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야권 ‘압승’
야권, 정부 압박 강도 높이며
‘야권 재편’에 나설 것 확실시
단일화와 윤석열 영입 관측
유승민·홍준표 등도 잰걸음
여권, 레임덕 대비책 마련 분주
정 총리 포함 대규모 개각 중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내년 3월 9일을 향한 ‘대권 시계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 1년을 채 남겨놓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야권은 정부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야권 재편’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청와대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포함한 대규모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미 문 대통령에게 사의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교체도 당연시되고 있다. 여기에 선거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임으로는 대구 출신인 김부겸 전 의원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충청권의 이태복 전 장관, 김영주 전 무역협회장, 유은혜 교육부총리,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은 또 30%대 지지율을 지키고 있었던 문 대통령을 향한 부정적 목소리가 커질 것도 대비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국회 과반 이상을 점하고 있는 민주당이 차기 대권을 위해 문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 레임덕의 상당수가 여권 인사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탈당’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지도부 교체를 비롯해 여권 인사 전반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는 필수적이다. 그동안 물밑에서 숨을 죽였던 당내 소장파와 개혁파 등 민주당 내 소수 진영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연이은 선거 승리와 높았던 지지율로 인해 당내 목소리가 무시된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선거 패배의 책임론과 함께 전당대회 등을 통해 각계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은 ‘야권 재편’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면서 치르는 전당대회를 놓고 당 내부의 이합집산도 일어날 예정이다. 현실적으로는 ‘6월 전당대회’가 가장 유력하다. 다만, 그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또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의 효과를 잇기 위한 ‘야권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국민의당과 함께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의 영입 작업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뿐만 아니라,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 등 기존 야권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7일 “6월 중하순께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아마 비대위원들과 논의를 해서 전당대회 일정을 잡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아울러 내년 대선을 위한 범야권 단일화 움직임은 7~8월로 예상했다. 권 의원은 “우리 당을 플랫폼으로 하고 용광로로 해서 모든 야권의 대권후보들을 전부 영입을 해서 여기서 하나로 만들어내야만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여권에 대한 압박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개각이 예정된 만큼, 인사청문회 등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정부의 실책을 내년 대선까지 이어갈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다만, 야권이 ‘장미빛 꿈’에 부풀어 자중지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전당대회와 야권 재편, 대선 후보 선출이 한 번에 이뤄지면서 ‘진통’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선거에 이겼다고 모든 것을 내려놔서는 안 된다”며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좋아서 이긴 선거가 아니다. 여권의 실책으로 이긴 선거”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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