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단, 수도권 휴가자만 검사 실시
검사 안받은 비수도권 병사들도
예비군 훈련장에 2주간 혼숙 시켜
“무개념 방역에 감염 무방비” 성토

포항 해병대 1사단의 허울뿐인 방역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해병 1사단에 묻습니다. 해병 병사들이 731부대 마루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글 서두에 “해병 1사단의 코로나19 방역은 모 아니면 도, 코로나 확진은 복불복, 한마디로 무개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수많은 우리 병사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수백 번 생각한 끝에 신문고를 두드린다”고 적었다.

청원인 등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은 모든 휴가 복귀자들을 사단 예비군 훈련장 숙소에 14일간 격리 조치 후 부대로 들여 보낸다. 아울러 수도권으로 휴가를 다녀온 병사들은 부대 복귀 전에 반드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부대에 복귀 시 검사결과까지 확인한다. 비수도권으로 휴가 간 병사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는다.

문제는 사단의 조치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각각 다녀온 휴가자들이 사단 예비군 훈련장 숙소라는 특정 장소에 선별없이 2주간 혼숙하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휴가자 중 단 한 사람만 감염돼도 그 공간에서 함께 격리된 모든 인원들에게까지 감염될 수 있다.

군의 획일화된 병사 관리가 모든 휴가자들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는 셈이다. 또한, 휴가자들이 수도권 방문 후 선별진료소에서 받은 코로나19 검사도 사실상 의미없는 일이 된다.

청원인은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복귀한 병사와 검사 없이 복귀한 병사 수백명을 같은 건물에서 심지어 생활반 구분도 없이 혼숙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가장 손쉽게 방역을 할 수 있는 특수집단인 군에서 이런 4류 방역관리를 하고 있는 실태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지난 15일 휴가 복귀자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격리시설에 있던 총원에 대해 PCR검사를 진행했고, 밀접 접촉자 등은 별도 시설에 1인 격리 조치했다”면서 “향후 지침 보완을 통해서 PCR검사 유무에 따라 휴가 복귀자를 세부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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