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란 국적·인종·성·종교·성 정체성·정치적 견해·사회적 위치·외모 등에 대해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는 발언을 말한다. 증오의 감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증오언설(憎惡言說)`이라고도 한다. 독일·영국·일본 등은 형법을 통해 `헤이트 스피치`를 징역형으로 규제한다. 특히 독일 의회는 최근 5천만 유로(652억8천80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강력한 법을 제정했다. 교육부장관에 지명된 김상곤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청문회 양상은 공수(攻守)가 완전히 바뀐 채 `무차별 공격`과 `낯 두꺼운 두둔`으로 일관된 짜증나는 구닥다리 연속극이었다. 다만 진보정권으로 바뀐 정치현실을 반영하듯 여당 청문위원들의 입에서 `사상검증` `매카시즘
아테네(Athens) 민주정은 추첨을 통해 공직자를 선출하는 제도를 갖고 있었다. 시민들은 추첨 결과를 곧 `신의 섭리`로 받아들였다. 소크라테스는 이 제도를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추첨을 통해 선원이나 건축가, 또는 플루트 연주자를 뽑지 않는다”며 공직자 선출제도를 비웃었다. 스파르타와 벌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참패한 상태에 있던 아테네는 희생양이 필요했다. 그런 시대적 상황이 어리석음을 깨우는 `등에` 같은 존재였던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BC 399년 5월 시인 멜레토스는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신(神)을 거부하고,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며 고발했다. 소크라테스는 재판 과정에서 아테네 법관들로부터 “만약 철학을 포기하면 석방해주겠다”는 회유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음미되지 않는 삶은
세종 시대를 떠받친 정치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황희(黃喜)에 대한 후세들의 평가는 `최상의 청백리(淸白吏)`에서 `최악의 탐관오리`에 이르기까지 극단을 오간다. 일국의 정승이 멍석을 깔고 살면서 보리밥과 된장·풋고추밖에 없는 밥상을 받고 살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는 세종실록에 `여러 해 동안 매관매직하고 형옥을 팔았다`거나 살인한 유부녀를 숨겨주면서 간통을 저지른 너저분한 인사였다는 기록을 함께 남겼다 황희는 세종 8년(1426년) 우의정에 제수된 이래 무려 24년 동안 정승 자리에 있었고, 1432년부터 18년 동안이나 영의정을 지냈다. 세종의 부왕인 태종 이방원이 황희에게 “내 아들을 부탁한다”고 당부했기 때문에 세종대왕도 그를 가벼이 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
친구가 되기로 서로 약속한 나귀와 여우가 숲 속에서 무서운 사자를 만났다. 이때 여우가 사자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저 나귀를 잡게 해줄 테니 나는 살려 달라”고 간청한다. 사자가 “알았다”라고 하자 여우는 나귀에게 돌아와 “살아날 방법이 있으니 따라오라”고 꾀어서 웅덩이에 빠트린다. 그러자 사자는 웅덩이에 빠진 나귀는 나중에 잡아먹기로 하고 여우부터 먼저 물어뜯는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나귀, 여우 그리고 사자`의 줄거리다. 해묵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문제가 또다시 국내는 물론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드 미사일 4기 추가 반입이 국방부 보고에서 누락된 것을 알게 된 문재인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발표로 시작된 논란은 일파만파다. 국방부 정책실장이
중국 정(鄭)나라 재상 자산(子産)이 진수와 유수라는 강을 건너지 못해 쩔쩔매는 사람들을 수레로 건너가게 해줬다는 말을 들은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해가 11월이 될 때까지 도강(돌다리)이 만들어지고 12월이 될 때 여량(다리)이 만들어지면 백성들은 건너는 것을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歲十一月徒?成 十二月輿梁成 民未病涉也).” 맹자 이루장구(離婁章句) 편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정치가의 참 역할에 대한 교훈으로 곧잘 인용된다. 문재인 정부가 여야 정치인들로부터 “너무 잘해서 무섭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한때 걱정을 샀던 초대 총리 인준과정도 우여곡절 끝에 넘어갔다. 국민들의 기대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물론 이는 그동안 켜켜이 쌓인 `비정상`의 더께가 워낙 깊었던 반증이기도 하다
공자는 `말`을 `부끄러움`과 등치시키는 논리를 구사했다. 논어 헌문편(憲文編)에는 `군자는 말을 부끄러워하고 행동은 앞선다(恥其言而過其行)`는 말이 나온다. 공자의 말씀 이면에는 `실천`과 `책임`의 가치에 대한 깊은 경계가 있다. 그러나 공자의 귀한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 정치권에서 더 이상 진리로 존중되지 않는다. 선거운동을 하러 나선 어떤 입후보자가 “다리를 놓아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마을사람들이 “우리 동네에는 강이 없다”고 하자 당황할 줄 알았던 그 후보가 뻔뻔한 얼굴로 “그러면 강을 만들어서 다리를 놓아 주겠다”고 다시 공약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과거 선거철 정치인들의 공약 기준에는 `실천가능성` 따위가 있지 않았다. 정치인들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할 수 있다면 무슨 약속이든지 다 내
1925년 4월 개벽(開闢) 58호에 발표된 박영희(朴英熙)의 소설 `사냥개`는 30년대 이후 밀려든 피할 수 없었던 문명사를 미리 내비친 단서로 회자된다. 첩을 다섯이나 거느리고 사는 인색한 부자인 주인공 정호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좋은 사냥개를 사서 키우면서 밥을 굶긴다. 온갖 악몽과 환영에 시달리던 정호가 안방으로 가려다가 배고픔으로 밤새 짖어대던 사냥개에게 그만 물려 죽고 마는 것으로 소설은 끝맺음된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에 칼을 빼들었다. 검찰이 달라져야 나라가 바뀐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상당히 오래됐다. 우리는 그 동안 칼과 저울을 들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사명을 지닌 검·판사의 충격적인 타락상 앞에서 할 말을 잊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홍만표 전 검사장, 최유정 전 부장판사
미래학(Futurology)은 과거 또는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현실도피의 무책임한 엉터리 학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대사회 속에서 미래사회를 시사하는 변화의 조짐을 찾아낸다는 의미에서 `미래학은 현재학이라고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가사회의 미래를 진단하고 개척해가는 일이라는 측면에서 미래학은 정치 영역의 핵심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법 기술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에는 사시사철 `과거` 논란만 난무한다. 그 동안 이 나라의 정치는 정적(政敵)의 지난날 언행을 놓고 괘발새발 까발리는 험담경쟁이 전부였다. 무릇 선거기간 중에는 엄청난 `상대방 쓰레기통 둘러엎기` 전쟁이 벌어진다. 짧고도 긴 대통령
더러 거액이 오가는 도박에 사용돼 물의를 빚기는 하지만, 화투(花鬪)는 우리 민중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심심풀이 놀이도구다. 화투는 대체로 포르투갈 상인들이 일본에 전한 `카르타(carta)놀이 딱지`가 원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인들이 그것을 본떠 `하나후다(花札)`라는 것을 만들었고, 조선조 말엽 혹은 일제강점 이후에 우리나라로 들어와 현재에 이르렀다 한다. 고스톱(Go-Stop) 또는 고도리라고 불리는 화투놀이가 있다. 보통 3점 이상 먼저 내는 사람이 이기게 된다. `고(go)`를 선언한 참여자가 점수를 더 못 내고 3점을 낸 다른 참여자가 끝내 없을 때를 `나가리`라고 부른다. 화투를 잘 모르는 초짜가 끼거나 `못 먹어도 고(go)`를 일삼는 참가자가 있으면 판은 복잡하게 엉킨다. 정상적인
`번개 맨`이라고 불리는 세기의 스프린터가 있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100m·200m 3연패 대기록을 세운 자메이카의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Usain St. Leo Bolt)다.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는 그가 참가하는 모든 육상경기에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최대 관점은 신기록이 아니라 볼트를 이길 선수가 나올 것이냐 아니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그는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5·9장미대선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전이 오히려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망론`을 위협하던 안철수의 지지세가 한풀 꺾이면서 뜨거운 각축양상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곧 여론조사 금지기간에 들어서서 `깜깜이 선거`가 시작되면 각 진영의 주장만 난무할 뿐
문명의 이기(利器)는 인류에게 늘 행복만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인 컴퓨터는 아직도 인간에게 검증이 끝나지 않은 미지의 총아(寵兒)다. 분명한 것은 상상초월의 전자기술이 한순간 인간을 바보로 만들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다. 기억을 컴퓨터 칩에 맡기고 사는 많은 사람들은 가족의 전화번호마저 잊어버리기 일쑤다. 우리는 간단한 덧셈조차 전자계산기를 두드리는 암산(暗算)퇴행의 시대를 살고 있다. `5·9장미대선` 선거전이 끝 모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열기가 너무 뜨거워 과연 임계압력을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각 대선후보들의 과거지사들이 시시콜콜 도마에 올라 무차별 난도질을 당한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선거캠프의 모습도 날로 사나워지고 있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치러
`판크라티온(Pancration)`은 BC 648년 제33회 고대올림픽대회(올림피아드)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많은 인기를 누린 격렬한 실전무예다. 습한 모래나 진흙 위에서 맨손으로 붙어 주먹지르기·발차기·꺾기·던지기·조르기 등 모든 기술을 사용한다. 물어뜯기와 눈 후비기만은 허용되지 않는 파울이었고, 상대방이 항복할 때까지 경기를 계속하는 방식이었다. 1976년 6월에 벌어진 프로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키의 대결을 시발점으로 판크라티온은 새로운 격투스포츠 `이종격투기`로 부활돼 각광받고 있다. 이종격투기는 1993년 일본에서 시작된 K-1과 프라이드FC, 미국의 UFC 등이 있다. 사람들이 이종격투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럿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위(作爲)가 일체 개입할 여지
사회심리학자 이철우는 저서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에서 실연(失戀)을 당한 사람의 행동을 명료하게 분석한다. 그는 실연 이후의 심리상태를 `미련`, `실연상대의 거절`, `실연으로부터의 회피` 등으로 구분한다. 가장 흔한 행동유형은 `미련`이다. `미련`은 실연 상대에 대한 정이 사라지지 않고 희망적 관측(Wishful Thinking)이 강렬하게 남아있는 상태를 말한다. 자기가 매일 쌓아올린 환상의 벽을 허물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연상대의 거절`은 적개심을 품고 몸부림치는 `적의`, 사진·편지 같은 것을 태우거나 찢어버리는 `관계해소` 따위의 행태를 보여준다. 바람직한 반응은 `실연으로부터의 회피`다. 이별이 불가피했다거나 연애가 계속됐다면 불행했을 거라는 자기합리화로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독일의 여론조사 기관인 알렌스바흐 연구소 설립자이자 소장인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이 정리한 `침묵의 나선이론(The spiral of silence theory)`은 고립에 대한 두려움과 주류에 속하고 싶은 인간의 강한 욕망이 침묵의 나선을 만든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이 다수의 의견과 동일하면 적극적으로 동조하지만 소수의 의견일 경우에는 남에게 나쁜 평가를 받거나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하게 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국 영어(囹圄)의 처지가 됐다. 지난 수개월동안 지속된 탄핵정국 속에서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해괴한 이야기들을 숱하게 듣고 보았다. 그렇게 눈과 귀를 괴롭혔던 민망하기 짝이 없는 권력의 속살들은 헌
지난해 치러진 미국대통령선거 결과는 복잡계(Complex System) 연구가 표방하는 전제의 타당성을 증명한 이변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여론조사 과학의 완벽한 실패다. 선거 당일까지도 뉴욕타임스의 85퍼센트 확률을 비롯해 대부분의 언론사와 여론조사 기관은 9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힐러리의 당선을 예측했었다. 전통적인 과학적 여론조사기법들이 모두 헛것이라는 사실이 또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은 미국대선 훨씬 전인 지난해 4월 한국의 20대 총선과 6월에 진행된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찬반 국민투표에서 이미 입증됐었다. `인과관계에 대한 종래의 견해가 하나의 원인에 대응하는 하나의 결과라는 단순한 관계의 설정이기 때문에 맞지 않는다`는 복잡계 학자들의 비판이 설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6백여만 명의 유태인 학살을 비롯한 끔찍한 세계사적 범죄를 저지른 독일의 비극은 1934년 투표율 95.7%, 득표율 88.1%로 히틀러 총리를 대통령직까지 겸할 수 있는 총통으로 뽑은 선거에서 시작됐다. 그들은 직접선거로 지도자를 뽑았기 때문에 독일을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부했고, 스스럼없이 전쟁과 학살 범죄를 저질렀다. 단지 선거제도를 준수한다는 것만으로 올바른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5월 9일에 치러질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후보선출 과정에 돌입했다. 예기치 않게 닥쳐온 조기대선을 향해 뛰는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쁘기 한량없는 시점이다.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주자들 간의 유치한 `빨간딱지` 붙이기 놀이에 불이 붙었다. 상대방의 `과거` 쓰레기
`반대의 일치`라는 개념이 있다. 15세기 독일의 추기경이자 수학자·철학자인 니콜라우스 쿠사누스(Nicolaus Cusanus)가 신의 무한성을 입증하기 위해 내놓은 이론이다. 쿠사누스는 원을 무한히 축소하면 원주(圓柱)에 일치하고 무한히 확대하면 원주의 곡률(曲)은 차차 0에 이르러 곡선은 직선에 가까워지며, 삼각형의 한 변을 무한히 확대하면 일직선이 된다는 원리를 동원해 설명했다. 이 개념은 두 눈이 반대방향을 응시하고 날갯죽지의 두 근육도 엇나가게 작동하지만 결과적으로 한 곳으로 날아가는 새날개의 원리와 함께 자주 인용된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진보 사회운동가였던 고(故) 리영희 교수는 저서에서 “균형은 새의 두 날개처럼 좌와 우의 날개가 같은 기능을 다할 때의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긴급 성명발표가 예고된다. 온 국민의 촉각이 집중된 가운데 대통령이 마이크 앞에 선다. “저는 오늘 이 시간부로 대통령직을 사임하겠습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증폭된 저와 제 측근들에 대한 온갖 의혹을 전면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반목과 질시로 인해 두 쪽으로 갈라진 조국의 극한혼란을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합니다. 진실여부를 떠나서, 이 혼란상은 모두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이 시간 이후 각계각층이 일체의 갈등과 앙금을 씻어내고 대한민국이 화합 속에 평화롭기를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민들이 꿈꾸고 있는 `홍해의 기적` 같은 상상 중 하나다. 파멸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아무리 둘러보고 머리를
`팬덤(fandom)`은 `광신자`를 뜻하는 영어의 fanatic과 `영지(領地) 또는 나라`를 뜻하는 접미사 dom의 합성어다.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하여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가리킨다. K-pop으로 대표되는 한류(韓流)의 성공비결은 특정 연예인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팬덤`의 과학적인 조직과 관리운영이다. 한번 양산된 `팬덤`의 아성은 완고하다. 정치권에서도 이 `팬덤` 현상은 지속적으로 발현돼왔다. 스타정치인을 중심으로 `~계`라는 이름으로 형성되고 유지되는 패거리정치도 일종의 `팬덤정치`다. 민주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 `팬덤정치`는 순기능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나라는 지금 엇나간 `팬덤정치`가 빚어내는 가공할 부작용의 한복판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견리사의견위수명(見利思義見危授命)`. 만주 하얼빈 역에서 침략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께서 남긴 여러 유묵(遺墨) 중 보물 제569-6호는 압권이다. `이로움을 보았을 때는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당했을 때는 목숨을 바치라`는 내용의 이 글귀는 윗물 아랫물 가릴 것 없이 사리사욕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참담한 현실에 준엄한 채찍으로 다가온다. `잔인한 3월`이 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마치 마주보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두 개의 기관차처럼 위태롭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용돌이가 주말마다 전국 곳곳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 혹자들은 `구한말 혼란기 데자뷔(旣視感)`를 말하고, 또 다른 이는 `제2의 IMF 구제금융` 위기를 입줄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