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시내에서 순흥쪽으로 한적한 길을 달리다보면 맑은 시냇가에 울창한 소나무숲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개울 너머 일련의 고건물을 볼 수 있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서원(賜額書院)인 소수서원이다. 풍기군수였던 주세붕은 1543년(중종 38) 이 지역 출신이자 고려말 원나라에서 성리학을 처음 도입하여 한국 사상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회헌 안향(安珦)을 배향하고 아울러 유생교육을 겸할 목적으로 백운동서원을 설립하였다. 이곳은 안향이 어린 시절 공부를 했던 숙수사(宿水寺) 터이기도 했다. 이후 1548년(명종 3) 당시 풍기군수였던 퇴계 이황이 참된 선비를 양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서원을 널리 보급해야 한다고 하여, 백운동서원에 사액(賜額)과 국가의 지원을 요청했다.
고려멸망 애도 `不事二君`선택 은거 학문 정진하며 쟁쟁한 후학들 배출 구미 금오산 입구, 아름다운 계곡 옆에 무상한 세월에도 바래지 않은 기상을 풍기는 몇 채의 건물이 있다. 건물로 가는 초입에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로 시작되는 시조를 새긴 시비(詩碑)가 있어 이곳이 고려말의 충신 야은(冶隱) 길재(吉再)와 관련이 있으며, 또 `채미정(採薇亭)`이라고 새긴 돌을 통해 이 건물군을 대표하는 이름이 채미정임도 알 수 있다. 입구를 지나면 마치 속세와 성지를 구분하는 듯, 계곡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놓여 있다. 돌 다리 앞에는 고색창연한 `하마비(下馬碑)`가 세워져 있어 채미정이 지닌 권위를 실감케 한다. 다리를 건너 건물로 들어가면 1768년(영조 44)에 선산 선비들이 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