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나란히 봉축법요식 참석 김부겸 “시민 위로·공동체 회복”⋯추경호 “사찰 관광자원화로 경제 활성화”
부처님 오신 날인 24일 오전 대구 동구 동화사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나란히 민생 회복 메시지를 꺼내 들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열린 대형 종교 행사에서 두 후보는 세 과시보다는 ‘시민 위로’와 ‘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으며 불심과 중도층 표심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동화사 경내에는 봉축법요식 참석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연등이 걸린 화림당 일대에는 차분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양측 지지자들도 구호나 율동 대신 조용히 후보들을 따라 이동하며 행사 분위기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는 오전 10시쯤 짙은 색 정장 차림으로 동화사에 도착했다.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이동한 그는 화림당에서 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 선광 주지스님과 10여 분간 차담을 가졌다.
추 후보는 오전 10시 14분쯤 빨간 점퍼 차림으로 동화사에 도착했다. 강대식 의원(대구 동구군위군을) 등과 함께 선광 주지스님을 예방한 뒤 차담을 나눴다. 두 후보는 화림당 앞에서 마주쳐 웃으며 악수했고, 짧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김 후보는 차담 뒤 취재진과 백브리핑에서 “오늘 같은 날일수록 시민들이 큰스님들의 위로와 자비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더 정신을 차리고 시민들과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다시 다잡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화사는 천년이 넘는 고찰이자 지역민들의 정신적 고향 같은 곳”이라며 “오늘 법요식이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밝히고 행복을 더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후보는 특히 시민들의 삶을 보듬는 정치의 역할을 강조했다. 선광 스님이 “시민들을 정말 공손하게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들으라”고 당부했다고도 전했다.
불교 관련 공약으로는 사찰 기반시설 개선 문제를 꺼냈다. 그는 “동화사와 파계사 같은 큰 사찰에 상하수도 시설 등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을 보고 놀랐다”며 “시장에 당선되면 이런 문제부터 우선 해결해 불자들과 시민들이 더 편안하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추 후보는 경제 회복과 문화관광 활성화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누리에 퍼지는 기쁜 날”이라며 “부처님의 자비가 불자들과 대구 시민 모든 가정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추 후보는 “대구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며 “대구의 사찰들은 수행의 도량이자 중요한 문화관광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접근성을 개선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도록 해 돈과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사찰 관광 활성화 구상을 내놨다.
선광 스님과의 환담에서는 지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오갔다. 선광 스님은 “종교 현장은 경제 상황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이라며 “신도들의 보시와 후원이 줄면 사찰 운영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기 침체가 종교 현장까지 번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혔다.
이에 추 후보는 “죽기 살기로 뛰어 반드시 대구 경제를 살려내겠다”며 “대구 시민들이 물질적으로나 마음으로나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동화사 방문에서 김 후보가 ‘시민 위로와 공동체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면, 추 후보는 사찰 관광자원화와 접근성 개선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초반 민생 행보를 둘러싼 두 후보의 메시지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김재욱·황인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