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포항 수해 현장 방문
“포스코 셧다운, 마음 내려앉아
포항시 안전종합계획 인상적”
포항시장 등 국감 출석과 관련
“원인규명보다 피해 복구 우선”

포스코에서 2005∼2011년까지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2010년과 2011년에는 이사회 의장을 지냈던 안철수 국회의원이 29일 막대한 수해 피해를 입은 포스코를 방문,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앞서 이날 포항 대송면 등 침수피해 복구현장을 들러 주민들을 격려한 안 의원은 “포항의 수해피해복구가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수해 입은 포항을 둘러 본 느낌은.

△포항은 제게 특별한 도시여서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6년 동안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고, 다음에 포항공대 이사를 계속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포항시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이 포항시민과도 같은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꼭 직접 현장에 가서 상황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찾았는데, 현장을 직접 보니 기사와 사진으로 접했던 것보다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 물난리로 포스코가 한때 셧다운되기까지 했다. 포스코의장을 역임한 당사자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제가 포스코의 운영 메커니즘을 잘 알기에 셧다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했습니다. 그래도 조속한 정상화를 기원했는데,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에 이른다는 소식을 듣고 제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시급한 일이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가적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 피해를 축소시키고 근원적 경쟁력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 저지대가 된 포스코와 포항철강관리공단은 향후에도 수해 피해가 예상된다.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포항시가 ‘안전도시 종합계획’을 추진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도시 우회 대배수터널(28㎞) 조성 등 종합계획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포항시에서 전문가들을 자문 역할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결정자로 활용한다면 더욱 그 효과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항시는 수해 재발 방지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더욱 안전한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국회에서 최선을 다해 포스코와 포항시를 돕겠습니다.

- 수해 복구 현장을 한창 진두지휘하고 있는 포항시장과 포스코회장이 다음 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아까운 시간을 뺏기고 있다. 국회가 이럴 필요까지 있는가. 일각에선 정치적으로 엮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원인 규명도 중요하지만 피해 복구가 우선입니다. 일단 눈 앞에 발생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에 체계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번에 포항시장과 포스코 회장 등이 행안위 국감에 소환됐는데, 부디 소모적인 정쟁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시장이 어느 당 출신이고, 또 회사 임원들은 어느 정권에서 임명됐는가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재해 앞에서는 여야가 없듯이, 행안위 국감에서도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 반드시 필요한 감사만 이뤄지길 바랍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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