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곡신도시 일대 학부모들
“효자동보다 학생수 더 많고
머지않아 학교설립기준 초과
탁상행정… 형평성에 어긋”
수년째 중학교 신설 요구에
교육청 미온적 태도로 일관
“흥해 인근 타당성 파악 할 것”

속보 = “우는소리하고 이슈화시켜서 중학교 건립이 된다면 초곡도 움직여야겠네요.”

포항 효자초등학교 예비 졸업생들의 중학교 배정 문제<본지 5월 18일자 7면 보도 등>를 두고 교육당국이 ‘(가칭)효자중 신설’ 카드를 해결책으로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흥해읍 초곡리 신도시 일대 주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지역의 학부모들이 수년째 인구 급증으로 인한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포항교육지원청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철중 입학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효자중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교육당국을 규탄했다.

31일 포항교육지원청과 초곡중학교설립위원회 연합회 등에 따르면 포항교육지원청은 제철중 과대학급 문제 해소를 위해 효자중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포항시 남구 효자동 일대를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고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30∼40대 젊은 학부모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에 학생 수 역시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효자지구내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 인구가 5천320세대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설립 기준을 보면 중학교의 경우 최소 6천∼9천세대 이상의 인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포항교육지원청은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로 효자중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포항교육지원청은 “제철중 과대문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효자중 설립이다”며 “몇 년 뒤에 효자동 인근 대이동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주택 입주가 시작될 것이고, 이들 학생의 수도 급증할 것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며 비난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 일대는 남구 효자동보다 인구와 학생 수가 더 많다. 추후 학령인구를 계산해 보면 인근에 위치한 중학교 역시도 머지않아 과대·과밀학급 문제로 몸살을 앓게 될 상황에 처해 있다.

연합회는 효자동보다 초곡리에 중학교 설립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초곡지구에는 지난 2018년부터 지엔하임(558세대), 리슈빌(646세대), 삼구 트리니엔 시티(1천609세대), 초곡지구화산샬례(553세대), 호반베르디움(824세대) 아파트에 4천190세대가 입주했으며, 약 1만3천명이 거주 중이다.

또 현대 힐스테이트(1천866세대)가 오는 2024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쌍용예가(645세대) 아파트 역시도 입주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 아파트가 들어서면 6천701세대로 중학교 설립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인지구에 들어서는 한화 포레나(2천192세대), 대련리와 이연리 일대에 지어지는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2천192세대)까지 합하면 무려 1만1천85세대로 학교설립기준을 초과한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금보다 인구가 급증하게 되면 인근 중학교에 들어갈 학생들이 교육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며 “주변 아파트 완공시점과 학교설립 승인절차 등을 고려하면 초곡중 설립은 효자중 설립보다 더 시급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앞서 초곡신도시 주민대표들은 지난해 12월 초곡중학교 유치를 위해 주민 4천106명의 동의를 받은 청원서를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김종익 초곡중학교설립위원회 연합회장은 “흥해지역은 진학을 희망하는 학교를 우선 선택할 수 있는 자유학군제를 운영하고 있어 교육청이 초곡중 설립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조만간 마을 주민, 김정재 의원과 함께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세대수 기준만 충족한다고 해서 우선적으로 중학교를 설립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우현지구, 흥해, 펜타시티 등 지역 전체의 여러 사항을 고려해 타당성에 대해 파악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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