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개화기 저온현상 되풀이
경북 북부 등 3년째 냉해 피해
의성 자두 농가 “80% 질 하락”
안동·청송 등 사과농사도 타격

냉해 피해 사과꽃(왼쪽)과 정상 상태의 꽃.

“여기 이 꽃 좀 봐요, 이렇게 꽃들이 얼어서 시커멓게 변하면 열매가 안맺혀요. 올해 자두 농사는 완전히 망한 것 같아요”

의성에서 자두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창민(47)씨의 푸념이다. 지난주 과수 개화기에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는 때아닌 한파가 쓸고 지나간 경북북부지역의 과수에 큰 냉해피해가 발생했다. 경북 북부지역 과수농가들은 올해로 3년 연속 냉해피해를 입어 영농 기반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빈발하며 농작물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영농관리대책이 필요하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안동, 의성, 청송, 영양, 봉화, 영주 등 경북북부에서 지난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한파특보가 발효돼 사과·자두·복숭아 등 과수에 저온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후 찾아간 의성군 안평면의 한 자두 과수원에는 한창 꽃은 하얗게 피어 있어야 할 시기이자만, 검은색 혹은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이는 전형적인 냉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김씨는 “비가림 하우스 등을 한 과수원은 상황이 낮지만 노지에서 재배하는 자두는 80% 정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상태가 이정도면 올해 자두는 적과를 할 것도 없다. 그 정도로 수확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며 “냉해 피해로 인해 열매가 맺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나마도 크기가 작아 상품성 있는 자두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의성은 전국 자두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자두 주산지다. 2018년 기준 1만6천351t(재배면적 1천295㏊)을 생산해 전국 1위를 자치했다. 의성 외에도 김천시와 경산시가 자두 생산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김천과 경산 지역은 의성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해 냉해피해가 적게 나타났다.

사과도 냉해 피해를 피해가지 못했다. 경북 북부의 안동·의성·청송·영주지역 사과농가들이 냉해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조생종(홍로 등) 사과는 이미 개화가 이뤄져 넓은 지역에서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만생종(부사 등)의 사과의 경우 아직 개화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아 이달 말 꽃이 개화되는 상황을 봐야 정확한 피해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동시 길안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조덕수(55)씨는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기에 냉해 피해를 입어 막막하다”며 “조생종 사과의 경우 추석 출하를 목표로 생산을 하게 되는데 피해를 입은 나무가 많아 올 해 추석 차례용 사과 가격이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사과재배 면적은 3만2천954ha이고 이가운데 경북은 1만9천462ha로 가장 넓고, 생산량도 전국 53만5천324t중 33만8천85t이 생산된 것을 감안할 때 이번 피해로 올해도 사과 등 과수 가격이 서민 장바구니를 힘겹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과의 경우 꽃이 피기 시작하는 단계이고 봉화, 영주지역은 대부분 봉오리 상태여서 외관상 피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우나 봉오리 부분을 잘라 속을 확인한 결과 일부 피해를 발견했다. 자두의 피해 상황에 대해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총 생산량 등에서는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파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이상기후 등으로 경북지역에서는 3년 연속 냉해 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지역 사과의 30% 정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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