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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풋시간이여

하루 종일 자동차 소리뿐인 데서사람 소리뿐인 데서무슨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세상의 새벽 아닌가옛날과 시골과 자연이 한꺼번에넘쳐 흘러동트는 이 마음!(….)여염집 옆 숲그늘 어디서목청을 뽑는 수탉이여이 몸 동트고세상은 처음으로 돌아간다푸르른 풋시간이여시인은 문명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을 대비시키고 있다. 자동차 소리, 사람들 소리 같은 빠르고 진부하고 때묻은 문명의 시간과 신새벽 수탉의 울음소리 같은 푸르른 풋시간인 자연의 시간을 설정하고 있다. 자연의 소리는 새로움으로 나아가고 희망과 평화에 이르게 한 깨끗한 소리인 것이다.

시 | | 2020-06-07 19:29
흰 꽃

꽃 핀 배나무 아래나이 어린 돌들과 앉아‘너는 희구나’‘너는 희구나’앉아그렇게 희고또 희고도정신 놓지 않고허튼 흰빛 하나 없이다섯 살에 깨친 글자들처럼발등에도, 발톱 위에도 놓아보는흰 꽃아득한 거리에 피어 있는 흰 꽃, 시인이 바라보고 있는 배나무 흰 꽃은 나무 아래 올망졸망한 어린 흰 돌들과 어울려 피어 있다. 서로의 존재 방식은 다르지만 서로 ‘너는 희구나’ 하며 격려하고 함께하는 고운 마음을 각박하고 변화와 변절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변색이 심한 세상을 향해 펴보이고 있음을 본다.

시 | | 2020-06-04 18:57
엎지르다

저녁을 먹다가 국그릇을 엎질렀다남방에 튀어 오른 얼룩을수세미에 세제를 묻혀박박 문질러 닦다가문득 지난날들이 떠올려졌다엎지른 것이 어찌 국물 뿐이었을까살구꽃 흐드러진 봄날네게 엎지른 감정울음이 붉게 타는 늦가을나를 엎지른 부끄럼시간을 엎지르며 나는 살아왔네물에 젖었다 마른 갱지처럼부어오른 생활의 얼룩들엎지른 것이 어찌 국물 뿐이었을까시 전반부의 ‘엎지르다’는 의미는 작위(作爲)가 아니라 무위(無爲)에 의한 것으로 자연스럽고 사소한 일상의 경우이고, 뒷부분의 ‘시간을 엎지르며 나는 살아왔네’라는 시인의 말에는 자칫 작위적이고 의도적인

시 | | 2020-06-03 19:59
나는 날마다 복사된다

예비라는 말 속에는복사기가 산다예비 신랑 예비 신부예비군 훈련예비 비행예비 시험단전호흡으로 치며 올리는갈비뼈와 늑골 사이예비라는 말이함께 올라온다바퀴벌레에게도출발을 멈춘 예비가아침마다 만나는계단에게도예비가,오늘 가졌던 예비는이제 내일의내일의 예비는다시 내일의 나의예비가 될 것이다그 예비 복사기는내 바다 속의 문어도복사할 수 있을까우리의 일상은 거의 비슷한 모양으로 반복되고 순환되는 것이리라. 이러한 되풀이되는 현상을 시인은 날마다 복사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반복되고 자동화되어 진행되는 것이 현대인들의 일상이 아닐까. 그 속에서 인간

시 | | 2020-06-02 19:51
불면증, 혹은 잠의 사이보그

이상한 늙은 아이가 몸속으로 들어온다아이는 점점 작아진다, 눈물이 된다다시 아이는 수십여 개의 세포로 나뉘어진다전송되지 않는 잠들이 코드 밖으로 뛰쳐나온다뒤엉킨다 몽롱해진다그사이 수억 년 전의 태양이 불쑥 솟구친다나는 벌겋게 눈을 뜬 채 잠의 사이보그가 된다모든 풍경은 잠이 조립한 일회용이다어쩌면 이것이 내 완전한 잠의 코드인지도 몰라더 무겁고 딱딱해질수록 몽롱한이 시를 끌어가는 동력은 환각과 관념이다. 후기 자본주의 이념이 지배하는 현대사회가 양산하는 탈 질서, 탈 윤리. 혹은 부자유와 억압이라는 프레임으로부터의 자유는 절실하게

시 | | 2020-06-01 20:12
엄마의 봄

아카시아 꽃 핀다꽃 피어도 시큰둥했던 이유엄마의 부재다꽃은그 해의 봄과 여름 사이에서처럼하얗게 피어오르지만엄마의 봄은 다시 오지 않고다만 어머니의 봄이 왔다제삿밥이라도 고봉으로 먹으라고월급날에 돌아가신열일곱 살 엄마의 봄아카시아 꽃에서엄마 냄새 난다시인이 말하는 ‘엄마의 봄’과 ‘어머니의 봄’은 어떻게 다를까. 시인은 하얗게 핀 아카시아 꽃을 주목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사랑과 정성으로 자신을 키워준 엄마와 함께한 시간 속으로 하얗게 아카시아꽃 피어나던 봄을 엄마의 봄이라 부르고, 엄마가 돌아가시고, 이제 세월이 흘러 다시 아카시아

시 | | 2020-05-31 19:02
세속 사원

집 밖에서 집을 보네밤이 새벽으로 건너가는 시간금성이 춥게 빛날 때울다 잠든 아내 두고집 밖에서 퀭한 눈으로 내 사는 아파트를 바라보네저 칸칸이 토굴 같은 시커먼 아파트 덩어리모래와 시멘트로 뭉쳐진 커다란 산저 속에서그만 살 것처럼 사랑하고또 다 산 것처럼 싸우고옷 벗고 뒹굴고 또 옷 입고 종주먹을 들이대고나날을 최후처럼 살았네불현듯타클라마칸 사막의 한가운데돈황의 막고굴이 떠올랐다네커다란 산에 층층이 둥굴을 뚫고 수도승들은화엄세계를 새겨 넣으려굴 밖에 거울을 세워두고 빛을 반사시켜 들여서몇십 년 몇백 년 작업을 했다지얼마나 죽고 싶

시 | | 2020-05-28 18:56
등

새벽마다 낡은 꿈을 닦아 창문에 걸었다시간을 갉아먹는 벌레가 찌찍 소리를 냈다아침 새와 비 온 뒤의 안개와 작은 연못과몇 가닥 목소리가 처마 끝에서깜부기불 심지처럼 피어났다 스러지곤 했다아카시 꽃잎처럼 흔들리던 일이며들길 끝까지 걸어갔던 돌아오던 일이며열리지 않던 문 앞에서 주저앉던 일이며목련도 흩어지고 철쭉도 시들고시간의 시소는 소멸 쪽으로 자꾸 기우는데잊히지 않으려고 날마나녹슨 추억을 닦아 허공에 내걸었다시인은 왜 하필이면 ‘낡은 꿈’을 창문에 걸고 ‘녹슨 추억’을 닦아 허공에 내 걸었을까. 흔히 낡고 녹슨 것들에는 팽팽한 긴장

시 | | 2020-05-27 18:48
돌아오지 마라

“아들아 이 나라엔 돌아오지 마라원전 끄고 더운 나라석탄 때고 환경오염 걱정하는 나라이유 없이 쌀값 오르는 나라자꾸 취업 안 되는 나라백골이 나오는 데도 적폐라는 나라핵 때문에 헉헉대는 나라국민연금 고갈돼도대책이 없는 나라골수 민중 불러 모아 촛불이란 나라연방제통일도 모르는 나라전쟁도 평화도 까마득한 나라티비 끄고 유튜브 보는 나라오늘 끼니 보다내일 세금 값이 많은 나라올겨울에 동태되도금수강산 파헤쳐 태양열 나라멀쩡하던 나라 생일 바꾸자는 이 나라이 나라엔 돌아오지 마라, 아들아”왜곡되고 불구화되어가는 현실을 향한, 모순투성이의 세

시 | | 2020-05-26 20:00
화학반응

딱히 말할 곳이 없어서그래도 꼭 한마디 하고 싶어서지나가는 아이 반짝이는 뒤통수에다사랑해… 속으로 말했다 그러자아이가 쓱쓱 자라며 골목 끝으로 사라진다짧은 몇 행의 간결한 시행 속에는 순수하고 간절한 사랑에 대한 시인의 상상력과 함께 사랑에 대한 신념이 숨겨져 있음을 본다. 쉬 발설할 수 없어서 지나가는 아이 뒤통수에다 가슴 속 간직해 온 사랑한다는 말을 소리없이 내뱉는 아이,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 아이가 쓱쓱 자라서 골목으로 사라진다는 시인의 상상력은 매우 인상적이다.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에 대한 시인

시 | | 2020-05-25 19:57
철수네 살구나무

아무도 오지 않는산골 외딴 동네철수네 살구나무개살구나무봄이 와꽃 피어도꽃그늘엔멍멍이도 없고누렁소도 없는아무도보아줄 사람 없는개살구나무벌떼만왕왕거리네울진 지역 교육현장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동시로 옮겨내고, 향토성 짙은 서정시를 써 온 시인은 깨끗한 산골 외딴 동네의 봄 풍경 한 장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딴 집 마당 가에 볼품없이 서 있는 개살구 나무가 있는 풍경이다. 시끌벅적하고 알록달록한, 바쁜 일상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주는 참으로 평화롭고 고요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시 | | 2020-05-24 19:05
감기

참꽃 피었다병풍산 오르다 터진 바위틈 햇살에 몸을 맡긴 채 꽃이 된화사(花蛇)를 본다 꽃다발을 이루는 무리, 손에 든 붉은 꽃잎 삽시간에 척척 널브러지고, 열꽃 앓는 여자는 시퍼렇게 운다봄 언덕 빈집 한 채 아직도 덜컹덜컹 낡은 문짝이 있다 가파른 어지럼증이 있다 뿌리내리지 못하는 황사 바람 너머 어둡고 축축한 방, 한 줌의 고요가 마당을 휘저으며 혓바닥을 날름거리고, 용을 써 도망쳐도 제자리, 숨이 멎는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달뜬 몸 둥글게 말고 누운잠과 잠 사이참꽃 덤불 아스라이 걸려 있다개화의 경이로운 순간을 시인은 어

시 | | 2020-05-21 20:02
춘분의 너와집

햇빛 찰랑거리는 날너와 지붕 빈집이 길을 나선다옥양목 저고리 곱게 차려입고꽃 고무신 챙겨 신고산수유에 눈 맞추며매화꽃술에 입맞추며오래 적막했던 빈집이꽃 나들이 나선다바람에 찰랑거리는 댕기 머리어린 나를 손 잡고젊은 엄마, 봄나들이 간다춘분의 너와집에는 따스하고 고요한, 깨끗한 봄볕이 찰랑거린다. 유년의 곱고 반짝이는, 잊지 못할 시간을 품고 간직해온 너와집은 사랑과 정성으로 시인을 키워 온 어머니일 것이다. 이제는 낡고 헐어서 볼품없는 텅 빈 집 같이 쓸쓸하지만 오래 숙성되고 발효된 그 텅 빈 너와집에 생명의 새봄 산수유꽃도, 매화

시 | | 2020-05-20 19:53
청명 전야(淸明 前夜)

머릿속 지푸라기로 가득 차오르는 하루다밥 짓기 싫어라면 끓여 저녁 끼니 때운다라면에는 신김치가 제격이다생수병 들어 꿀꺽꿀꺽 물 마신 뒤소매깃 깃으로 쓰윽, 입 닦는다담배 한 대 피워 문 채베란다로 나간다 멍한 마음으로아래쪽 화단 내려다본다샛노랗게 지저귀고 있는개나리꽃들 사이로철 늦은 매화 몇 송이 뽀얗게 벙글고 있다저것들은 좋겠다 외롭지 않겠다쉰의 나이를 넘기고서도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은무언가 크고 높고 귀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지푸라기로 가득 찬 머릿속디룩디룩 굴려본다 사랑은 본래차고 시고 아리게 크는 법시인이 말하는 라면도 신

시 | | 2020-05-19 19:44
달밤

오래된 편지를 받았다지난 추석의 달빛이 배어 있는강아지풀이 흔들렸다밤새도록 어머니가 빚은하얀 송편 달무리 졌다미루나무 서 있는 강둑 따라아직 막내 작은아버지는 오시지 않고중편 쩌내는 김이부엌 들창문으로 몇 번인가 쏟아져나왔다지난 추석엔 사과를 참 많이 먹었는데마루 한구석엔 사과 궤짝 하나 안 보이고달은 금세 떠오르지 않았다올 추석엔 몇몇의 식구들이 보이지 않았다환하게 비치는 추석 보름달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그리 편치 않음을 본다. 뭔가 작년 같지도 예전 같지도 않은 썰렁하고 황량한 추석을 맞으며 쓸쓸한 마음을 펴 보이는 것이다

시 | | 2020-05-18 18:42
너를 보내고

너는 세월을 안고수풀 속으로 사라졌지만나는 슬픔의 뒤주 한 채가슴에 들여놓았다유장한 세월물같이 흐르는 세월도담았다 꺼내면오늘인 듯 볼 수 있는그런 뒤주 품었다눈앞에서 사라져평생을 만나지 못한다 해도마음에 담아둔 우리 말들은긴 강의 끝에서도 들릴 것이다어느 날 석양에 물든 하늘이고운 사랑으로 비쳐지고그리움이 눈동자 깊이길을 내면달처럼 여위어가는너의 소리나는 또 듣겠네별리(別離)의 절절한 목소리를 듣는다. ‘슬픔의 뒤주 한 채를 가슴에 들여 놓았다’라는 시인은 떠나는 이를 쉬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음을 본다. 긴 강의 끝에서, 석양 물든

시 | | 2020-05-17 19:47
만행(萬行)

사람이라는 독소조항을 지우지 못하고그 국경 넘을 수 있을까수미단까지 극악한 오르막사기를 당하기 딱 좋은 봄날 사통팔달 좌표는 없다미물과 사람 차이를 생각하다골반에 앉아 누차 따져 보았다,눈 밑이 늪이라는 조언들로떠난 건 아니지만지불할 게마땅찮다천근만근 저 몸을 돌아나가는 길을 해독하지 못하고목덜미에 잠깐 쉰다죽어라 걸어도 벗어날 수 없는 가죽 속의 벌레 한 마리이리저리 치고 가는 바람의 손만행(萬行)은 불가에서 수행을 위한 수많은 과업을 일컫는다. 수행의 과정에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비우고 떠나는 것이 아닐까. 소유와 욕망에서

시 | | 2020-05-14 18:48
벚꽃

(….)새들은 마치 이 신성한 광경을나직한 소리로 예찬이라도 하듯이벚나무 사이를 날며 노래 부르고 있다하지만 이내 온 길로 하나같이다시 되돌아가 버리고 말저 침묵의 눈부신 보푸라기들엄동을 견디며 벚나무는 겨우내 깊은 침묵에 들었을지 모른다. 어느 이른 봄날 벚나무는 하얗게 곱고 눈부신 꽃을 터뜨리는데 시인은 그 경이로움을 반어적으로 보푸라기라고 말하고 있다. 만개한 벚꽃 사이를 날면서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며 노래하는 새들은 생명의 봄을 예찬하는 시인의 마음이 이입된 존재일 것이다.

시 | | 2020-05-13 18:53
손

아버지가 손을 내밀었다살아서 처음아버지 손도 따뜻했다어제 내장을 다 꺼내놓고담낭을 잘라내고소장 한도막을 길게 끊어내셨다아버지 손이 따뜻했다담낭절제 수술을 마치고 난 뒤 잡아본 아버지의 손은 따스했다고 고백하는 시인을 본다. 그 따스함 속에 배어나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정의롭게 살아온 아버지의 한평생의 역정(歷程)을 느끼고 있다. 시인은 그 따스함 속에는 아버지의 꼿꼿한 자존과 올바르게 살아온 생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음을 본다.

시 | | 2020-05-12 19:32
밤길

방둑 위로 이어진 길이다저 길 끝 읍내 불빛들이 손에 잡힐 듯 아득하다아무도 없이 혼자 걸어온 길이눈발이고 선 갈대처럼 휘청 굽은 채어둠 저편으로 빠르게 묻혀 간다얼음을 벗은 깡마른 시내가뱀 허물처럼 건기의 모래밭을 빠져나가고따스한 입춘 바람이 볼에 닿다어릴 적 캄캄한 밤중 마당귀에 쏘아 올린둥근 오줌발에 걸리던 별들이 그 자리에 떠 있다 (….)별 같은 사람들이 나를 일으켜 세우던 때가 있었다그땐 나도 누군가의 작고 작은 별이었다무수히 많은 별들이 열고 닫아 온 길길 찾는 이에게 길은 앞으로만 이어질 뿐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보이지

시 | | 2020-05-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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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 태풍 경로 포함돼 지반 침하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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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가덕·TK신공항 동일한 조건 건설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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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K 의원, 설연휴 민심 최대화두 ‘신공항·코로나’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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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미래 국가균형발전 이끄는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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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TK 의원 “이제는 우리 지역 이익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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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시장 찾은 홍준표 “가덕도 반대 TK 정치권 멍청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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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원전 없던 일로” 영덕군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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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륜행각 벌인 상주경찰서 간부 2명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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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댁서 오라네요… 신고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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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선린대 50억 도서관 건립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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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구당 1명 검사 판에… 인파 북적 포항 관광지 방역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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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도 운문댐 취수탑 사망사고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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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고려·해동·삼일아파트에 다들 군침 흘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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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포항역 역세권 이인지구 ‘꿈틀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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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오르기 전에 잡아라” 포항역 삼구트리니엔 계약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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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영하 196℃ 견디는 강종 LNG추진선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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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성더팰리스푸르지오더샵’ 등 2월 첫째 주 4천574가구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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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신세계 러쉬매장에서 21일까지 프레쉬 세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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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월세 금지법’ 전세난 부추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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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특집 KBS1 ‘공감 플러스 울릉도에 산다’…울릉도 겨울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삶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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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임원 2명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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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 모두 공감할 보편적 양성평등 정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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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의 즐거움 알아가는 사람들 볼 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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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엔 다문화 여성들 좀 더 돕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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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초등 저학년 전면 등교 ‘환영-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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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새 8만 이상 준 학령인구(만 18세) ‘위기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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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에 사교육비↑… 등골 휘는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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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희 아이덴티티가 집약적으로 담긴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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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MTV 언플러그드’ 출연“ 많은 전설들 공연한 무대 영광”
  • “제니·지드래곤 열애설 확인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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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밥 44년… 도어맨 권문현의 호텔 인생 담긴 ‘전설의 수문장’
    호텔밥 44년… 도어맨 권문현의 호텔 인생 담긴 ‘전설의 수문장’

    도어맨 등 44년 호텔 경력으로 예순이 넘어도 호텔계에서 서로 스카우트하는 ‘전설의 지배인’ 권문현 콘래드 서울호텔 지배인이 44년간 호텔과 함께 걸어온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펴...

  •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외로움, 사랑, 미래, 신, 죽음, 정체성….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가치와 철학적인 질문에 고민해 본다. 최근 들어서는 일상적인 인생의 사실과 감정 외에도 팬데믹과 같은 현...

  • 영천 은해사 조실 법타스님… 내일 추대식
    영천 은해사 조실 법타스님… 내일 추대식

    지난 30여년간 북한을 100여차례 오가며 남북 불교계의 대화 통로를 마련해 온 법타(法陀) 스님이 은해사 조실에 추대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영천 은해사는 26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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