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내달 7일까지
창산 김대원 화백 작품 100여점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전시
‘경북의 누정문화 가치’ 포럼도

김대원 화백의 ‘영덕 침수정’ 작품.
김대원 화백의 ‘영덕 침수정’ 작품.

조선시대의 누정(樓亭·누각과 정자)은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고도의 집약과 절제로 완성한 뛰어난 건축물들로 꼽힌다. 선비들이 자연을 바라보며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깊이 있게 궁구하고 시와 노래를 짓던 장소이기도 하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영남의 누정, 그림 속으로 들어가다’라는 주제로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34·35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경북도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누정문화(樓亭文化)의 가치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경북지역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산업화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지역은 인문환경과 자연경관이 빼어나 일찍부터 유교문화 유산의 대표적 공간인 누정과 누정문화가 발달했다. 경북지역의 누정은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줄 수 있는 명소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창산(蒼汕) 김대원(金大源) 화백의 작품이 이를 여실히 증명해준다. 김대원 화백은 경북지역 60여 개의 누정을 직접 찾아가 100여 점의 작품을 그린 실경산수화의 대가다.

김대원 화백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대 화론을 정리하고, 번역을 통해 얻은 이론적 심화와 특유의 안목과 감각·필치로 유교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누정을 화폭에 담아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안동의 고산정과 만휴정, 청송의 방호정, 경주의 귀래정, 영천의 옥간정, 영덕의 침수정, 포항의 칠인정, 예천의 초간정, 영주의 금선정, 봉화의 사미정, 문경의 병암정, 상주의 무우정 등을 들 수 있다.

100여 점의 작품을 ‘1부 자연과 마주하며 학문을 연마하다’, ‘2부 찾아가는 기쁨, 맞이하는 즐거움’, ‘3부 인륜의 실천, 공간으로 전하다’, ‘4부 선현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다’ 등 4개의 주제로 나눠 누정문화의 현대적 계승과 미래적 가치를 표현한다. 특히 영덕 옥계계곡의 침수정, 청량산 어귀에 있는 안동 고산정,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유명해진 안동 만휴정, 예천의 초간정과 청송의 방호정은 화가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 여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창산 김대원 화백의 실험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안동 고산정’ 작품.

조민환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창산 김대원 화백의 그림은 단순히 누정 공간의 형사적(形似的) 차원에서 산수 정경과 정자를 그린 것이 아니고 신사적(神似的) 차원에서 그린 것이다. 이는 바로 창산이 마음속으로 체득한 정자와 자연에 대한 의경(意境)의 표현이며, 천취(天趣) 및 신운(神韻)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겠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한국국학진흥원은 28일 오전 10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경북의 누정문화 가치’ 포럼도 진행한다.

포럼은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의 기조강연 ‘누정·원림의 의미와 활용방안’을 시작으로, 3개의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제1주제 발표는 오용원 한국국학진흥원 국학미래본부장의 ‘누정의 문학적 이해와 공간적 상상력’이며, 제2주제 발표는 조민환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누정과 판액에 대한 미학적 고찰’이다. 마지막 제3주제 발표는 최종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의 ‘누정 유산의 가치와 세계유산 등재 방안’이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이번 전시와 포럼을 계기로 향후 누정문화에 대한 건축적, 문학적, 미학적 연구의 축적을 통해 세계유산으로서의 등재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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