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서
패배하면 대선 불출마 뉘앙스
현재론 전대 압승 유력시 상황
최대 변수인 세대교체론 주목
최고위원도 친이-반이 각축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지지자에게 사인해 주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17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임무에 실패한다면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날 것”이라고도 말했다. 2년 뒤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차기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의원은 또 “많은 분이 저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하며 당 대표 도전을 말렸다. 저 역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안다”면서도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총선승리도, 지선승리도, 대선승리도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생중심의 개혁적 실용주의로 현장에서 문제를 찾아 해결하며, 경제·민생 위기에 손 놓은 3무(무능, 무책임, 무기력) 정권 대신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며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 개혁과 관련해선 “비례민주주의 강화, 위성정당금지, 국민소환제, 의원특권제한, 기초의원 광역화 등 정치교체를 위한 정치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오듯 이 의원의 압승을 예측하고 있다. 당내 의원들 다수 및 권리당원 다수가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이른바 친이재명계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달 28일 3명의 최종후보를 남기고 컷오프 시키는 예비경선에서 중앙위원 투표만 100% 반영하던 기존 룰을 권리당원 투표 30%를 반영하는 룰로 변경한 것도 이 의원에게는 유리하다. 이에 따라 압도적인 세를 보여주며 대세론을 굳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세대 교체론을 앞세운 ‘양강양박(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들이 선전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이들은 이 의원에 맞설 카드로 과감한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훈식 의원은 “반성의 시간을 끝내고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박주민 의원은 “개혁과 혁신으로 민주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했고, 박용진 의원도 혁신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이들은 어대명 구도를 깨기 위해 이 의원의 대선패배 책임론과 사법리스크를 부각시키며 이 의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컷오프 이후 이 의원을 제외한 다른 두 명의 후보들 사이에서는 단일화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이재명 대 비이재명 간 전선이 구축될 전망이다. 친이재명계에서는 박찬대 의원이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임을 자처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정청래·서영교 의원도 친이재명계임을 내세우고 있다. ‘처럼회’ 소속 초선인 장경태·이수진 의원도 친명계 강성 지지층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과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초선 고민정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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