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태풍 힌남노 피해 지역 대민 지원 모습.
태풍 ‘힌남노’로 직격탄을 맞은 포항은 추산된 피해액만 2조 원에 달한다. 민관군이 밤낮없이 매달려 태풍 피해 복구에 힘을 쓰고 있다. 해병대의 대민 지원은 물론 119대원들, 경찰들 대부분이 지난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피해복구 지원에 나서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모두가 피해복구에 매달리는 사이에 행정 공백에 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공무원들의 불친절한 행정에 종일 기분이 안 좋았던 기억이 있다는 한 모(42·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대다수이지만 전화하면 불친절하고 딱딱하게 하는 공무원이 가끔 계셔서 불쾌하다. 그때도 일을 나가야 해서 아이 종일반 신청을 위해 시청에 문의 전화를 걸었었다. 담당자가 없어서 전화를 댕겨 받았다는 공무원이 문의를 다 듣고선 ‘담당자분이 안 계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신경질을 냈다. 그럴 거면 전화를 댕겨 받지나 말지. 담당자는 전화할 때마다 매번 현장 점검이 중이라거나 휴가 중이라고 한다. 한 번도 제대로 통화가 이뤄진 적이 없다. 지금 당연히 태풍 피해 복구가 우선이지만 이로 인한 일반 행정 업무 공백이 우려되는데 이런 일이 더 자주 일어날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전남에서는 비대면 영상회의 운영실적이 300%로 증가해 행정 공백을 최소화했다. 영상회의로 대면 수준 이상으로 업무 효율성 증진을 이끌어 신속한 의사결정과 소통 협업체계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로 위축된 도민과의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공무원 상호비대면 시대 소통의 시스템을 확충했다. 도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도 단독영상 시스템을 구축했고, 공무원의 코로나 확진에도 행정 공백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로 인한 출장비용 등 예산 절감 효과가 약 19억 원에 달한다.

강원도 횡성군에서는 ‘오미크론 확산 대응 업무 연속성 계획’을 수립해 핵심 민원 업무를 선정하고 공백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인력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팀 전체 격리 상황에서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1대1 직무대리가 아닌 확장적 업무 대행 체계를 갖추어 행정 공백을 최소화했다.

태풍으로 쑥대밭이 된 포항은 조금씩 복구가 되고는 있지만, 다시 정상화가 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중앙부처에 1조5천507억 원을 건의한 상태다. 태풍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두가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함은 물론 동시에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비상 상황일 때는 담당자뿐 아니라 확장적 업무도 필요해 보인다. 태풍 피해 복구와 행정 업무 이 두 바퀴가 함께 잘 돌아가도록 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해야 포항시민들이 겪은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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