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국정원 국정감사
임용 4개월만에 갑작스런 사퇴
국정원 “구체적 면직 이유 몰라”
서해 공무원 피살 관련 질의엔
“SI첩보에 월북 단어 들어 있어”

26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규현 국정원장이 국정감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권춘택 1차장, 김 원장, 김수연 2차장. 조상준 기조실장은 국감 시작 전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 2인자로도 꼽혔던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차관급)의 돌연한 사퇴의 배경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임용 4개월여만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국정원은 “일신상의 사유”라고 설명했지만, 갑작스러운 사퇴의 배경을 놓고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정원 ‘2인자’이자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 실장은 대통령실에 직접 사의를 표명하고 김규현 국정원장에게 사후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 측은 조 실장의 사의 표명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26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조 실장의 사퇴배경을 들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국정원장이 어제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조 실장 사의 표명과 관련, 유선 통보를 직접 받았고, 그래서 대통령실로부터 면직 처리됐다”면서 “그에 대해 조 실장이 직접 원장에게 사의 표명 전화를 한 바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김 원장이 조 실장 사의를 유선으로 통보를 받았고 대통령실 담당 비서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조 실장 사의 배경은 일신상의 사유로 파악이 될 뿐, 구체적인 면직 이유는 국정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국정원에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달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서도 집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가정보원은 서해 북한 피살 공무원 사건 SI 첩보와 관련해 “월북 단어가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야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사건 주요 정보는 SI 첩보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월북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는 말도 해줬다”며 “질의가 있었지만, 수사 중 사건이라 답변이 어렵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유 의원은 당시 휴민트가 주변에 있던 중국 어선에 탑승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중국 어선이 주변에 있었는지 유무를 파악하지 못했고, 휴민트 승선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유 의원은 월북이 불분명하단 분석 자료 작성 여부에 대해 “‘수사 중 사안으로 답변 불가’입장이었고, 이견 제시가 없었던 관계장관 회의의 월북 분석 자료 보고자에 대해서도 ‘확인 불가’답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국정원이 합동참모본부 발표 51분 전 표류 사실을 확인했다는 감사원 주장에 대해 “국정원도 합참 정보를 받아 확인했고 감사원에서 약간 착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쌍방울 그룹의 달러 밀반출 혐의에 대해 김 원장은 “그 부분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부수 회장의 방북 부분에 대해선 일부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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