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반도 동쪽의 저기압과 서쪽의 고기압 사이로 차가운 북서풍이 불어온 탓이다. 또 건조주의보까지 내려져 있는데 강풍까지 불어오니 산불도 염려되고 화재의 발생도 우려된다. 그런데 다음 주까지 빗방울이 떨어지겠다고 하니 수상한 3월의 봄날이다. 길가의 개나리와 계곡의 산수유, 산기슭의 생강나무들이 서로 노란 꽃잎을 피워올려 진달래의 연분홍 잠을 깨우고 있다.3월 22일은‘서해수호의 날’이다.‘제2연평해전’과 ‘천암함 피격’ 그리고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 용사’들을 추모하기
꽃샘바람 속에 들판을 걷다 보면 파란 풀들의 새싹이 밟히고 나무마다 꽃망울이 움트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데 산간 지역엔 찬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고 있다.만물이 생동하는 달, 3월 달력을 보니 15일이 ‘3·15 의거 기념일’이다. 기억을 60년 전으로 되돌려 본다. 1960년 그날 치러진 정·부통령 선거 중 마산에서 부정선거가 적발되어 이에 항거하는 시민과 학생 수천 명이 거리에 모여 행진하며 시위했고 이에 경찰이 총기를 발포하여 9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부상했으며 시위는 계속됐었다.이 사건 보름 전 2월 2
작년 6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후, 출생 미신고 영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던 보건복지부의 결과가 발표됐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미출생 신고된 아기는 1만1천700여 명이고 그중 사망은 718명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에 2010~2014년에 태어났지만 신고 않된 아기는 9천603명으로 그 5%인 469명은 병으로 사망했고 생존자 6천248명 중 2천36명은 부모가 양육하고 3천714명은 입양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2천700여 명은 생사가 불명인데 어찌 되었을까? 안타까운 일이다. 출
설 연휴를 가족들과 보내고 이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오니 그 며칠간의 모습들이 잔잔한 기억으로 가라앉는다. 차례상도 간소하게 하였고 떡국 올려서 조상님께 한해의 복을 빌어보았다. 자식들에게 세배를 받으며 덕담도 해주고 깨끗한 봉투에 마련해 둔 세뱃돈을 주고 보니 또 한 살 더 먹었다는 세월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옛 같으면 형제자매가 설날에 다 모여 북적대며 즐거웠을 텐데 가족 수가 줄어드는 요즈음 그나마 모두 자기들의 생활을 찾아 훌쩍 떠나버리면 허전한 가슴엔 때때옷 입은 손주들의 웃음소리만 귀에 아른거릴 뿐…. 더욱이 이웃 어른을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여러 가지 이웃돕기 성금 모금 행사가 이루어진다. 올해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전국 17개 시·도 곳곳에 빨간 사랑의 열매가 그려진 ‘사랑의 온도탑’을 세우고 작년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62일 동안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세상을 가치 있게’라는 슬로건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모았다. 현금이나 의류 등 현물로도 사랑의 열매를 거두며 목표액의 1%가 모아질 때마다 사랑의 온도가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은 2주 전에 일찌감치 전국 목표액 4천349억을 초과 달성하여 최
교직을 떠난 후 얼마간 무언가 모를 우울증이 있는 듯하여 ‘제2의 밝은 삶’을 사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자고 마음을 잡았다.책도 많이 읽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나름대로의 취미생활도 해보지만 무엇보다 대화의 상대가 줄어들었으니 웃음이 줄었다. SNS에 많이 떠도는 말이 생각났다.‘자주 웃어라. 혼자서 거울과 대화도 하며 웃는 연습을 하라.’그래서 요즈음 혼자 운전할 때는 차 안에서 큰 소리로 웃고, 집에서는 거울을 보며 소리 없이 표정으로만 크게 웃곤 한다. 그러면 참으로 기분도 좋아짐을 느낀다.
4월에 있을 총선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듯 정치판에서는 탈당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를 필두로 하여 6명이 이탈하였고 정의당에서는 4명의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하여 각각의 연합체를 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종착지는 제3지대 통합신당이 될 것이라는 정계의 예상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4명 정도가 빠져나와 개혁신당을 꾸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은 아직도 몸을 사리고 있지만 공천 방향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면 자신의 입지를 보고 탈당하는 의원도 있을 것으로 본
소한(小寒) 무렵의 추워지는 날씨에 시골집에는 납매(臘梅)가 소복이 피었다. 음력 섣달 납월(臘月)에 피는 노란 꽃을 보니 이른 봄이 온 듯하다. 연말 모임에 나가보니 벌써 국회의원 예비 후보자들의 얼굴도 보인다.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0여 일 남아있는데 너무 이른 움직임은 아닌지….SNS에는 올해를 ‘슈퍼 선거의 해’라는 제목이 떠돌고 영국 가디언 지는 ‘2024년은 민주주의 슈퍼볼의 해, 전례 없는 투표 축제’라며 지구가 선거의 열풍으로 휩싸일 것이라고 하고 있다. 세계 70여 국가가 각종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를
2024년 새해가 시작됐다. 갑진년(甲辰年)-‘청룡의 해’이다. 예쁜 연하장에 간단한 덕담을 써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우편으로 보내곤 했지만, 요즈음은 휴대폰 앱으로 마음을 주고받는다. 연말부터 날아오는 새해 인사에 고마운 얼굴들을 그려보며 1년을 시작한다.‘올해는 용띠의 해, 청룡의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복된 가정을 이루길 바랍니다.’고 써 보냈다.사실 ‘용의 띠’ 해는 양력 1월 1일부터가 아니고 입춘, 그러니까 40여 일 후인 2월 4일부터 시작이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 ‘무슨 띠냐?’고 따지니까 청룡의 기운으로 새해를 시작하
올해도 이제 1주일이 남았다. 한 장 남은 달력 위에 성질 급하게 새 달력을 걸어본다. 예쁜 그림과 사진이 있는 달력도 좋지만 큰 글씨에 빈 여백이 많은 달력을 구했다. 옛날엔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단오에는 부채를 주고받고 동지에는 달력을 나누어 주었는데 나는 새마을금고에서 나누어 주는 달력을 얻어다 쓴다. 요즈음 기억이 깜빡깜빡해서 중요한 모임이나 해야 할 일들이 있으면 그날에 큰 글씨로 표시해 두면 기억하기 좋기 때문이다.지나간 날들을 훑어보니 크고 진하게 표시한 기록들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집안의 크고 작은 일-제삿날과 가족
계묘년을 보내며 교수신문에서는 전국 대학교수 1천31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설문조사 했는데 30% 정도가 ‘견리망의(見利忘義)’를 택했다고 한다.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으로 고위 공직자를 비롯한 정치인의 현 세태를 꼬집은 것이라 본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올바른 책무를 팽개치고 권리를 주장하며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생각들을 대변한 것이리라. 다음으로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을 골랐다. 자기 또는 자기편의 언행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린다는 것, 즉 국정운영의 책임은 정부 탓,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심각하다. 수도권 면적이 국토의 약 12%인데 인구의 50%가 몰려있어 비수도권 즉, 지방소멸의 위험지역은 12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났다. 국가 경쟁력은 훼손되고 지역 간 양극화로 국민의 불안감은 커지는 가운데 17개 시·도는 ‘지방분권-균형발전’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지방시대를 열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시대 5대 전략은 교육혁신을 통한 지역 혁신 인재를 양성하고 특화 산업을 일으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시킴으로써 2030세대의 정착을 유도한다는 것이다.“지방소멸을 막자”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 12월이다.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 찬 바람이 세차게 불고 흰 눈이 내리는 계절이다. 우리말로는 ‘섣달’이지만 아직 음력으로는 ‘동짓달’이다. 양(陽)의 기운이 시작되는 달이며 지난 한 해를 회고·정리하며 다음 해를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또 12월은 영어로는 December, 그런데 ‘Decem’의 뜻은 라틴어로 숫자 ‘10’을 의미하며, 옛 최초의 로마력(曆)은 10월까지였는데 열두 달로 되면서 뒤로 밀려난 것이다. 그러고 보니 11월 November도 라틴어 ‘9’의 의미를 갖는구나.이제 북극에서 대륙성고기압의 찬 기운
붉은 가을의 막바지, 푸른 바다 동해안의 블루로드 산길을 걷고 싶어 영덕행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포항역에 가서 열차 시간표를 보니 하루 5회 왕복, 요금은 어른 2천600원, 어린이는 반값이고 경로는 1천800원이다. 영덕까지 4개 역 모두 승차요금은 같다.플랫폼에서 만난 디젤 전동열차는 좀 낡아 보여도 오히려 옛날 완행열차의 추억이 되살아 올라 친근감이 든다. 2018년 1월에 개통되고 2개월 후 타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여 열차 내로 들어가니 승객은 적고 좌석 사이가 넓어 편안히 앉았다. 곧 출발해 ‘경북의 바다 역’- 월포,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이 되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이 치러진다. 1994년도부터 실시해 오고 있고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는 세 번째이며 전국 84개 시험지구의 1천200여 개의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그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공부한 50만4천여 명 수험생은 이제 긴장을 풀고 본인이 원하는 대학지원에 온 정신을 쏟아야겠지. 이중 N수생(재수 이상 수험생) 및 검정고시 출신이 17만8천여 명으로 35% 이상이 되어 28년 만에 최고라고 하는데, 최고 상위권 학생의 ‘의대 열풍’과 킬러 문항 배제 소식에 반수생(半修生·대학을 다니
푸근한 날씨가 이례적으로 계속되며 단풍이 곱게 물들더니 이제 안동에서 첫얼음을 보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평년보다 10여 일이 늦은 얘기이고 전국 곳곳에 첫서리가 내리고 고드름이 열렸다는 추위 소식도 들린다. 대지가 얼기 시작한 모양이다.이제 농촌에서는 1년 농사의 끝맺음으로 콩으로 메주를 쑤고, 찬 서리 맞은 배추와 무를 절여 김장을 담그는 계절이다. 입동(立冬) 전후 닷새 이내가 가장 맛 좋다고 하니 갖은양념을 섞어 우리 고유의 음식인 김치를 만들어 장독에 넣어 한해의 양식으로 저장해 두면 마음이 푸근하리라. 지난 2년 전 뉴스를
달력을 또 한 장 넘겼다. 겨울의 초입, 11월이다. 그런데 날씨는 푸근하다. 주말부터 전국적으로 소나기가 오겠다는 예보도 있는데…. 달력을 살펴보니 공휴일이 없어 좀 쓸쓸한 달이지만 1일부터 청송 사과축제가 열리고 3일에는 포항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포항음악제가 시작되며 10일에는 구룡포 씨푸드축제가 준비되고 있다.저녁 먹고 영일대 바닷가로 나갔다. 40여 일째 해오고 있는 해변가 ‘맨발로 걷기’를 하기 위해서다. 바다시청 신발장에 신발을 벗어두고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에 서니 하루의 일과가 머릿속에 정리된다. 붉게 물든 큰
천고마비의 10월도 이제 다 지나간다. 단풍 고운 마지막 주에 들면 낙엽 지면 꿈도 따라가는 줄 몰랐던 아련한 추억을 되돌아보기도 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는 낙엽 따라가버린 사랑의 노래가 아닌 쓰라린 가슴을 안아야 할 하나의 아픈 기억이 살아 오른다.작년 이맘때 ‘핼로윈 축제’의 흥청거림 속에 서울 이태원 골목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폭 4m의 좁은 언덕길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서로 뒤엉켜 압사당했던 159명의 젊은 영혼들의 기억이 슬프다. 아직도 그 사건의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특별법 제정과 분향소 설치를 다투는 가운데 1주
요즈음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며 기온은 뚝 떨어지고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리고 나면 평년보다 3~5도 낮은 강추위가 올 거라고 예보되고 있다. 동쪽 바다에는 강풍이 불어 파도가 높을 거라고 한다.이제 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의 절기이다. 무서리가 내린 아침 풀밭을 걸어 보면 발목이 시리고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는다. 곧 산과 계곡은 낙엽으로 물들고 들판엔 들국화와 코스모스가 하늘대며 풍요로운 가을을 노래하겠지…. 농부들은 벼를 추수하고 농사를 마무리하며 겨울 준비를 할 터,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뛴다’던 옛 농촌의 힘들었던 모습
올해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지 577년이 된다. 비가 올 듯한 날씨에 베란다 밖으로 태극기를 달고 고개 내밀어 살펴보니 130여 가구의 아파트 벽면에는 다섯 집 정도가 걸려있다. 국경일에 대한 국민 의식이 좀 더 고양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기념식 중계방송을 보며 한글날 노래를 3절까지 따라 불러봤다. ‘한글은 우리 자랑이요 문화의 터전이며 생활의 무기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라고 다짐하고 보니 한글과 우리말 사랑의 마음이 잔잔히 일어난다. 한글은 4글자(ㅿㆁㆆㆍ)가 없어지고 자음 14자, 모음 10자 총 24자로 소리가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