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역시즌 마케팅’이 인기다. 장마에 이어 폭염이 이어지는 한여름에 겨울 의류를 판매하는 걸 말한다. 한겨울 의류는 단가가 비싸지만, 여름에 구입하면 상대적으로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 매출을 높일 수 있고, 제조업체는 공장 가동일을 분산하고 재고 부담을 덜 수 있어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통업계에선 매년 역시즌 상품 행사를 해왔지만, 치솟는 물가가 극성인 올해에는 행사 기간도 길어지고 상품가짓수도 늘어났다. TV홈쇼핑이나 백화점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체들도 온라인에서 역시즌 행사를 펼치고 있다.

롯데온은 8월 한 달간‘돌아온 역시즌’행사를 진행한다. 가장 더운 이때 겨울 패션·잡화를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지난 6월초부터 진행한 역시즌 행사에서 니트·스웨터 등 역시즌 상품 판매가 2배가량 늘었기에 이번엔 겨울 신발과 가방 등 패션 상품을 판매한다고 한다.

W컨셉은 14일까지 2주간 역시즌 할인 행사 기획전을 열고, 200여개 브랜드와 1만2500여종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6월에 진행한 모피 역시즌 판매 방송에서 1시간 만에 자체 기획 브랜드 상품부터 직수입 상품까지 80만원대부터 1천만원대의 모피를 1천벌 이상 팔았다.

현대백화점도 8월 한 달간 역시즌마케팅에 나선다.‘미리 준비하는 겨울’을 테마로 겨울 패션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패딩 팝업스토어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43%가 넘게 늘어났다.

기업은 여름철 비수기 실적을 올리고, 소비자는 고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역시즌 마케팅이 고물가 시대 새로운‘윈윈(Win-Win)’ 전략이 되고 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