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개최
6월13일까지 기획 전시실

국보 제95호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국립대구박물관은 올해 상반기 특별전으로 첨단과학으로 문화재의 숨겨진 비밀을 다루는‘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6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해 8월 25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열렸던 특별전의 대구 순회전으로, 문화재의 보이지 않는 이면을 ‘빛’과 ‘보존과학’으로 집중 조명한다.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X선 등 다양한 빛을 통해 우리 문화재를 탐구하면서 밝혀진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특별전은 프롤로그 ‘빛의 파장과 색놀이’ 영상을 시작으로 ‘빛과 과학의 이해’, 제1부 ‘보이는 빛, 문화재의 색이 되다’, 제2부 ‘보이지 않는 빛,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제3부 ‘빛, 문화재를 진찰하다’, 마지막으로 보존과학의 내일을 담은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국보 10점을 비롯해 삼국시대 금귀걸이,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총 57건 69점이 전시된다.

국보 제182호 금동여래입상
국보 제182호 금동여래입상

제1부에서는 현미경 등을 이용해 문화재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기하학적 무늬가 새겨진 청동거울을 비롯해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리구슬’, 경주 황남대총 남분에서 나온 ‘유리로 만든 잔’과 ‘앵무조개로 만든 잔’,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경주 금관총 출토 ‘금동 말안장 가리개’, 전복껍질을 두께 0.3㎜로 가공해 장식한 ‘고려나전향상’(향을 담은 상자), 오방색 활옷, 국보 제89호 금제 허리띠 고리 등 우리 전통의 빛과 색을 만날 수 있다.

제2부에서는 적외선, 자외선, X선으로 조사한 문화재를 보여준다. 박물관에 따르면 경주 안압지 출토 항아리와 함께 발견된 목간을 적외선으로 촬영하자 ‘加火魚’(가화어)란 글씨가 나타났는데, 이를 통해 젓갈 재료로 가오리가 사용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부여 쌍북리에서 발견된 백제 시대 목간에는 구구단이, 김해 봉황동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시대 목간에는 논어의 공야장이 기록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X선은 문화재의 내부 구조나 상태, 성분 등을 파악하는 데 이용된다. 기마인물형토기는 바로 X선을 이용하는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내부 구조를 확인한 경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런 방식으로 국보 제95호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백자 금강산모양 연적’과 ‘백자 양각 거북이모양 계영배’ 등의 내부 구조도 알아냈다.

또한 임진왜란과 함께 등장한 최첨단 과학무기인 비격진천뢰의 제작 비밀이 담긴 융원필비, 도설과 내용을 바탕으로 복원된 재현품, 조사 영상을 통해 내부 구조, 발사 장치와 발사원리를 확인할 수 있다.

국보 제61호 청자 어룡모양 주자
국보 제61호 청자 어룡모양 주자

제3부는 여러 빛을 이용해 문화재의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진단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적외선 촬영으로 우차(牛車) 2대와 개마무사(고구려 기병), 남녀 인물 30여명을 찾아낸 고구려 쌍영총 고분의 벽화편 및 적외선 이미지가 전시됐고, 밑그림과 사용 안료가 확인된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종이에 그린 그림)’ 2점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가 다양한 빛을 이용해 실제 유물을 조사하는 영상도 볼 수 있다.

전시 마지막에서는 국보 제182호 구미 선산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제331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불상 6점을 감상할 수 있다. 컴퓨터 단층촬영, X선 조사, 성분 조사로 밝혀진 불상의 제작 방법, 내부 구조와 상태 등을 엿볼 수 있다.

함순섭 국립대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 문화재의 보존과 연구를 위한 박물관의 기능을 이해하고 항구적인 보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박물관 보존과학자의 역할과 임무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문화재의 이면에 담긴 많은 이야기를 직접 보고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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