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자 반도체 수출단지로 명성을 알린 구미시가 K-방산 허브도시를 꿈꾼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이 수도권으로 이전하며 전자 수출단지로서 옛 명성이 많이 퇴색했지만 전자산업 기술의 굳건한 기반을 바탕으로 방위산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구미 국가산업단지에는 국내 대표 방산업체인 LI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등이 포진하고 있으며, 방위산업 관련 업체만 200여 군데에 이른다. 특히 경북도에 따르면 구미국가산단 제조기업 3천여 군데 가운데 방산 진입이 가능한 기업이 1천300여 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L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4조원이 넘는 중거리 미사일인 천궁-Ⅱ를 UAE와 수출계약을 함으로써 구미지역의 방위산업은 이제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를 맞고 있다. 천궁-Ⅱ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미사일로 전 세계적으로도 일부 국가에서만 개발되는 무기다. 향후 글로벌시장 공략에 구미시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8일 구미시와 LIG 넥스원이 투자양해 각서를 체결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LIG 넥스원이 2025년까지 구미지역에 1천100억원 규모 신규투자를 약속해 구미지역 방산의 미래를 밝게한 것이다. 또 한화시스템도 한화 구미사업장을 인수키로 함으로써 구미 방위산업이 바야흐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구미를 K-방산 허브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구미의 이같은 방산 인프라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그보다 구미산단이 오랫동안 집적해 온 전자분야에 대한 첨단기술이 방위산업과 접목이 잘된다는 점도 충분히 감안한 것이다. 또 구미 소재 3개 대학에 방산 관련학과가 있어 인력 수급에도 구미는 유리하다.

구미시가 정부가 공모하는 방산혁신클러스터에 도전해 두 번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최근 조성되는 방산 인프라를 결집하면 내년도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에 반드시 성공해 구미가 방산 허브도시로 성장하여 전국 최고 산업도시로서 명성을 되찾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