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변비, 방치하면 장폐색증까지
항문 밖으로 방귀·고형변 새어나오는
변실금도 65세 이상서 급격히 증가
기상 직후 공복·매 식사 후 한 잔 등
하루 2ℓ 정도 물 섭취땐 변비에 도움

변비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겪을 수 있다. 하지만 노인성 변비의 경우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고,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1년 8월호에 게재된 자료를 통해 건강한 배변활동이 노후 건강관리에 주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 고령화로 인한 노인성 변비와 변실금

우리는 지금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오래 사는 것만이 축복일까?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건강하고 아픈 데 없이 오래 살아야 한다. 물론 노인에게 중요한 질환은 각종 악성질환, 심혈관질환 및 뇌혈관질환 등이다.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어르신들을 의외로 자주 만나게 된다.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인성 변비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심한 경우 한 달 동안 변을 보지 못해 대장 안에서 변이 돌덩이처럼 굳어져 장폐색이 생겨 응급실로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 젊은 시절부터 만성 변비가 있었던 어르신도 있지만 젊었을 때는 전혀 변비가 없다가 나이가 들어 변비가 발생하는 경우도 상당히 흔하다. 각종 만성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이 많아지다 보면 그로 인해 2차성 변비가 발생할 수도 있고 거동을 거의 못해 침대에 누워 지내는 노인 대부분은 예외 없이 변비로 고생을 하는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변비만큼 노인들의 속을 태우는 것은 변실금이다. 변실금은 자신도 모르게 일정량 이상의 대변이 여러 형태로 새어 나오는 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가 된다. 방귀가 의도하지 않게 새어 나오는 경우부터 고형변이 항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경우까지 여러 가지 정도가 있으며, 배변을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3개월 이상 반복적으로 지속되면 변실금으로 진단한다. 65세 이상에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주로 분만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 건강한 배변 활동을 위한 치료와 예방

노인성 변비 환자는 어떻게 접근하고 치료해야 할까? 먼저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지 장내시경, 각종 혈액 검사, 복부 CT 등 검사가 필요하다. 환자가 먹는 여러 약물을 분석해서 변비 유발 약물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또한 활동량이 어떤지, 수분 섭취량이 어떤지 등 생활 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비 치료는 고섬유소 식사 요법, 행동 요법, 약물 요법 등을 병용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식이 요법과 함께 대변의 부피를 늘리는 완화제로 시작하며 고삼투압 설사제, 연성하제 등을 복용한다. 호전되지 않을 때 자극성 설사제나 장운동 촉진제를 고려하지만 장기간의 사용은 내성 문제로 피하는 것이 좋다. 변비 치료는 무엇보다도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며 기상 후 공복 상태로 한 잔, 매 식사 후 한 잔, 취침 전 한 잔 등 최소 하루 2L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쌀밥보다는 현미밥이 좋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견과류와 요구르트, 청국장 등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비타민 B1·B2·C·E뿐만 아니라 베타카로틴, 글루타치온 및 다량의 항산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고구마 섭취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노인 변비 환자는 변비가 있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할 수가 있어 보호자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 건강한 배변활동을 위한 생활 습관

평소 일정한 시간과 횟수로 배변을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배변 욕구가 생기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가야 하며, 10분 이상 변기에 앉아 있는 것을 피한다. 매일 배변을 하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2일 또는 3일에 한 번 배변을 한다면 변비가 아니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평소 자신의 배변 횟수나 형태를 살펴 배변 습관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 장시간 앉거나 누워 있으면 장의 운동 능력이 떨어져 배변 건강에 좋지 않다.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배꼽 아래쪽을 적당한 강도로 눌러주는 등 장에 좋은 간단한 운동과 마사지를 통해 장 운동이 활발해지도록 자극을 주면 좋다. 또한 신체 활동이 적은 사람은 몸을 자주 움직이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현미 등 통곡류, 채소, 과일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몸속에서 분해되지 않고 수분을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방이나 콜레스테롤과 붙어 체외로 배설하는 능력이 있어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사과, 미역, 버섯 등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도움말 - 이항락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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