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세를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9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시장 안정 의지에 힘입어 1530원 아래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5.6원 내린 1529.4원에 거래됐다. 이후에도 153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데에는 외환당국의 잇따른 시장 안정 메시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당국은 지난 7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긴급 개최하고 투기적 외환 거래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전날 환율이 장중 1550원대까지 치솟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당국의 경고 이후 환율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하며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환율 상승기에 수출대금 회수를 지나치게 늦추는 불법 거래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높은 수준까지 오르면서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된 것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 전략을 재개한 점 역시 달러 수요를 줄이며 환율 안정에 힘을 보탰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된 점도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공격 중단을 선언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일부 진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전 9시 기준 100.046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세는 환율 하락 폭을 제한하는 변수로 꼽힌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간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1900억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9시 3분 기준 100엔당 955.4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06원 하락했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60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가 확인된 만큼 단기적으로 급격한 환율 상승 압력은 완화됐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높은 변동성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