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를 건너며 오늘은 강물이 험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가로등조차 하나도 안 켜놓은 것 같다고 느꼈다. 멀리 보이는 말없는 나무들도 어지러운 세상을 근심하고 있다.내 몸이 내 몸 같지 않다고, 내 정신이 내 정신 같지 않다고 생각하며, 그래도 내일은 대전에 부모님 뵈러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장난 삼아 산 플래시로 어두운 산숲을 비추어 본다.마음 속으로 그 ‘민주주의’라는 것이 나를 아주 망쳐 놓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았다고, 쓸데 없는 가치의식에, 목표에, 측정에, 비판에, 분노에, 이율배반과 환멸에, 나는
칼럼
등록일 2020.12.09
게재일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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