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일대 차수벽 설치 모습. /연합뉴스
9월 6일 태풍 힌남노로 포항은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공식 집계된 피해 규모는 9명 사망, 1명 실종이라는 인명 피해와 이재민 1천493명 발생, 시설물 피해 8천여 곳, 차량 침수 8천500여 대 등 물적 피해 등 큰 상처를 시민들에게 남겼다.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 장모(42·포항시 남구 오천읍) 씨는 “9월 6일 새벽 전기가 나가버렸다. 산 지 1년도 안 된 새 차는 폐차하고, 일주일 전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된 임시전력으로 냉장고 하나만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일을 마치고 오면 아파트 현관 불이 켜져 있지 않아 무섭다. 식사는 부탄가스로 해결하거나 간단하게 사 먹고 있다. 옆의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에 아직 물이 안 빠져 진흙밭이다. 제대로 된 지원도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은 같은 태풍에도 선제적 대응으로 피해 정도가 달랐다는데, 그런 부분에서 포항은 많이 아쉽다”며 “대민 지원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해병대가 고마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2017년 지진으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본 포항시는 재난에 있어서 우리 지역을 위한 강력하고 철저한 자주 방재가 필요하다.

지난 20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2035년까지 3조3천억 원을 투입해 재난 기반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항시민들은 2035년까지 완성된 재난 대비구축을 희망하기보다는 힌남노 다음에 온 태풍 난마돌에도 긴장해야 했다. 특히 바다를 옆에 두고 있는 포항은 태풍은 물론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멀리 보다는 가까이에서 하나하나씩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 당장 내년에 올 수 있는 자연 재난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가뭄과 태풍, 산불, 홍수 등 여러 형태의 자연재해는 우리의 일상을 일순간에 바꾸어 놓고 있다. 기상전문가들은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언제든지 벌어지고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한다. 태평양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우리가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슈퍼 태풍이 해마다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시민 이모(38) 씨는 “최근 들어 포항에 아파트가 많이 건설되고 있는데 이런 무분별한 개발이 태풍이나 홍수가 오면 산사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여 기후 대책과 재난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무분별한 개발부터 줄이는 게 다음에 올 자연재해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자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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