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압승 예상 원내대표 경선
기반 전무한 이용호가 의외 선전
권성동-장제원 갈등이 원인 꼽혀
향후 전대 등 친윤 간 세대결 관심

국민의힘이 머지않아 다가올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그룹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분화되고 있다.

이같은 친윤그룹의 분화현상은 지난 19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숫자로 확인됐다. 당내 기반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진 호남 출신 재선의 이용호 의원이 42표를 획득, 친윤 핵심인 권성동 의원이 후임 원내대표로 밀었던 5선 주호영 의원에 19표 차이로 패배하는 ‘선전’을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윤핵관 브라더’로 불리던 권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갈등 구도가 물밑에서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주호영 추대론’에 거부감을 느낀 의원들에 더해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던 장 의원 측 세력이 합쳐져서 이 의원에게 예상을 웃도는 42표가 몰렸다는 해석이다.

이런 갈등 구도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차기 당 대표 선출 국면에서 한층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정기국회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친윤 그룹 내 세력 대결이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마찰과 균열은 일찌감치 확인된 바 있다. 지난 6월 장 의원 주도로 만든 친윤계 의원모임 ‘민들레’에 당시 원내대표였던 권 의원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또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후 당의 진로를 놓고 권 의원은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수습을 시도한 반면에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에 무게를 둔 바 있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권·장 의원 측의 세력 대결은 차기 당권주자들의 행보와 맞물려 한층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이들 중 누구와 손을 잡을지, 또는 2선으로 물러난 권·장 의원이나 정진석 현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선수’로 나설지 여부 등이 모두 유동적인 상황이다.

당내에선 윤핵관 의원 중 누가 더 ‘윤심’에 가까운지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 의원이 주도했다가 일단 좌초된 의원모임 ‘민들레’의 행보도 관심사다. 민들레 모임은 공식적으로 출범하지는 못했지만, 초기 운영진에 참여했던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정국 현안을 두고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들레가 친윤계 최대 규모의 모임인 만큼, 민들레와 당권주자들의 교감도가 차기 당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선 수면 위로 떠오른 친윤계 분화를 놓고 보수정당을 자멸로 내몰았던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