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도동항을 약 2천여 년 동안 지키다가 지난달 6일 울릉도 내습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의해 뿌리째 뽑힌 향나무 구출에 성공했다.

남부산림청 울릉군국유림관리소가 20일 울릉도 산악전문가로 구성된 울릉산악구조대(대장 한광열)에 의뢰한 도동항 입구에 뽑힌 향나무를 현장에 고정 결박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울릉산악구조대는 대원 10여 명을 동원 현장에 산악용 밧줄(자일)을 이용해 진입하는 조와 울릉도동항 터미널 환송공원에서 보조하는 조로 나눠 뽑힌 향나무를 앵커를 이용 고정결박에 나섰다.

산악구조대는 이에 앞서 뽑힌 향나무를 고정 시킬 비닐에 감긴 와이어(지름 15mm)와, 고정할 스텐앵커(20mm) 8개, 바위를 뚫을 해머드릴, 앵커볼트, 클립, 샤클, 케미칼 본드 등을 준비했다.

먼저 한광열 대장과 박충길 대원(전 코오롱 등산학교 강사)이 측면을 통해 정상에 접근한 후 뽑힌 향나무가 있는 장소로 이동했고 이들이 내려 준 산악용 밧줄을 이용 작업에 필요한 밧줄을 끌어올렸다.

이 중 1개 산악용 밧줄에는 향나무를 결박할 장비를, 다른 1개의 밧줄을 이용 최희찬 울릉산악회장, 장민규 산악구조대 사무국장이 절벽을 타고 현장에 접근했다.

현장에 합류한 4명의 대원은 해머드릴을 이용해 절벽 암석에 구멍을 뚫어 앵커를 박고 케미칼본드로 고정한 후 아래서 대기하던 대원들이 절단해 올려준 와이어로 결박했다.

향나무 결박은 밑동부문과 2곳과 밑동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가지가 갈라진 부문, 향나무 꼭 대기 부문 등 4곳을 와이어로 감아 앵커와 연결해 고정했다.

이번 작업은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 뽑힌 나무가 걸려 남부산림청이 울릉산악구조대에 뽑힌 향나무가 위험하지 않도록 고정을 요청했고 울릉산악구조대가 재능기부 자원봉사를 했다.

이날 남부산림청 울릉군국유림사무소는 작업 중 낙석을 위험을 방지하고자 직원 및 근로자들을 동원 관광객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하는 등 향나무 구출작업을 도왔다.

울릉산악구조대는 뽑힌 향나무의 후계 목을 조성하고자 향나무의 잎 상단 부(삽욕목 가지) 70cm아래를 절취해 남부산림청에 제공했고 산림청은 후계 목 조성 및 생태조사 등에 대해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서 울릉산악구조대원들이 뽑힌 향나무를 조사한 결과 하단 뿌리 부문은 둘레가 4.3m, 높이 9.5m, 윗부분은 둘레 55cm 규모로 확인됐다.

이 향나무는 뿌리에서 높이 3.5m까지는 엇비슷한 둘레를 유지하고 그 위에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한쪽은 죽어 누군가에 의해 베어내 졌고 나머지 한 가지는 자라 총 높이가 9.5m 정도다.

남부산림청은 훼손 향나무의 처리를 위해 지난 6일 정석규 산림경영과장과 관계공무원, 강진택 산림과학원 산림 ICT 연구센터연구관, 구자정 산림생명정보연구사, 울진산림항공관리소 담당기장, 정비팀장, 안전안전팀장을 울릉도에 파견했다.

울릉군산림팀장, 한광열 울릉산악구조대장, 최희찬 울릉산악회장, 박충길 산악구조대 교육팀장, 장민규 사무국장, 이경태, 이철희 대원이 참석한 가운데 태풍 피해 향나무 처리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토의 결과 울릉도관문 도동항 향나무(수령 약 2천 년 추정)를 일단 현재 뽑힌 그대로 현장에 존치하는 방향으로 검토, 이날 울릉군산악구조대가 재능기부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이 향나무는 울릉도 관문 항인 도동항의 이정표처럼 해발 약 70m 높이에 흰색을 띠며 화산섬의 검을 색에 뚜렷이 표시가 났고 하늘로 쭉 뻗어 있어 마치 도동항 입구라는 표시라도 하듯 오랜 기간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지켜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난 6일 오후 울릉도를 내습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풍속 43.4m/s 강한 바람에 힘없이 뿌리째 뽑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이 향나무는 일제강점기 시절 도동항 사진에도 규모가 현재와 거의 같은 크기의 이 향나무가 나온다. 이번 태풍으로 뿌리째 뽑히면서 이제 이 같은 풍광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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