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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덩이를지나온 기왓장그 불기운을 빨아올려야겠다고대웅전 기와지붕 위에서 풀들이 자란다뿌리가 들린 生은불기운을 먹고 자란다그러나,저 허공에 떠 있는풀뿌리의 힘으로부처의 이마엔 주름이 없다시인은 뜻밖의 발견을 해준다. 위의 시는 기와지붕 위에 펼쳐진 풀들이 “불기운을 먹고 자란다”는 발견을 보여준다. “불구덩이를/지나온 기왓장” 속에 보존되어 있는 불기운. 뿌리 들린 존재자들은 자신의 ‘풀뿌리’를 이 불기운에 대면서 “허공에 떠” 살아가는 것, 허공 위로 타‘오르는’ 것이 불이기 때문이리라. 이 “풀뿌리의 힘”이 부처의 이마에 주름을
시
등록일 2024.03.27
게재일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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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어느 날 밤 돈 때문에호텔 마담을 시인이 찾아갔다마담은 눈길도 안 주고 말했다돈이라뇨시인답지도 않은 말씀을 하시네요속인들이나 하는 말 따위를시인이 입에 올리시는 건 아니라고 봐요돈하고는 거리가 먼 게 시인이니시인은 가난하니까 그야말로대단한 존경도 받는 거죠시인은 그 말에 울컥하여빌리러 온 일도 잊어버린 채자못 점잔 빼고 있었다야마노쿠치 바쿠는 오키나와 출신의 시인. 위의 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본시에서 진정한 구어체를 완성했다고 평가받는다고. 시인도 돈이 있어야 먹고 사는 법, 하나 그는 돈이 없다. 돈 빌리러 찾아간 지
시
등록일 2024.03.26
게재일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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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애기 별들이이고 온 빛살 풀어좌판을 벌였다저 작은 것들의 치열한 발원에하늘도 황금을 녹여 엎질러 놓았나마른 들판에 발톱을 박아흙의 피를 빨아올리는혀의 흡인력압도적 군락으로뜨거운 여름을굽고 있다불갑초는, 유독 돌을 좋아해서 돌나물이라고도 불리는, 노란 꽃을 피워내는 산나물이다. 시인은 무더기로 핀 꽃들이 “누런 애기 별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꽃무더기가 뿜어내는 노란 빛이 황홀해, “하늘도 황금을 녹여 엎질러 놓았”다고 감탄하는 시인. 한데 더 강렬한 건, “마른 들판에 발톱을 박아/흙의 피를 빨라올리”는 불갑초꽃의 ‘흡인력’이
시
등록일 2024.03.25
게재일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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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림자에게2인자의 지위를 부여한 건인간이 무지하거나오만하다는 증거밤을 무서워하는인간의 지위는그림자를 붙잡을 수 없어2인자 없는 영역이몹시 불안하다인간은 그림자를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하여 중요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의 시에 따르면 그것은 무지나 오만의 증거일 뿐이다. 통상의 생각과는 달리, 융과 같은 분석심리학자가 말한 바, 그림자야말로 인간의 배후에 있는 진실을 품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 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인간은 그림자에게 “2인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 한편 그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인간은 “몹시 불안
시
등록일 2024.03.24
게재일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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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있는 3월의 과수원그 꽃들 사이로 그대 볼 때면순결한 꾀꼬리들처럼꾀꼴꾀꼴 지저귀고 싶다오.순결한 꾀꼬리들처럼그대에게 내 사랑 바치고그대 사랑 빼앗기는 여름까지노래하며 사랑을 속삭이고 싶다오.그대 키보다 너무 큰 내가과수원 사과 딸 때면그대 욕망보다 너무 크다오잡힐까 너무나 저항하며그대 향기에 이끌리는 나는너무나 조그만 아이라오.스페인 프랑코 군부독재정권에 죽임을 당한 참여 시인 미겔 에르난데스의 시. 참여 시인의 마음에는 위의 연시가 보여주듯이 아름답고 순수한 서정이 밑에 깔려 있다. 화자는 “3월의 과수원”에서 본 ‘그대’
시
등록일 2024.03.21
게재일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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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강이고꽃은 피어야 꽃이라고 말하는 듯동강할미꽃 피네수만 년 동안강과 산이밤낮으로 만나 빚은 절경절벽을 수놓는 꽃댐을 막아절경을 수장시키려던 시절때맞추어 세상에 나타나아름다움의 가치를 증언한 꽃강은 한없이 젊고그리움은 늙지 않는다고 말하는 듯동강할미꽃 피네.통념과는 달리, 자연은 늙지 않는다. 도리어 “한없이 젊”다. “수만 년 동안” 강은 멈추지 않고 흐르며, “동강할미꽃”도 이름과 달리 새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강과 꽃은 서로 어울려 절경을 보여주며 “아름다움의 가치를 증언한”다. 그러나 인간 세상은 이 “절경을 수장
시
등록일 2024.03.20
게재일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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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촌 사북의슬레이트 사택들처럼달동네 판잣집들처럼다닥다닥 다닥다닥파도가 때려도 다닥다닥물거품에 휩쓸려도 다닥다닥죽어서도 다닥다닥악착같이 다닥다닥파도 시퍼런 갯바위따개비 마을에따개비들이 산다다닥다닥 다닥다닥“재벌 4세는 모르”는 삶. 가난한 이들의 삶. 이들은 “다닥다닥” 붙은 집들에서 살고 있다. 이는 가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약한 이들은 이렇게 집단을 이루어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야 “파도 시퍼런” 세상을 “악착같이” 견딜 수 있다. “물거품에 휩쓸”리거나 “죽어서도” 이루어지는 이 삶의 방식은 “따개비들이” 사는 방식과
시
등록일 2024.03.19
게재일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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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이 되지 못한 몇 알의 씨앗들이구멍 난 정수리 속에서 꿈틀거린다자꾸만 간지러워, 손톱으로 긁어 보지만뿌리에 박힌 낯선 얼굴이 고개를 든다슬픔을 머리에 이고 가만히 웃는 너,떡잎이 떨어질 때까지 푸드득 춤을 춘다가는 비를 맞으며 자유공원에서 월미공원까지사부작 걸어가면 어느새 해가 쨍쨍하다미워했던 마음 위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가냘픈 이파리들이 머리칼처럼 휘날린다땅과 물, 불과 바람이 가득 차오르면겨우내 굳었던 마음들이 새순으로 돋는다봄이 오면, 자연의 싹들만 새로 움트는 건 아닌가보다. 머리 안에 있었던 생각의 씨앗들도 꿈틀거리
시
등록일 2024.03.18
게재일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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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月의 빈 논/ 잘린 벼들의 발목/ 시름 얽힌/ 영하의 긴 아침떨며 가는/ 바람의 빗장뼈/ 사이사이/ 봄의 딸꾹질을 막는/ 겨울의 주먹소쩍,/ 소쩍,해거름 동풍冬風에/ 응어리진 살얼음 소리/ 먼 산 가득 흩어지고/ 소쩍새들/ 세월 앞당겨 미리 우는/ 당신의 무덤가소쩍, 쿵/ 소쩍, 쿵애절도 녹여 내리는/ 낫날 같은/ 이월의 목청.시에 따르면, 무덤가에서 봄은 시작된다. “당신의 무덤가”에서 “세월 앞당겨 미리 우는” ‘소쩍새들’의 울음이 봄을 가져온다. 그 울음은 죽음에 대한 슬픔의 표현이자, 새로이 삶이 곧 태어나리라는 징조이기도
시
등록일 2024.03.17
게재일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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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나무 병에 우유를 담는 일,꼿꼿하고 살갗을 찌르는 밀 이삭들을 따는 일,암소들을 신선한 오리나무들 옆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일,숲의 자작나무들을 베는 일,경쾌하게 흘러가는 시내 옆에서 버들가지를 꼬는 일,어두운 벽난로와 옴이 오른 늙은 고양이와,잠든 티티새와 즐겁게 노는 어린 아이들 옆에서낡은 구두를 수선하는 일,한밤중에 귀뚜라미들이 날카롭게 울 때처지는 소리를 내며 베틀을 짜는 일,빵을 만들고 포도주를 만드는 일,정원에 양배추와 마늘의 씨앗을 뿌리는 일,그리고 따뜻한 달걀들을 거두어들이는 일,생명을 키우
시
등록일 2024.03.14
게재일 20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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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는 신명이 많았다당신의 감정을 노래로 대신하였다(중략)노래는 엄니의 삶과 생의 양식이었고 경전이었다엄니는 밝고 높고 경쾌한 노래보다는어둡고 낮고 무거운 노래를 즐겨 불렀다슬픔으로 슬픔을 문질러 닦아 내었다나는 엄니의 노래를 곧잘 따라 불렀다어린 몸속에 청승을 담고 산 것은엄니 때문이었다엄니는 내게 노래를 남기고 돌아가셨다노래를 살다 가신 엄니나는 오늘도 엄니의 노래를 부르며 살고 있다노래는 힘이 세다‘엄니’의 노래는 시인의 몸속에 녹아들어 있다. 아마 엄니의 삶은 고달팠을 테다. “슬픔으로 슬픔을 문질러 닦아 내”기 위해 노래
시
등록일 2024.03.13
게재일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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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꽃 핀 늙은 매화나무가느란 가지 끝에 소복이흰 눈 내려 쌓이네활들짝, 놀란 꽃잎들일순 잎을 오므리고놀란 꽃잎처럼 나도 깨어차고 은은한 매화 향에 눈을 뜨네누군가 봄눈 같은 말을 문자로 보내왔네삶은 기적이요 만남은 신비라고,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가진 시인에게 이 세계는 놀라운 일이 계속 벌어진다.‘늙은 매화나무’ 위로 새로 “흰 눈 내려 쌓이”는 일도 매년 반복되는 일이기보다는 놀라운 사건이다. 시인은 이 놀라움을 표현하기 위해 ‘활들짝’이라고 쓴다. 그래서 ‘누군가’ 보낸 문자 그대로, “삶은 기적이요 만남은 신비”인 것,
시
등록일 2024.03.12
게재일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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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인가의 불빛처럼 반짝이는 무엇이 되고 싶었다어둠이 밤새 일렁일 때마다 불 비늘이 되어외로운 이의 창가를 밝히고 싶었다심야 버스의 낯선 실내등이 파랗게 질려 간다어둠을 배경 삼아 더 파랗게 질려 가는 찌든 얼굴들이마가 창문에 차갑게 닿는다출렁거리며 어둠이 다가왔다가 물러선다어둠을 뚫고 먼 인가의 불빛이 다가오다 망설인다이 버스가 닿는 곳이 내일이다시인은 젊었을 때, “불빛처럼 반짝이는 무엇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어둠 속에 외로이 있는 다른 이를 위해 불빛이 되고자 했던 것. 하나 현재 그는 파랗게 질린 얼굴들로 어둑한 심야 버
시
등록일 2024.03.11
게재일 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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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꿈속에지구가 들어왔다남루한 옷에 눈물이 젖고달은달달한 딸어두운 꿈속에서그녀가 울고 있다외계에서 보면푸르른 별인데내 꿈속에선시름시름 앓고 있는 짐승지구는 저기 떨어진 돌조각으로 취급할 수 없는, 모든 존재자들이 연결된 유기적인 존재이며, 그래서 하나의 생명체라고도 보는 시각이 있다. 위 시의 시인은 특히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생명체인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짐승”이다. “남루한 옷에 눈물이 젖”은 사람이다. 이 시적 사유에서 달은 딸 같은 존재자다. “어두운 꿈속에서” “울고 있”는 딸. 이 시대엔 우리가 살고 있고 꿈꾸는
시
등록일 2024.03.10
게재일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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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었지만 그대는 여전히 살아 있다.하소연하며 울부짖으며바람은 숲과 오두막집을 뒤흔든다.아주 끝없이 먼 곳까지소나무 한 그루 한 그루씩이 아닌모든 나무를 한꺼번에마치 어느 배 닿는 포구의거울 같은 수면 위에 떠 있는 돛단배의 선체를뒤흔들 듯이따라서 이 바람은 허세나무의미한 분노에서 연유한 것이 아닌당신을 위한 자장가의 노랫말을이 슬픔 속에서 찾기 위함이다.“살아 있다”는 ‘그대’는 죽은 이 아닐까. 반면 ‘나’는 살고 있으나 죽은 듯이 무력한 상태고. 이와 달리 죽은 ‘그대’는 바람이 되어 “울부짖으며” “숲과 오두막집을”, 그
시
등록일 2024.03.07
게재일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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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버렸다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다 가방도 마음도 젖었다 가지고 다니던 네 편지를 펼치자 오로라의 악보가 나왔다 네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언제까지라도 보고 싶었는데 이제 너는 없다 언젠가 학교 앞에서 만난 너는 큰 기타를 메고 있었다 네가 음악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 나는 강의실로 가고 있었다 너는 방금 쓴 노래를 들려주겠노라 했다 나는 그런 네 모습이 낯설어서 “나중에, 나중에”라고 했다위 시의 ‘너’는 화자 자신의 소년 시절이거나 당시 그의 친구일 터, 여하튼 ‘너’와 지금의 화자는 “호우가 쏟아”지고 “가방도 마음도 젖”은
시
등록일 2024.03.06
게재일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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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할머니 이승 떠날 때는 가뿐했다.붉은 놀이 살갗에 닿자화악,흰 세포로 당겨져 공중에 흩어졌다.단촐하고 당당한 행장이었다.마치 눈발처럼 천지 사방으로 스미어홀홀홀,평생의 경륜을 퍼뜨리실 것이다.세상에, 별리가 이처럼 자연스럽다니.애초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었다는 듯 말끔했다.하늘로 뻗은 빈 가지가 탱탱해진다.억울한 죽음이 아니라면, 죽을 때 되어 죽는다면 슬픈 일은 아니다. 그 죽음은, 위 시의 “흰 세포로 당겨져 공중에 흩어”지며 ‘가뿐’하게 사라진 할머니의 모습처럼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그 죽음은 마냥 무(無)로의 회귀가
시
등록일 2024.03.05
게재일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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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 꼬부라는 졌지만 아직도 정정한 늙은이와풍 맞아 한쪽이 어줍은 안주인과대처 공장에 나갔다가한쪽 손을 프레스기에 바치고 돌아온 아들과젊어 혼자 된 환갑 가까운 큰딸이붉은 페인트로 새마을이라 써놓은무럭무럭 훈김이 나는 미닫이문 안에서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며뽀얀 절편을 뽑아내고 있습니다방앗간이 ‘아직도’ 있는 곳이 있다. 위의 시의 방앗간은 ‘새마을’이란 이름이 붙은 걸 보니 1970년대에 세워진 곳일 테다. 이곳 주인은 늙었지만 아직도 정정하다. 하지만 안주인은 풍을 맞았고, 아들은 공장에서 “한쪽 손을 프레스기에 바”쳤다. “
시
등록일 2024.03.04
게재일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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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 오르는 자의 기쁨을 알 것 같다뛰어내리는 자의 고뇌를알 것도 같다트램펄린을 뛰는 사람들트램펄린을 뛰는 사람들종아리를 걷는 맨발들이 보이고총총 사라진 뒤달빛이 해파리처럼 공중을 떠돈다아무도 없는 공터에트램펄린이 놓여 있고속이 환히 비치는 슈퍼문이 떠 있다아래에서 위로 “튀어 오르”면 신나고 기쁘다. 반면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일은 깊은 고뇌를 필요로 한다. 저기 공터에 놓인 ‘트램펄린’에서, 한밤중에 “종아리를 걷”고 뛰는 이들은 튀어 오르고 있는 걸까 뛰어내리고 있는 걸까. 저 트램펄린 위의 사람들 모습은 우리들의 삶을
시
등록일 2024.03.03
게재일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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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것이라 여겼던 손발인데손은 손대로 하고 싶은 것 하게 하고발도 제 뜻대로 하라고 그냥 둡니다내 맘대로 이리저리 부리면말을 듣지 않습니다눈이 보여준 것만 보고귀가 들려준 것만 듣고 삽니다다만 꽃이 지는 소리를눈으로 듣습니다눈으로 듣고 귀로 보고손으로는 마음을 만집니다발은 또 천리 밖을 다녀와걸음이 무겁습니다늙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시에 따르면 나의 몸이 나의 의지로부터 독립한다. 내 의지로 몸을 부리려 하면 몸은 이에 반항한다. 그러니 나는 나의 몸이 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이때 몸의 부위들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
시
등록일 2024.02.28
게재일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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