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 DNA 검사 결과 ‘불일치’로 나와 친부 찾기 난항
사망한 아이 출생병원·출생신고 없어 산파·위탁모 등 수소문
경찰, 프로파일러 투입 신생아 바꿔치기 등 범행 자백 유도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에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한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모(48)씨가 유전자 검사에서 친모로 밝혀졌으나, 출산은 물론 신생아 바꿔치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내연남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불일치로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프로파일러들은 석씨의 심리적 안정 상태를 살피면서 범행 내용을 실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출생 직후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3세 아동의 행방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숨졌을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2년간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도 재검토하고 있다. 석씨가 병원에서 출산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찾기 위해 구미시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본지 취재 결과에서도 석씨의 출산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외할머니 행세를 했던 석씨가 유전자 검사에서 숨진 아이의 친모로 밝혀졌음에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며 “출산 기록도 없어 그가 자백해야 사라진 또 다른 여아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0일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 된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자 수사에 나선 경찰은 석씨의 딸 김모(22)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경찰은 김씨가 홀로 숨진 여아를 키우다가 재혼 등을 이유로 3세 딸을 수개월간 빈집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김씨도 경찰조사에서 “전 남편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가량이 지나서 나온 유전자(DNA) 검사 결과에서 숨진 여아의 친모는 김씨의 어머니인 석씨로 밝혀져 또 한 번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석씨가 그동안 숨진 여아 외할머니 행세를 한 까닭에 구속된 딸 김씨도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씨가 딸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출산한 뒤 딸이 낳은 아이와 몰래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해 지난 11일 구속했다.

한편, 지난 13일 MBC ‘실화탐사대’가 유튜브 채널에 ‘구미 3세 여아 사건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아이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눈빛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나고… 다음 생엔 좋은 부모에게 사랑받는 아이로 태어나렴”, “너무 예쁘게 생긴 아이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길까”, “부모 잘 만났으면 너무도 건강하고 예쁘게 자랐을 아이들이 계속 희생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등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댓글이 이어졌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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