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사슬 ... 최 영 철
낙동강 둔치에 뿌린 농약을 먹고 죽은 볍씨를 먹고 죽은 청둥오리를 먹고 죽은 참수리를 먹고 죽은 참붕어를 먹고 죽은 흑두루미를 먹고 죽은 폐유를 먹고 죽은 강물을 먹고 죽은 아이를 먹고 죽은 것들을 먹고 죽어가는 것들을 먹고 죽었던 ..
기사입력 : 2010-09-09 오후 9:03

일본 여관 .... 이 문 재
일상에서 돌아오는 길에서 올려다본 11월 초승달은 시인에게 여러 가지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철새들이 북북서진할 때면 뒤돌아서서 부르던 사람, 눈물 글썽이며 뜨거운 가슴으로 목매여 부르던 사람은 누굴까. 어머니. 스산한 고백과 함께 시인은 자..
기사입력 : 2010-09-08 오후 9:38

세월 ... 이 영 광
하숙집 아주머니의 일생은 옛날의 술청 스텐 술잔가의 트로트 가락 얼결에 잦아들어 한 채의 누옥과 마당 가득, 다알리아 만발에 머물러 있다 나는 스물둘 불면증 환자 꽃밭의 무성한 속절 못 헤아려 향기를 비껴 서..
기사입력 : 2010-09-07 오후 9:15

어둠은 어떻게 오나 ... 심 재 휘
예전처럼 새들을 불러 모으는 숲속에서 연기처럼 새어나온다거나 젖은 몸을 털며 물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늘은 사람들이 켜든 온갖 등불의 발밑에 어둠이 갑자기 와 얼룩으로 누워 있다 ..
기사입력 : 2010-09-06 오후 9:21

컨베이어...이 인 우
저 강도 비좁은 강바닥이 아픈지 신음을 한다 심장 놓인 아래가 무겁다한다 강 섶 돌덩이같이 굳은 살점을 지나는 짐 꾸러미들이 철썩철썩 치면 더러는 물결이 일고 더러는 비명이 들린다 여위고 긴 몸뚱이 나와 같아서 ..
기사입력 : 2010-09-05 오후 7:57

겨울 산정...강 미 정
소리 없이 우는 여자를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나곤 했다 봄이 눈물겨운 것은 오래도록 뿌리가 봄 쪽으로 젖혀 있기 때문이다 무성했던 나뭇잎이 다시 나무속으로 들고 흥건히 울었던 꽃향기가 다시 나무속에 들어 겨울..
기사입력 : 2010-09-02 오후 9:24

낙향 ... 김 흥 수
어느새 뒷동산이 슬슬 걸어 내려와 내 안으로 힘껏 쳐들어온다 솔향기가 솔솔 진동한다 참나무가 참되게 살라고 속삭인다 어릴 적 동무들의 이름을 목메어 불러 본다 야호야호 메아리가 귀청을 때린다 - 동무 동..
기사입력 : 2010-09-01 오후 9:45

너에게 영치당한 나날 ... 송 태 웅
바람을 막아줄 아무것도 없이 너에게 간다 무엇이건 나는 너에게 다 주었다 나를 가려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실은 나는 홀가분한 것을 다 주고 나니까 실은 황홀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 불면은 그..
기사입력 : 2010-08-31 오후 8:56

모닥불...백 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다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
기사입력 : 2010-08-30 오후 9:32

소.3 ... 최 창 균
우황 든 소는 캄캄한 밤 하얗게 지새며 우엉우엉 운다 이 세상을 아픈 생으로 살아 어둠조차 가늘 힘이 없는 밤 그 울음소리의 소 곁으로 다가가 우황 주머니처럼 매달리어 있는 아버지 죽음에게 들킬 것 훤히 알고..
기사입력 : 2010-08-29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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