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해임안 가결… ‘창립 이래 최초’ 임기 6개월 남긴 채
경영부진 이유… 노조, 조직 내 갈등에 의구심 ‘따가운 시선’

강혁기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이 임기 6개월여를 앞두고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임기 도중 원장이 해임되는 것은 섬개연 창립이래 최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회는 8일 오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강 원장 해임 건을 통과시켰다. 총 17명의 구성원 중 12명의 이사가 참여한 가운데 표결을 통해 해임 찬성 10표, 반대 2표가 나와 결론적으로 해임이 가결됐다.

앞서 2018년 11월 2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이사회를 열고 전 문혜강 원장 퇴임 후 5개월 동안 공백이던 원장 자리에 강혁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시장과장을 신임 원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김복용 이사장은 “강혁기 원장은 잦은 음주로 인한 근무태만, 대업지원 부족, 대외 활동 부재 등 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섬개연은 섬유스트림의 최상위에 있는 연구소이나, 강 원장은 이러한 섬개연을 최고의 글로벌 융합소재연구소 도약과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소임에 크게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취임 2년차인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강 원장은 미래경영·만족경영·혁신경영 등 3개 부문 6개 평가 항목에서 종합점수 56.4점을 받으면서 최저 평가 점수인 60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성과창출 외에 업계지원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대구시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 부족, 연구원 내 조직운영 관리 등에서 평가위원들이 매우 미흡으로 평가했다.

심지어 고객만족의 대업지원 부분 평가에서는 평가위원들의 성토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 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김 이사장과의 마찰, 조직운영 관리 미흡 등으로 연구원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에서는 이러한 이사회의 결정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조 섬유개발연구원 지부는 “섬개연 이사회가 강 원장이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대단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을 들어 해임을 전격 추진했다”며 “이는 강 원장을 해임하고자 경영평가 점수를 지나치게 낮게 부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정관과 규정에 따라 강 원장을 해임하는 것은 이사회의 권한이지만, 현 원장을 추천하고 선임한 것은 현재 섬개연 이사회며, 따라서 이사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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