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8월 주택 통계’서 전월比 두 배 이상 늘어난 2천365가구 집계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주택 현황과 대조
과잉공급으로 ‘불패 신화’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 속출

‘힐스테이트 동인’ 투시도.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5년 8개월여만에 대구 분양시장에서 미분양이 2천가구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공동주택은 모두 2천365가구로 지난 7월의 1천148가구보다 1천217가구가 증가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대구에서 아파트 미분양이 2천가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12월 2천396가구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특히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주택이 1만5천198가구에서 1만4천864가구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과 비교해서도 전혀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청약붐이 일면서 거의 ‘공급 폭탄’에 가까운 분양 물량이 쏟아져 전국에서 보기 드물게 청약 빙하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4년 동안 대구에서만 해마다 2만∼3만가구의 대규모 공급 물량이 쏟아졌고, 이에 따라 그동안 불패 신화와 함께 선호도가 높았던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이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달 공급된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동인’은 모든 주택형에서 청약 미달인가 하면, 지난 8월 분양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2차’도 총 162가구 중 20가구가 순위 내 미달됐고, ‘달서 SK뷰’는 전용 59A㎡형이 1순위 마감에 실패해 25일부터 무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그러나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과거처럼 부동산 붕괴조짐까지 걱정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이런 분석은 8월 대구 미분양 2천365가구 중 69.2%가 동구에 몰려 있는데 기인한다. 이어 북구 327가구, 중구 193가구, 수성구 186가구의 순이지만, 달성군은 21가구, 달서구는 1가구에 불과하며 남구는 오히려 지난 2017년 7월부터 2021년 8월까지 50개월 동안 ‘미분양 제로’를 기록하는 등 특정지역과 특정면적에만 미분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택형별로는 60∼85㎡가 2천89가구로 가장 많고, 60㎡ 이하 213가구, 85㎡ 초과 63가구 등 최근 분양 시장에서 중대형 면적이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건설사에서는 중소형 면적을 주로 공급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도 8월 현재 125가구로 전월보다 12가구(8.8%) 감소해 대책을 서둘러야 할 수준은 아닌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또 대구지역 집값과 전셋값이 전체적으로 정체기에 있는 상황은 맞지만, 약세로 전환하긴 쉽지 않은데도 원인이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대구 청약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적정 입주 물량이 연평균 1만2천여가구인데도 최근 평균 1천∼4천가구 이상 물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구지역 분양시장은 지역과 평형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현상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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