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효자초 예비 졸업생 배정
효자·지곡동 주민 갈등 커지자
가칭 ‘효자중’ 설립 추진 급물살
포항교육청 “자체투자 심사 후
내년 중앙투자심사 도전할 것”

속보 = 과밀학급 문제로 몸살을 앓던 포항 효자초등학교 예비 졸업생 중학교 배정 문제<본지 5월 18일자 7면 보도 등>와 관련, 특정 학교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당국이 ‘(가칭)효자중학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같은 대안이 제철중학교 입학을 놓고 발생했던 효자동과 지곡동 마을 주민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포항교육지원청은 최근 제철중학교 과밀·과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칭) 효자중학교’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효자중’이 들어설 것으로 논의되고 있는 부지는 효자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효자동 595-9와 595-10 일원이며, 면적은 1만1천995.7㎡다.

이들 부지는 현재 공용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북도 교육감 소유지 7천498.6㎡와 국유지(교육부) 4천497.1㎡로 조사됐다. 학교설립 기준상 중학교 1개교를 설립하려면 최소 6천∼9천세대 이상의 인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효자지구내에 위치한 공동주택(SK아파트, 자이아파트, 상도코아루센트럴하임 등)의 경우 주민 수를 모두 합해도 5천320세대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포항교육지원청은 “중학교 설립의 기준 수를 충족하지 못하지만 학령인구 진학시기에 맞춰 연쇄적으로 과밀학급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이같은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포항시 남구 효자동 일대를 중심으로 대형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고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30∼40대 젊은 학부모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2학년도에는 효자초 졸업생이 급격히 늘면서 졸업생들이 제철중과 항도중으로 나눠 배정돼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학부모들은 ‘근거리 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졸업생 전원을 포철중으로 배정해달라고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이후 현재까지도 효자초 졸업생들은 해마다 제철중으로 입학하고 있다.

제철중 입학이 가능해지면서 효자초 학생들의 수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당시 졸업 예정자인 6학년 학생 수는 5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예비 졸업생인 6학년 재학생의 수는 무려 196명으로 13년 동안 3배 이상 학생수가 늘어난 것이다. 전교생도 무려 1천234명이다.

학교측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실습실과 돌봄교실과 같은 특별실을 일반교실로 만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제는 일반교실로 활용할 수 있는 특별교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까지 처해 있다. 또한 올 초 효자초에는 모듈러 교실(임대형 이동식 건물)도 들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효자초에 많은 학생이 몰리는 이유는 지역에 내 소위 명문 사립학교로 손꼽히는 ‘제철중에 입학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제철중 1학년 재학생 505명 중 무려 174명 약 34%의 학생이 효자초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효곡동 내 3개 초등학교(제철지곡초, 제철초, 효자초) 졸업생들을 모두 수용하고 있는 제철중학교는 현재 재학생수 1천560명으로 전국 1위 과대·과밀학교가 됐다. 효자중이 설립된다면 이같은 특정학교·학군 쏠림 문제도 다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효자중 신설을 위해서는 넘어야만 하는 2개의 큰 산이 있다. 경북도에서 진행하는 자체투자 심사와 예산을 쥐고 있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현재에 존립하는 학교 시설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현실에 맞춰 학교를 신설하라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완전히 교육계가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경북도에서도 최근 제철중 입학을 두고 발생하는 민원 해결을 위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체투자 심사가 끝나고 나면 내년에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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