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호흥해새마을금고 이사장
류승호
흥해새마을금고 이사장

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가벼운 종이 한 장도 함께 들면 옮기기가 더 쉽다는 말로,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여럿이 힘을 합해서 하면 혼자 하기보다 훨씬 쉽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혼자만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불어서 힘을 합해야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상에서 어떤 장애물을 만났을 때 혼자서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문제도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기에 더해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천천히 즐기면서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사의 목적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필자는 요즈음 이 말 대신 ‘우리 함께 멀리 가자’라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최근 4년 가까이 2개의 상인단체(상인회·번영회)로 나뉘어 있던 흥해시장이 다시 하나로 통합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더 큰 흥해발전을 기약하고, 더 멀리 가기 위해서 함께 가기로 한 것이다. 참 반가운 일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두 단체는 통합을 위해서 협의와 무산을 여러차례 반복한 끝에 상생 협력을 통한 흥해시장의 활성화 방안 및 향후 새로운 사업들의 방향에도 뜻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세부적인 회원 통합 부분도 구체화했다.

또한, 곧 착공예정인 주차창 확보 문제를 시작으로 그동안 상인회와 번영회로 나누어져서 추진이 계속 미뤄져 왔던 어시장 쪽의 3차 장옥 개축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항시 역시도 이번 통합소식에 지역주민들 만큼이나 반기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특히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흥해시장의 경우, 인근 청하면과 송라면, 신광면까지를 아우르는 북구 권역의 중요한 기초경제의 기반이자, 또한 5일장날은 인근 지역민들까지도 모여드는 소통의 장으로서의 더 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설현대화와 상인역량 강화 등 탈바꿈을 위한 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전통시장의 현주소를 고려할 때, 지난 3년간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이어온 흥해시장의 상인회와 번영회가 시장과 지역의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결단을 해준 것에 큰 박수를 보낸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처럼 여럿이 모여서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더 합리적인 것 같다. 그래서 흥해시장의 이번 통합은 인근 주민들만이 아니라 포항시 전체가 환영하는 소식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지역의 크고 작은 소식들이 모여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을 그려가고 있다. 또 그렇게 ‘삶과 도시의 대전환’을 만들어가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