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불참 속 야 단독 표결
의원 170명 투표해 168명 찬성
尹 대통령은 이미 거부권 시사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역대 7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통과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 첫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가결이다.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데 대해 여당이 강력 반발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시사해 향후 정국은 급속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며 표결 전 단체로 퇴장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했다. 6석의 정의당은 윤 대통령의 사과가 우선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해임건의안은 박 장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하여 주무 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해임건의안 가결 직후 논평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운영돼야 하는 국회가 ‘정부 발목꺾기’에만 집착하는 민주당의 폭거로 또다시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주장하는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 사유는 그 어디에도 합당한 이유라곤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욕설만 남은 외교참사를 막지 못한 것도, 대통령이 빈손으로 돌아오도록 한 무능도 모두 박진 장관과 외교라인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오늘에 이른 무능한 외교를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고 대통령실 외교라인 역시 즉각 쇄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박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 건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 문답에서 “박진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해임건의안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대통령실 관계자 또한 “해임 건의로 인한 정쟁의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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