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통령 선거를 40여일 앞둔 설이다. 대권 주자들은 설 민심을 잡아야 한다. 귀향길에 오른  자식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느냐에 따라 설 이후 여론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안방 대담으로 회자되는 설 민심을 누가 점령하느냐가 중간 승부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흥미진진한 대선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설 연휴 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자대결 구도에서는 접전을 펼치고,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할 경우 어느 쪽으로 단일화되든 이 후보에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35.9%, 이 후보 33.5%를 기록했다. 이어 안 후보 12%, 정의당 심상정 후보 3.2%였다. 특히 윤 후보로 단일화했을 경우 윤 후보 43.2%, 이 후보 37.1%를 기록했고, 안 후보로 단일화했을 시 안 후보 44.9%, 이 후보 30.7%로 집계됐다.

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 4자 가상대결(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에서 이 후보는 35%, 윤 후보는 34%를 기록했다. 이어 안 후보 10%, 정의당 심상정 후보 2%였다.

이에 따라 설 민심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계속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선을 긋고 있으나 설 연휴 이후를 기점으로 단일화에 대한 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약점들이 설 밥상에 오르면서 지지율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 때문에 설 연휴 기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일대일 토론회가 관심을 모은다. 다만 지상파 방송3사에서 제안한 여야 대선 후보 4명이 참석하는 방식의 TV토론회는 국민의힘이 거부하면서 불투명해졌다. 4자 토론 무산이라는 불똥이 국민의힘으로 튈 수 있다.

나아가 이재명·윤석열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대대적인 검증을 예고했다. 26일 이 후보가 정치 혁신의 일환으로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것과 별개로 당 차원에서 윤 후보와 가족 관련 논란에 대한 검증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27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와 언론은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사실 확인을 통해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 해야 한다”며 “이를테면 무당과 주술 관련 시비다. 그동안 김씨의 말에 따르면 사법고시, 결혼 등은 무속에 맡겼고 또 검찰총장 직무수행도 무속인의 의견을 참고해서 집행했을 정도”라며 김씨를 겨냥했다.

윤 후보 측도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대장동 개발, 백현동 옹벽 아파트, 성남FC까지 유독 성남시에서만 계속 벌어졌던 수천억 원 대의 특혜 제공을 우연으로 볼 수 없다. 이 무도한 이권 카르텔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며 “이런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반드시 규명하고 수사를 방해한 권력자가 누구인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약점을 안고 설을 맞이하는 두 후보가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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