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초 세계적인 대제국을 일궈낸 칭기즈칸(Chingiz Khan)의 성공요소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기마부대를 동원한 상상을 초월한 `속도`와 신속한 `정보망`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말을 타고 달려오는 몽골군이 워낙 빨라서 철갑옷을 입은 서양의 느린 군사들은 미처 칼을 뽑을 시간조차 없이 속수무책 짓밟혔다`는 말까지 있다. 인류사회에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활용하는 능력의 독점은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원동력이었다. 오늘날도 `정보독점`과 `속도경쟁력`은 권력경영은 물론 경제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성공의 필수요소로 지목된다. 정치인들이 끼리끼리 독점하고 있는 정보를 이용해 정적을 제압하는 수법으로 권력을 키우는 일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자유·평등·비밀선거라는 절차로 국
“정치에 나서는 사람, 즉 힘과 권력을 수단으로 택하는 사람은 악마와 계약을 맺는 것이다. 정치인의 행동은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고 악한 나무가 악한 열매를 맺는다는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치의 미성년자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의 저명한 사회과학자이자 사상가인 막스 베버(Max Weber)의 말이다. 그는 정치의 큰 변화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통해 일어난다고 본다.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파격적인 행보로 지구촌이 벌집 쑤신 듯 소요한다. 트럼프의 전기를 쓴 그웬다 블레어(Gwenda Blair)는 트럼프의 평소 행동을 분석한 성공 요인을 이렇게 요약한다. “무슨 일이든 반드시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Andy Warhol)은 `현대미술`의 아이콘이다. 살아있는 동안 이미 전설이었던 그에게 붙은 `팝의 교황`, `팝의 디바` 등의 별칭들은 워홀이 끼친 미술사적 영향력을 여실히 대변한다. 그는 대중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광고·디자인 등 시각예술 전반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걸었던 보수진영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정치의 신 지평을 열어낼 감동적인 `메시지`를 고대하는 국민들의 갈증을 채워주기에 그는 아직 역부족이다. 귀국 후 부리나케 여기저기 전국을 쫓아다니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그의 모습은 `기성정치` 행태 이미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구러 정치판 기류는 `문재인 대세
“벼슬살이의 요체는 `두려워할 외(畏)` 한 글자뿐이다. 의(義)를 두려워하고, 법을 두려워하고, 상관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두려워하며 마음속에 늘 두려움을 간직하면 혹시라도 방자하게 될 것이 없으니, 이로써 허물을 줄일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이 말은 `국민을 두려워해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는 진실을 관통한다. 지봉유설(芝峯類說)에 나오는 `백성이 비록 무지하더라도 그들을 속일 수 없다`는 대목과도 맞닿는다. 정초 대한민국 정치마당에 `표(票)퓰리즘`과 `험구`의 난장(場)이 펼쳐지고 있다. 무허가 험담공장들이 난립하기 시작했고, 무책임한 뻥 공약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있다. 일찌감치 불붙은 대선전(大選戰) 화약 냄새가 코를 찌른다. 자고새면 사진 박혀 나오는 `출마선언`이 봇물을 이
타잔(Tarzan)은 미국의 대중작가 E.R.버로스가 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다. 1914년 `유인원 타잔`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4년 동안이나 연작이 발표됐다. 이 소설은 본래 영국 귀족의 아들이었던 타잔이 비행기 사고로 아프리카 밀림에 불시착, 동물들에게 양육된 다음 밀림을 해치려는 문명인들을 응징하는 내용이다. 1931년부터 MGM사를 비롯한 많은 영화사에서 영화화 해 큰 인기를 끌었다. 예상했던 대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이 조기대선(早期大選) 레이스 신호탄이 되어 정치권 밀림의 대권전쟁이 본격화됐다. 바른정당 유승민 국회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오는 25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문수 새누리당 비대위원 등도 대선 출
사가(史家)들은 조선 망국의 원인을 장구한 세월 죽고살기로 이어간 사색당파의 폐해에서 찾는데 대략 인색하지 않다. 오늘날 한국정치의 패거리정치 고질병을 끔찍한 혈투를 지속한 노론-소론 당쟁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하는 일부 견해도 공감을 얻는다. 그러나 그 피비린내 나는 다툼을 왕권강화를 위한 차도살인(借刀殺人) 기회로 악용한 못된 군주들의 간악한 통치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집권확률이 성큼 높아진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를 축으로 하는 진보세력들은 `좌 클릭`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보수(保守)`가 궤멸되고 있는 시점에 지지충성도가 높은 진보 집토끼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일을 대권쟁취의 지름길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변수들이 살아있는 지금, 그들의 상정이 제대로 맞아떨어지리라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의료진이 가장 먼저 하는 절차가 진단(診斷)이다. 진단은 질환의 증세와 병리검사를 바탕으로 병인(病因)과 병소(病巢)를 찾아내어 적용해야 할 치료법을 선택하는 과정을 말한다. 진단의 정확성 여부는 치료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질병 완치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상식은 따로 있다. 바로 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않는 일이 그것이다. `개헌`이 `대통령 탄핵`을 넘어서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대선 전`에 하느냐, `대선 후`에 하느냐를 놓고 정치권이 두 패로 갈리고 있는 형국이다. 나중에 하자는 쪽은 `조기대선(早期大選)`이 유력한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으뜸사유로 꼽는다. 개헌방향과 내용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주장들을 그렇게 빨리 갈래지을 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는`정치는 타이밍`이라는 상식을 명징하게 확인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재임 중 테러조직 폭격을 오늘 결정할까, 내일 할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오늘 결정해서 해결할 확률이 70%만 돼도 나중에 결정해 확률을 100%로 올리는 것보다 더 낫다는 걸 깨달았다. 대통령의 결정은 시간 싸움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정치나 정책도 타이밍을 놓치면 별무소용이다. 그냥 물거품만 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재앙이 되기도 한다. 큰 정치지도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최적의 타이밍 결단에 능했다는 부분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타이밍의 귀재였다. 적확한 타이밍 선택으로 군사정변을 성공시켰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경제정책을 적기(適期)에 밀어붙여 산업화 기적을 이끌었다.
“나는 카이사르(Caesar)를 사랑한다. 그러나 로마를 더 사랑한다. 그래서 그를 죽였다. 우리는 로마인의 자유를 빼앗으려 한 카이사르를 쓰러트렸다. 속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사죄할 뿐이다.” BC(기원전) 44년 3월15일 로마제국 원로원 회의장에서 절대군주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Brutus)가 한 비장한 연설의 일부다. 브루투스는 `로마를 더 사랑한다`는 대의로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카이사르를 암살했지만 권력에서 밀려나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는 로마를 장악한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 연합군에게 패해 동굴로 피신했다가 자살한다. 브루투스는 마지막 전투에 앞서 “카이사르를 죽인 3월15일 이미 나는 나라를 위해 죽었던 사람”이라며 운명적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의결 이후 정치권에 곧바로 새판짜기 신호탄이 울렸다. 새누리당 탈당파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필두로 새로운 대한민국 디자인을 위한 정치권 요동이 시작된 셈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로 친박(친박근혜계) 세력들이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새누리당의 해체를 주장하며 `신당창당`을 선언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시작으로 그동안 시야를 불투명하게 했던 대권시계가 어느 정도는 윤곽을 드러내면서 정치인들의 조바심은 깊어졌다. 탄핵심판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분석 역시 첨예해졌다. 크게는 일련의 사태가 정계재편에 어떤 변수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다. 정당구조는 어떻게
한 달이 넘도록 주말 군중집회가 지속되고 있다. 6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광장에 몰려든 인파는 주최 측 추산 서울 170만명, 지역 62만1천명 등 전국 232만1천명(연인원)이었단다. 대구에서도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이 모였고, 포항과 안동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이토록 점증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다친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런 정도의 저질 권력드라마에 속아 살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던 국민들이 어이없음을 견디지 못하고 길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 청와대 저 구중궁궐 안에서 일어났다는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해괴한 의혹들이 시민들의 평안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대의
산(山)처럼 거대한 댐도 작은 쥐구멍 하나로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은 참이다. 작금 파선(破船)이 목전에 다다른 새누리당을 보면 정말 그렇다.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항로를 잃은 선장 한 사람 때문에 난파선 신세가 된 새누리당이 부서지는 배 위에서 막장드라마를 펼치고 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호가호위(狐假虎威) 해오던 친박계가 긴 침묵을 깨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참다못해 민심을 좇기로 작심한 비박계를 향해 연일 악담을 퍼붓는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 지도부는 사퇴요구를 악착같이 거부한 채 입을 다물고 살았다. 비박계가 당을 살려보자고 궁여지책으로 꾸린 `비상시국회의`에 부글부글 끓던 친박계가 김무성 전 대표의`대선 불출마` 선언과 탄핵동참에 격앙하고 있다.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김무
넓은 의미에서, 법률가(法律家)는 법률에 대해 연구하고 제정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률 업무 종사자를 말한다. 법률을 연구하는 사람은 법학자, 법률을 제정하는 사람은 입법가, 법률을 해석하거나 적용하는 법률 업무 종사자는 법조(法曹) 또는 법조인으로 부른다. 좁은 의미로서의 법률가는 법학자나 입법가를 제외한 법조인만을 가리킨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의 예술가들이다. 창과 방패를 함께 휘두르며 법망의 성긴 부분을 찾아 범법자들을 빠져나가게 하거나 벌을 줄여주는 일로 수익을 올리는 직업이다.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려, 박근혜 대통령이 백기를 드는 순간만 남은 듯하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모종의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영리한 법률가들이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20
중국 고대 왕조시대의 가장 무서운 정치적 형벌은 멸족(滅族)이었다. 반역죄를 범한 자의 `부모·형제·처자` 또는 `친가·외가·처가` 3족(三族)은 물론 `부계 4친족`, `모계 3친족`, `처가 2친족` 등 9족이 참혹한 죽음을 면하기 어려웠다. 때로는 10족이라 해서 죄인의 스승이나 문하생까지 몽땅 역도(逆徒)로 묶어 죽였으니 멸족이란 가히 `씨를 말리는 공포의 형벌` 그 자체였다. 우리의 고려·조선 역사에도 `친가·외가·처가` 3족을 극형에 처하거나 참수했다는 기록은 꽤 남아 있다. 멸족을 대신해 내린 형벌이 폐족형(廢族刑)이다. 목숨만은 살려주고, 후손이 대대로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게 한 형벌이다. `폐족`이란 말은 지난 2007년 당시 전 노무현 대통령의 책사였던 안희정 씨가 친노(親노무현) 세
기원전 4세기경 시칠리아 시라쿠사의 참주(僭主) 디오니시오스 2세에게는 늘 아첨으로 왕의 행복을 찬양하는 다모클레스라는 신하가 있었다. 명석한 왕은 다모클레스의 말에 질투와 선망을 넘어 배반의 기운이 섞여 있음을 간파했다. 어느 날 왕은 다모클레스를 연회에 초대하여 왕좌에 앉게 하고는 천장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예리한 날 끝이 정수리를 향해 거꾸로 매달린 칼 한 자루가 가는 말총 한 가닥에 매달려 있었다. 다모클레스는 기겁하여 진땀을 흘리며 도망치듯 왕좌에서 내려왔다. `다모클레스의 칼`이라는 제목의 유명한 신화 이야기다. 권세가 주는 부귀는 항상 치명적인 위험과 불안이 동반한다는 것을 일깨우는 이 신화는 권력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뜻밖의 날벼락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즘 대한민국을 통째로 멘붕(멘탈 붕괴상태)에 빠트린 비선실세(秘線實勢)의 폐해는 역사 속에서 심심찮게 나타난다. 정난정(鄭貞)은 조선 13대 왕인 명종 대에 미천한 기생 신분에서 정경부인까지 올라간 불세출의 여인이다. 그녀는 선대왕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의 동생 윤원형에게 접근해 첩실이 되었고, 그 권세를 이용해 많은 부를 축적하며 악행을 저질렀다. 그녀는 1551년(명종 6년) 윤원형의 정실 김씨를 몰아내고 적처(嫡妻)가 됐고, 문정왕후의 신임을 얻어 궁궐을 마음대로 드나들었다. 당시 권력을 탐했던 조신들이 윤원형·정난정 부부의 자녀들과 앞다퉈 혼맥잇기에 혈안이 됐을 만큼 그녀의 위세는 엄청났다. TV드라마의 단골주제인 정난정의 횡포를 다룬 `옥중화`가 MBC에서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드디어 청와대발 개헌 물꼬가 터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서 “국회도 빠른 시간 안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개헌추진 배경과 관련 “1987년 개정되어 30년간 시행되어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며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정치권 안팎의 개헌론 주장들을 주시해온 박 대통령은 지난 추
2007년 10월 4일 필자는 평양에 있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일원으로서 겪어본 평양은 거대한 사이비종교 성지 같았다. 양복차림의 남자들과 울긋불긋한 치마저고리 차림의 여자들이 연도에 쏟아져 나와 광기어린 동작으로 조화(造花)들을 흔들어대는 낯선 모습은 반가움보다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그 며칠 동안의 경험과 관찰은 북한이 여타지역을 수탈하여 온존하는 `평양공화국`임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그때 동행했던 수행단의 꽤 많은 분들과 `북한`에 대한 착각과 오해를 각성하게 됐다는 공감을 나눴던 기억이 난다. 통일에 대한 무수한 낭만적인 담론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된 계기였다. 막연했지만, 그때 그 뭔가 억지춘향 같은 야릇한 미심쩍음은 두고두고 현실이
우리 속담에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뒷일은 어떻게 되든지 생각하지 않고 우선 당장 좋으면 그만인 것처럼 무턱대고 행동함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정치권의 공약(公約)은 신용도가 낮은 외상거래다. 선거판이 벌어지면 정치꾼들은 난전장사치처럼 장밋빛 청사진들을 들고 와서 유권자들 앞에 푸짐하게 늘어놓는다. 뭇 정치인들은 우리 유권자들이 그 약속의 실현가능성을 따지는데 미욱하다는 약점을 정확하게 꿰고 있다. 더 달콤한 미래를 제시하는 후보에게 번번이 휘둘리는 유권자들은 그들의 만만한 밥이다. 19대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소위 `잠룡(潛龍)`이라고 불리는 여야 정치인들이 슬슬 몸 풀기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미 당내에서의 경쟁 따위는 건너뛰기라도 한 것처럼
축구경기 도중 심판이 갑자기 공을 차면 어떻게 될까. 유례가 없으니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는 상상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굳이 유추해보자면 아마도, 그 심판은 당장 그라운드에서 쫓겨나거나 관중들의 돌팔매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곧바로 정신병원으로 실려 갈 수도 있다. 심판은 심판으로서의 금도(襟度)를 지킬 때 비로소 존경받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발언해 편파기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결국 김재수 농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과정에서 사고를 쳤다. 자기 마음대로 본회의 차수를 변경하고 의안순서까지 바꾸는 무리수를 감행했다. 정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