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총 8차례 릴레이 집회·기자회견 가지며 입장차만 확인
포항교육지원청 “모두 입장 고려” 미온적 태도 논란 부추겨
지곡비대위 총궐기대회 열고 “추첨 배정이 원칙” 재차 강조

18일 오전 포항시 남구 지곡동 주민으로 구성된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학부모들이 포항 교육청 앞에서 제철중학교 학습환경 보장 등을 촉구하며 교육 당국을 규탄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얽히고설킨 갈등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속보= 포항 효자초등학교 예비 졸업생들의 중학교 배정 문제<5월 18일 자 7면 보도 등>를 두고 촉발된 효자동과 지곡동 마을 주민 간의 갈등이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번갈아가며 릴레이 집회와 기자회견을 펼치면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을 뿐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의 안일하고 소극적인 대응이 이번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만큼,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양측의 입장차를 줄여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지곡동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지곡 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 대책 위원회 회원 500여명은 18일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제철중학교 학생들의 쾌적한 학교 생활권 보장’을 촉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지곡비대위는 불과 하루 전에도 포항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이날 비대위는 “수년간 억지 민원으로 제철중의 입학을 제철중학구 외 효자초 학생들을 전원 수용해 온 결과 과밀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는 물론 급식실과 화장실 사용의 불편함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실 확보를 위해 지난 4년간 9개의 제철중 특별실을 일반 교실로 전환했으며 이는 창의 융합 교육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곡 단지 내 학교들과 학생들 사이에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이같은 문제들을 인지했음에도 우리는 점잖은 방관자를 자처하며 묵인해 왔고, 그 결과 현사태가 발생했다”며 “제철중 과대화와 더불어 인근 중학교의 과소화에 따른 교육 환경 불균형과 지역 사회 위화감에 대해 책임 있는 교육 당국의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효자초는 지금이라도 경북도교육청의 고시에 따라 ‘포항시 제1학교군 및 제철중학구와 추첨에 의한 배정’ 원칙을 따라야 하고, 제철중학구에 속한 제철초와 지곡초의 입학생 수를 제외한 나머지 정원에 대해 추첨을 통해 효자초 학생들을 수용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포항 교육 행정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고 무너진 교육 행정에 대한 신뢰를 뒤늦게나마 회복 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지곡 비대위가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와의 면담을 위해 청사 내부로 들어가던 중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18일 지곡 비대위가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와의 면담을 위해 청사 내부로 들어가던 중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총궐기 대회 직후 윤수원 지곡비대위 위원장과 일부 주민들이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30분가량 면담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대책위원들이 포항교육지원청과의 면담을 위해 청사 내부로 향하던 중 출입 인원을 제한받자, 양측 간 고성이 오가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 23일 효자초 중학교 배정 비상대책위원회의 첫 집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효자와 지곡동 마을 주민들은 모두 8차례에 걸쳐 기자회견과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포항교육지원청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양측 입장을 모두 100% 만족 시키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까지 해결 방안을 공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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