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전원 포철중 배정해달라”
학부모들 포항교육청 앞 집회
수년전 지속된 과밀학급 문제
교육청은 근본대책 없어 난감

23일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효자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속보=포항 효자초등학교 예비 졸업생들의 중학교 배정 문제 논란<본지 5월 18일자 7면 보도 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전원 포철중에 배정되는 현재의 학군을 그대로 유지해달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나서자, 교육 당국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효자초 중학교 배정 대책위원회는 23일 오전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포항교육청과 포스코교육재단은 효자초의 안정된 학습권을 유지해 달라’는 내용의 집회를 열었다.

학부모 200여명으로 구성된 효자초 중학교 배정 대책위원회 측은 “제철중의 과밀학급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수년 전부터 언론에 보도됐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 하나만 보고 이사를 왔는데 교육청의 무대책에 효자초 학부모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시설 개선과 제도적인 마련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중장기적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은 지난 5월 10일 포철중에서 포항교육청에게 ‘2023학년 신입생 수가 학급 최대 수용인원을 초과해 정상 운영이 어려우니, 효자초 학생들의 입학 인원을 조율 바란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촉발됐다.

23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포철중의 전교생은 모두 1천542명으로 1학년 505명, 2학년 524명, 3학년 513명이다. 포철중은 학년당 20학급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60학급에 이른다.

포철중은 현재 효자초에 재학중인 6학년 학생(199명) 전원이 2023학년에 포철중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될 경우 학급의 수가 60학급에서 63학급으로 초과될 것으로 추정, 효자초 학생의 입학 인원을 조절해달라며 포항교육지원청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이는 곧 원래 제철중의 진학구였던 지곡초와 제철초의 졸업생들을 우선적으로 수용하고, 남는 정원은 지난 2011년부터 진학을 허용해준 효자초의 졸업생들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송재만 효자초 중학교 배정 대책위원장은 “포스코는 교육으로 나라에 보답하는 교육보국 이념을 내세워 설립 초기부터 교육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2012년 385억원이던 출연금을 올해는 한푼도 내지 않기로 했다”며 “포스코는 지역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한 만큼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청에서도 전반적으로 학교나 학부모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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