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 추모식
추모공원 관련 반대집회로 충돌

192명의 목숨을 앗아 간 대구지하철 참사가 20주기를 맞은 가운데 18일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이 대구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참사 유가족들과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추모식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묵념을 시작으로 추도사, 추모시 낭송. 추모 공연, 추모노래 제창,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는 추도사를 통해 “우리의 꿈은 안전한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것이었고 우리의 목표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겠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질문은 이 엄청난 일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것이었다”면서 “부끄럽게도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이러한 소망과 꿈, 목표를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슬픔을 삼키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 이사는 “재난참사를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가치”라며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치는 자유, 민주, 복지 그 어떤 가치보다도 더 근본적인 가치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추모공원 조성 관련 불만을 가진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로 인해 충돌도 발생했다. 번영회는 동화사 삼거리부터 시민안전테마파크까지 약 650m에 달하는 도로변에 “테마파크 내 2·18 추모행사 즉각 철회하라”, “대구시는 협약서 내용을 즉각 실행하라”는 문구가 달린 현수막 10여 개를 걸고 추모식 시작 15분 전부터 엠프와 마이크를 통해 추모식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다.

대구시와 팔공산 동화시설지구 상가번영회는 지난해 2월 추모공원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관광 트램 조성, 도시재생사업 추진 등 사업 시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안전상징조형물과 시민안전테마파크 명칭 변경 등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협약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불만이 커진 것이다.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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