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기일 지연·자재값 상승 등
건설업계 피해 비중 가장 높아
“수급난 장기화땐 산업계 전반
‘생산 차질 확대’ 현실화 될 것
조속한 복구 필요” 우려 커져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항제철소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철강재 수급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구지역은 절반 정도의 업체가 철강재 수급 영향을 받으면서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29일 대구상공회의소가 최근 지역기업 118곳을 대상으로 한 ‘포항제철소 가동 차질로 인한 철강재 수급 영향 조사’에 따르면 지역기업 47.5%가 현재 철강재 수급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52.5%는 ‘영향이 없다’고 답해 평상시 수준을 유지했다.

영향을 받은 기업의 중 ‘매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가 11.9%에 달했고, ‘다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35.6%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영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 중 건설업이 64.7%로 가장 높았다.

그 이유로 철강재 공급 차질로 납품기일 지연, 자재 가격상승, 공사지연 등을 꼽았다.

특히, 철강재 수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지역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재 수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한 기업은 전체 응답기업 중 74.6%에 이르고, ‘영향이 없거나 미미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25.4%에 그쳤다.

예상되는 영향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절반 이상 기업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기업 비용 증가’로 답했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 A사 관계자는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빠른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당분간이라도 관련 자재에 대해 관세를 낮춰주면 자재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재 유통을 하는 B사 대표는 “조속한 설비 복구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철강재 수급이 정상화 되길 바란다”며 “포스코 자재 사용기업이 물량 선확보 경쟁으로 소재 관련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우려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상의 이재경 상근 부회장은 “철강제품 수급의 정상화가 미뤄지면 자동차와 조선, 건설업 등 산업계 전반의 생산 차질로 확대될 위험이 크다”며 “이른 시일 안에 복구될 수 있도록 포스코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 모두 힘써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현장실사를 위해 산업부 합동조사단이 지난 28일 포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포항시는 이번 태풍 피해로 포스코가 1973년 쇳물을 생산한 이래 처음으로 조업이 중단됐으며, 철강산업단지 30%의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항의 산업비중은 제조업이 38.9%이고, 제조업 중 1차 금속이 출하량 기준으로 84.6%를 차지해 철강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가 제품 납품 등으로 연관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의 조업 정상화에는 3∼6개월이라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는 물론이고 협력업체와 중소연관기업체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넘어 국가 경제 전체에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심상선·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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