 하나의 정부를 구성하는 프랑스의 동거정부 `코아비타시옹`(cohabitation)과 제휴나 연립, 연정(聯政) 뜻하는 독일의 `코알리치온`(Koalition)을 언급한 적이 있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오래된 이런 서유럽의 정치시스템은 권력 집중을 견제하면서도 공통분모를 찾아 생산적인 상생과 공존을 모색하라는 유권자들의 민의가 함축된 결과물이다. 정당의 목적이 정권창출이기에 선거에서는 정당들이 치열하게 싸워야 하겠지만 선거후엔 유권자들의 삶과 일상을 위해 머리를 맞대며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는 7월, 새 출범을 앞두고 각 우리 지자체 당선자들도 프랑스의 `코아비타시옹`과 독일의 `코알리치온`(Koalition)을 연상케 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
6·4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막을 내린 것은 선거일뿐 유권자와 시민을 위한 진정한 당선자와 낙선자의 행보는 지금부터일 것이다. 여야가 따로 없다. 유권자와 시민이 바라는 것은 한 가지. 빨리 당리당략을 버리라는 것이다. 선거라는 게임에는 어차피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존재하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차피 정치는 국민과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이긴 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선진정치로 뻗어가기 위해서 승자와 패자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협력과 상생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독일과 프랑스를 살펴보면 프랑스는 유럽의 대표적 중앙집권국가에 해당하며 독일은 지방분권제도가 잘 발달된 연방국
6·4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 예전처럼 소란한 확성기 동원과 율동은 자제되고 있는 편이다. 줄어든 확성기 소리에 비례해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하다. 며칠 남지 않은 선거이기 때문에 일분일초가 황금 같은 시간이라며 길거리나 시장 등 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누비고 다닌다. 한 표라도 아쉬우니 그럴 만하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벼락치기 공부`를 연상케 한다. 우리는 그런 수험생들을 보고 평소에 실력을 닦아야 한다고 따끔하게 일침하지 않는가. 엄격해진 선거법으로 식당은 죽을 맛으로 깊은 한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당선만 되면 서민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동분서주하고 있다. 선거 때 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풍경들이다. 국가개조론마저 나오고 있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로 지방선거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있지만 비교적 차분하고 조용한 움직임이다. 선거가 민주주의 축제라고 하지만 확성기를 동원하고 화려한 율동이 선거 축제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해경의 해체라는 사상 초유의 국가기관 문책 등 국가개조론도 확산되고 있다. 국가를 개조하는데 너와 내가 따로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모두가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다. 주어진 모든 분야에서 맡은 바 할 일을 제대로 점검하고 다짐 할 일이다. 차분한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후보자들이 내거는 공약이다. 실효성 있는 공약인지 듣기 좋은 소리인지 그리고 유권자들이 부담해야 할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가 쓴 책이 유럽과 미국에서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아직 번역판이 나오지 않은 한국에서도 기고나 칼럼을 통해 피케티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책이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다. 독일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Das Kapital)`을 연상시키고 있으며 실제 자본주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맥이 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득불평등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가능하게 됐다는 극찬을 받는가 하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웃돌기 때문에 자본주의 아래에선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일해서 버는 속도를 앞지르기 때문에 지금 세계는 상속 엘리
어린이날, 석가탄신일에 이은 연휴동안 많은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반복되지도 말아야 할 참사임에 틀림이 없다. 재난 안전기구 신설, 매뉴얼 정비, 관피아 척결…. 이제 귀에 따까리 앉도록 반복되는 뉴스와 토론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그걸 모르는 국가와 사회가 이 지구촌에 존재하겠는가. 그것 보다는 시간을 두고 백년대계를 모색하는 심정으로 보다 근원적인 해결점들이 도출됐으면 한다. 지나친 물질만능의 배금주의를 완화할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가? 다가오는 지방선거부터 총선, 대선까지 그 실마리라도 찾아갔으면 한다. 그것이 억울한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추모요 또한 의무일 것이다. 이제 화제를 돌려보자. 애도와 함께 차분하게 일상에 복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더십을 경영학 관점에서 분석한 외신기사들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국내 모 일간지 기사에는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1주년을 맞이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사례 연구에 들어가야 할 CEO”라고 보도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誌)를 분석했다. 가톨릭이 기업은 아니지만 교황은 `주요 시장(유럽)`에서 `경쟁자(다른 종교)`에게 `고객(신자)`을 빼앗겨 위기에 빠졌던 `조직(바티칸)`을 되살려낸 경영자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프란치스코의 리더십의 핵심을 3가지로 압축했다. 첫째는 경영학적 분석을 위해 가톨릭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다국적기업`에 비유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로 가톨릭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등 핵심가치를 재정립했다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은 발행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글로벌이슈로 번져가고 있다. 승객 대부분이 미래 꿈나무들인 고교생들이고 사건에 대한 초기대처가 안타까움을 자아냈기에 일파만파 이 소식은 지구촌으로 번져나갔다. 독일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신문 `빌트'지는 사건이 발행하자마자 베를린에서 3명의 기자들을 급파해 현장에서 밀착취재를 하고 있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테른'과 독일의 유력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도 진도 관제센터(VTS)와 세월호가 주고받은 교신내용에 대한 분석,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등 사건의 경과에 따른 사설을 싣기 시작했다. 온 국민이 심적 고통과 상처를 받고 있다. 모두가 트라우마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언론도 마찬가지로 거미줄처럼 얽힌 총체적 부실, 후진국
나라들이 빼곡하게 접해있는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수많은 국경을 접하며 넘나들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너무나 자유롭게 넘나들기에 도무지 국경이라는 개념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국경이라면 무장한 남북의 군인들이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는 부동자세로 상대를 응시하며 꼿꼿이 대치하는 판문점을 연상하기에 우리로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유럽의 국경은 일반적으로 자유롭게 개방돼 있다. 1995년 쉥겐 협약국가인 유럽 25개국 내에서는 예외적인 사안을 제외하고는 국경통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날씨가 따뜻한 봄날이면 국경의 왕래는 아무래도 더욱 잦아지고 붐비게 된다. 인접한 이웃나라에 봄나들이를 겸한 쇼핑, 외식 그리고 합법적인 일자리를 찾으러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것이다. 활짝 웃는
독일의 웬만한 가정이나 식당, 선술집 등에서 중앙유력지와 지역신문을 동시에 2부 구독하는 것을 쉽게 접하게 된다. 중앙유력지라 해도 우리처럼 수도 서울에서만 발간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발간되고 있고 `쥐트 도이체 차이퉁`은 뮌헨에서, `베스테 도이체 차이퉁`은 에센에서, `디 벨트`지는 베를린 등에서 발행된다. 비중 있게 취급되는 기사들이 중앙의 정치와 경제, 시사 등이기에 말로만 중앙유력지라 불릴 뿐이다. 지역신문은 그야말로 그 지역만의 이슈와 소식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중앙유력지와 함께 독자들은 반드시 지역신문을 읽게 되는 것이다. 아래는 필자가 독일에 머문 90년대 말 남독일의 어느 지역신문에서 읽은 내용인데 무척 의미를 부여
일주일전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공대에서 드레스덴 선언을 하루 앞둔 날, 베를린에서도 중요한 움직임이 있었다. 베를린 시내 한 호텔에 한국과 독일의 중소 및 중견기업인 200여명이 모인 것이다. 이유인 즉 독일과의 기술협력을 확대하고 산학협력 노하우를 배우기 위한 `한·독 히든 챔피언 포럼` 행사 때문이다. 작지만 강한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의 본고장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의 중소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히든 챔피언`을 들어봤을 것이다. `히든 챔피언`은 독일 출신의 세계적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 박사의 저서 이름이다. 지몬 박사는 수많은 전문분야에서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가진 작고 강한 강소기업(중소기업)이 세계화의 진정한 승리자라고 강조한다. 지몬 박사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통일과 관련된 연설장소를 작센주(州)의 드레스덴으로, 그리고 드레스덴공대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많은 관심들을 쏟아내고 있다. 드레스덴은 옛 동독지역으로 통일 후 역동적으로 경제적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부활의 자족도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드레스덴은 연합국으로부터 블록버스터라는 폭탄과 함께 융단폭격을 받아 도시 대부분이 무너졌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쟁전만 하더라도 작센왕국의 수도였던 드레스덴은 찬란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예술은 물론 공업중심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동서독 분리 후 드레스덴은 동독의 주요산업도시로 재편됐지만, 사회주의체제의 한계점 때문에 별다른 발전과 주목을 받지 못했던 도시다. 그런 드레스덴이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화려한 부활과 함
봄이 성큼 다가왔다. 개울물 소리도 들리기 시작하고 겨우내 웅크렸던 꽃망울이 기지개를 켜는 상큼한 계절이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스위스 사람들의 `꽃 김장`이다. 꽃으로 먹을 김장을 담근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런데 왜 김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할까?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초겨울에 일제히 김장을 담그듯이 봄이면 스위스인들도 연례행사처럼 집집마다 꽃씨를 뿌리거나 묘목을 심기 때문이다. 우리는 김장을 담가 이듬해 봄까지 두고두고 먹으면서 이웃도 나눠주기도 한다. 스위스인들은 봄에 심은 꽃들을 여름부터 농익은 치즈와 포도주 맛이 절정에 달하는 늦가을을 지나 초겨울까지 두고두고 감상한다. 그래서 우리의 연례행사인 김장담그기를 비유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