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가 매호동 소재 농업용 저수지인 ‘구천지(狗泉池)’의 명칭을 ‘매호지’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이름이 죽은 뒤에 넋이 돌아가는 곳을 이르는 구천(九泉)을 연상시키는 부정적 어감때문이다. 경북 성주군 금수면은 최근 ‘금수강산’면으로 명칭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주민들이 한번만 들어도 평생 기억되고 꼭 가보고 싶은 지역 이름으로 바꾸길 원했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도 최근 이름을 수성알파시티역으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대공원 조성이 장기화되면서 역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대공원 조성 예정지가 역과 멀리 떨어져 있
최근 내 삶에 생긴 몇 가지 변화가 있다. 그중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건 단연 조카의 탄생이다. 조카가 태어난 날을 기점으로 우리 가족의 결속력은 단단해졌다.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주고받고 조카의 집에 다함께 모여 시간을 갖는 일도 잦다. 처음에는 아이를 안아 드는 것도 버거웠지만 이젠 여러 일에 제법 능숙해졌다. 밥을 먹이고 옷을 갈아입히는 건 기본. 쏟아지는 졸음에 칭얼대는 것과 먹을 것을 요구하는 소리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 팔이 떨어질 것같이 아프다가도 내 품에서 잠든 아기의 체온에 마음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지난 4·10 총선 기간 내내 나는 한 번도 SNS에 나의 정치적 의견을 피력한 적이 없다. 그것은 내게 특별한 정치적 의견이 없어서도 아니고 내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람이어서도 아니다. 나는 대중예술인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중예술인은 말 그대로 대중들을 상대로 예술 활동을 펼치는 사람이고 대중들이 외면하면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대중들은 자신과 다른 정치색을 가진 예술인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직·간접적
새끼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났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자란 지 1,354일 만이다.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취재하러 나온 방송국의 카메라와 팬들의 카메라가 뒤섞였다. 이송하는 동안에 불안한 마음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번의 적응 훈련도 했다. 편안한 이송을 위해 무진동 차량을 준비하고 모친상을 당한 사육사가 중국까지 함께했다. 사육사 어머니의 마지막 길에도 불구하고 푸바오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모여든 사람들의 수가 푸바오가 누리는 인기를 말해준다. 인기에 비하면 이토록 많은 혜택도 오히
2024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2014년 당시 학계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기억하기 위한 세미나와 토론회 등 각종 학술행사가 개최되고 다양한 기록물이 연이어 발간되었다. 이후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한 일부의 방해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지만, 많은 사람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두 가지 입장이 소모전을 벌이며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다시 물어본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했을까? 당장 떠
김효원의 집이 동쪽에 있어 동인이라 하고, 심의겸의 집이 서쪽에 있어 서인이라 했다. 남인도 서애 류성룡의 집이 남산에 있어 붙은 이름이다. 이렇게 쪼개진 붕당은 권력과 자리를 둘러싸고 분열과 갈등을 반복했다. 이름은 여러 가지여도 결국 두 개의 큰 당파 사이의 갈등이 이어졌다.1천 명이 넘는 동인을 학살한 ‘동인 백정’이 ‘사미인곡(思美人曲)’을 아름답게 불렀지만, 결국 임금이 다시 불러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심(邪心)이라 비난받지 않았는가.기축옥사 이후 당쟁은 서로 죽고 죽이는 혈전으로 치달았다. 당파가 다르면 혼인은 물론 상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유구하되 무상(無常)한 것이 자연이니 10년 세월에 변화가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처럼 과학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시대에 10년은 참으로 장구(長久)한 세월처럼 느껴진다. 똑똑한 전화기 스마트폰이 불러온 변화를 생각할라치면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다. 경천동지도 유만부동 아닌가?!내일이면 2024년 4월 16일이다. 그렇다! ‘세월호 대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많은 사람은 잊고 살아왔겠으나, 참사의 희생양이 된 가족을 둔 분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특히 단원고교 2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를 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비례를 합쳐 108석을 겨우 확보함으로써 가까스로 개헌 저지선을 고수하는 데 그쳤다. 집권 여당이 야당에게 이처럼 크게 패한 것은 역대총선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의 총선 패배로 임기 5년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선거 참패 후 여당 내 터져 나오는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국민의힘을 환골탈태의 경지로 이끌지 주목된다.국내외 언론들은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원인에 대해 제 나름의 분석들을 내놓았다.
여행을 즐기는 성격도 아니고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도 많지 않아서 국내 여행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며칠 전 멀고도 먼 스위스로 여행을 다녀왔다. 딸이 취리히로 떠난 지 3년이 되도록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위스 하면 아름다운 자연과 부자 나라라는 이미지만 있었는데, 직접 가보니 검색으로 깨닫기 어려운 것을 알게 되었다. 딸이 사는 동네는 물론, 취리히 시내에서도 한두 명의 어린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부모들이 정말 많았다. 알고 보니 스위스 출산율도 아주 높은 편은 아니어서 한동안 1.5를 유지하다가 2022년에는 1.
3월 말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자동화 산업전 전시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내년에도 개최할 이 전시회는 최신 제조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 산업 전시회이다. 필자는 작년에 다녀와서 올해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한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공장을 벤치마킹하고 왔다. 이 회사는 로봇을 활용한 공장 자동화율이 78%에 달하고 있었으며, 자재 입고부터 출하까지 통합관리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
연합뉴스 2월 8일자 기사에 “마지노선 넘었다… ‘속수무책’”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최근 1년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처음으로 1.5℃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월 8일 보도했다. 1.5℃는 국제사회가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약속한 마지노선이다. BBC는 EU(유럽연합) 기후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 (C3S)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2℃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전 세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선거의 광풍이 한 달 이상 몰아쳤다. 결과는 집권여당 108석, 범야권 192석이다. 집권 여당의 패배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버렸다. 윤석열 정부의 임기 3년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집권당은 선거의 처절한 패배의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 사실 총선 전에도 정치 평론가들은 대체로 여당의 패배를 예상했었다. 강서 보선 이후 민심은 국정쇄신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대통령도 여당도 이를 적극 수용치 않았다. 대통령은 ‘국민은 언제나 옳다’라는 말만 남겼지 실천은 따르지 않았다. 선거 패인은 윤 대통령의 지난 2년간의 부진한 업적, 소통 부재의
뒤돌아서서 사진을 태워야미련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얼굴이 흐려질 동안두 눈에 담았던 풍경이재가 될 동안입술에 감추었던 고백과지상의 영광과 모욕이애월 봄볕이진언이 될 동안나는우리의 모든 죄를용서해 달라고등으로봄 햇살을 할퀴며표범처럼 울었다― 서안나 ‘재의 풍경’ 전문 (애월, 여우난골)아름다운 것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아픈 쪽으로 향한다. 시인은 뒤돌아서서 사진을 태운다고 했다. 시인이 태우는 얼굴은 흐려지고 재가 되어간다. 흐려져 가는 그 얼굴을 애월(涯月)이라 쓰고 애절(哀切)이라 불러봄직하다. 서안나 시인에게 봄은 달려들어 햇살을
서울대는 되고 포스텍은 왜 안되는가?최근 25년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37%가 의사과학자이고, 세계적인 제약회사의 대표 과학책임자 70%도 의사과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의과대학의 경우 한해 졸업생 4만5천명 중 3.7% 가량이 의사과학자의 길을 걷는다. 매년 1천700명가량의 의사과학자가 배출된다.미국은 연구중심 의대를 별도로 운영한다. 이런 의대들은 공과대와 협업하거나 아예 공과대가 의대를 설치해서 신약개발이나 바이오산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이에 비해 한국은 의대 졸업생 중 의사과학자가 되는 이들이 1% 미만인 것으로
한 가족의 구성원이 삼대(三代) 이상으로 구성되고 결혼한 자녀들이 분가하지 않고 함께 사는 가족 형태를 대가족이라 한다. 가족 구성원의 수가 많고 엄격한 가부장적 권위가 있다. 조선시대 양반의 가족 형태가 주로 이러했다.대가족제의 기원은 농사를 짓고 살았던 농경시대로 본다. 혈연을 중심으로 뭉쳐 살면서 공동으로 농사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족애가 좋으나 가부장적 권위로 독립성이나 자율성이 없다.반대 개념으로 핵가족제가 있다. 부부와 그들의 미혼 자녀들로 구성된 가족 형태다. 사회가 분업화 도시화되면서 부부 중심으로 변화한 가족
#1. 투표지를 받아들고 기표소 안에 들어서면서부터 한참을 망설였다. 지역구 선거 출마 후보는 단 두 명뿐이었다. 대구·경북 상당수 지역이 비슷한 실정이다. 1번과 2번 중에서 골라야 했다.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 명은 보수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인물이다. 지역과는 별 연고가 없다. 지역에는 그동안 수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낙하산 공천이 관례화됐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후보 개인은 명망 있고 능력도 있는 인물일 터이다. 그래도 못 미덥다.진보 후보는 애초에 마음이 가지 않았다. 보수 텃밭인
혁명군처럼 봄이 진군해왔다. 그처럼 기세등등하던 동장군이 퇴각하고 음지로 숨어든 겨울의 잔병들도 봄볕에 소탕되었다. 대지에는 바야흐로 찬란한 혁명의 신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어둡고 냉혹하던 구악과 폐습을 말끔히 청산하고 눈부신 신생의 기운이 폭죽처럼 터져 나온다.혁명(revolution)이란, 정치사회학이나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급격한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정치사회학적 혁명의 경우, 대중 또는 군을 동원해서 정치권력을 가진 체제를 강제적으로 전복하여 새로운 정치체제를 수립하는 것을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끝났다. 이제부터 새로운 국정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여당은 100석을 겨우 넘겼고 야당 측은 200석 가까이 차지하였으니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서 보였던 두 당의 표정이 대조적이었다.선거 날 오후, 아파트 내에 마련된 투표장으로 갔다. 주민증을 보여주고 받은 두 장의 투표지가 한 장은 엽서 크기였지만 비례투표 용지는 나의 팔 만큼 길어서 무슨 당이 적혀있었는지 다 읽어보지도 못했다. 빨간 도장을 찍고 접어서 투표함에 넣고는 ‘국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했다’는 마음에 이제 더 알찬 국회가 되기를 빌어보았다.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입니다.우리는 학교에서도 배우고 다른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하여 3·1절과 광복절이 무슨 날인지 잘 알고 있지만 4월 11일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며 이는 3·1운동 정신을 계승해서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나라의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역사적 의의를 기리고 선열의 독립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정한 기념일이다.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제
총선이 지나갔다. 떠들썩한 몇 달 동안 정권심판을 떠올리고 국정안정을 기대하며 새 국회가 선출되었다. 이모저모로 세상의 이목을 끌면서 민주주의의 잔치는 한 자락 역사가 되었다. 국민은 살아 움직이는 정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목격하였다. 한 표의 가치가 얼마나 육중한지 절감했으며 정치의 지향성을 설정하는 시민의 힘을 다시 보았다. 당선의 기쁨을 누렸거나 낙선의 쓴잔을 들었어도 국민의 결정 앞에 모두 겸허해야 한다. 우리의 모습이 거울이 되어 새 국회는 나라와 국민에게 희망과 격려가 되는 공동체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국민은 ‘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