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복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정치적 명예회복 노릴 가능성 커
조해진·하태경·김웅 의원도 지지
내일 전국위 앞두고 긴장 최고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끝내 ‘루비콘강’을 건너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전면전에 돌입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이 대표 스스로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당 안팎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인사들도 집단소송이나 토론회 등을 준비하는 모양새여서 결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 측은 비대위 체제전환의 최종결정기관이 되는 전국위원회 개최를 이틀 앞두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항전에 나서고 있다. 현실적으로 당 대표 복귀는 어려워졌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결사항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7일 당 관계자 및 이 대표 측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가처분 신청서 초안 마련에 착수했다. 비대위 의결의 효력 정지, 추후 비대위원장의 직무 정지, 나아가 윤리위의 징계 결정까지도 가처분 신청 대상에 올려놓고 막판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최종 결심을 한다면 전국위가 열리는 오는 9일 전후 실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당 상임전국위원회가 비대위 전환을 추인한 지난 5일 “가처분은 거의 무조건 한다고 보면 된다”며 “직접 법적 대응하겠다.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시점에 공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 주변 인사들의 움직임 역시 빨라지고 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로 구성된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는 집단소송과 탄원서 제출을 추진키로 하고 책임당원들을 대상으로 동의를 받고 있다.

전국위 전날인 8일 여의도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며칠째 자신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와 같은 국바세 활동 현황을 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날까지 모임 참가자가 4천800여명을 돌파했고, SNS 단체대화방에도 2천300여명이 활동 중이다.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출신인 신 상근부대변인은 당내 친이준석계로 꼽힌다. 그 외에 김용태 최고위원 등이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뒤를 받치는 분위기다.

원내에서는 지난 5일 상임전국위에서 이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당헌 개정안을 상정했던 조해진·하태경 의원이나 김웅 의원 등이 이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하태경의원은 이날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준석 대표를 강제로 ‘해임’하는 당헌 개정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현재 국민의힘은 뻔히 죽는데도 바다에 집단으로 뛰어드는 레밍과 같은 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강제 해임하는 당헌 개정안은 당이 파국으로 가는 길이다. 대결과 파국의 비대위 당헌 개정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당내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준비작업은 조금도 늦춰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위 날짜가 다가올수록 당내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틀뒤에 열릴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인선 등이 의결되면 당은 공식적으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고 이날로 이 대표가 해임된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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