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어떤 색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파란색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파란색 중에서도 어떤 파란색이냐고 다시 묻는다면 바다의 파란색이라고 할 것이다. 세상의 그 많은 바다 중에서 어느 바다가 그토록 아름다운 파란색을 지녔는지 궁금해 한다면 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영덕 바다에 가보라고 말할 것이다. 고래불서 축산항, 대게 공원으로 이어지는 해파랑길 ‘블루로드’풍력발전단지의 푸른 바람과 함께하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감동으로 채운 천재 문장가 포은 이색·의병장 신돌석 장군의 자취특제 초장에 비벼낸 미주구리회는 강구항이
유년의 추운 겨울밤이었다. 그때는 눈이 참 예쁘게 내렸다. 하얀 스웨터를 짜 입은 아스팔트 골목에 가로등 불빛이 글썽거리고, 저기 모락모락 눈발을 부옇게 지우며 따끈한 김이 피어오르는 곳엔 어김없이 영덕게 용달트럭이 서 있었다. 술 한 잔 걸친 아버지가 게 몇 마리 담은 비닐봉지 들고 휘적휘적 눈길을 걸어 집에 오면 내복 차림의 나와 여동생은 입에 침을 번들거리며 방방 뛰었다. 층간소음이라는 단어가 없던 시절, 게 두어 마리를 아랫집에 가져다주고 밥통에서 지금 막 찐 야채호빵 여러 개를 받아 왔다. 가위로 자르고 젓가락으로 쑤시고
보이지 않는 저 너머에서 바다가 푸른 몸집을 불리는 동안 내륙의 금강송 군락은 거대한 초록 성채를 이루는 중이었다. 초록을 향해 걸어갈수록 나는 점점 바닷길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불영사 계곡이 있는 금강송면 하원리는 울진 바다로부터 불과 18km 떨어져 있지만, 천축산 소나무 숲의 울울창창함이 바다를 잠시 잊게 만들었다. 불영사 계곡은 광천과 몸을 합치고, 광천은 왕피천으로, 다시 왕피천은 동해로 흘러든다. 나는 바다와 기수역을 오가는 한 마리 은어처럼 불영사 계곡을 따라 흐르다 왕피천에서 눈을 씻고 망양 바다에 마음을 내어 말릴
사파이어 색채로 빛나는 동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해방감과 시원스러움을 선물하는 ‘경북의 보물’이다. 짙푸른 바다를 따라 들어선 수백 개의 크고 작은 마을마다 귀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동해의 푸른 길 537km를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최고의 관광자원’이 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 하다.경북 동해안은 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남해와 서해만큼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는다. 경북도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바다와 그곳을 삶의 터전 삼아 살아온 사람들, 동해만의 독특한 문화와 맛깔스런 음식, 해양스포츠 등 다양한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